자유 수원유니폼을 입고 불국사에서 북쪽팬분을 만났습니다.
Dins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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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여행왔습니다.
멀리 여행가면 커스텀보다 유니폼을 입는편인데,
여지껏, 경기장 외에서 해외팀 유니폼 말고는
본 적이 없었어요.
월요일 오전 인적도 드문 불국사 초입 비는 그치고,
수원판초우의를 벗고 유니폼만 입고 올라가던 중
익숙한 패턴의 유니폼을 입고 내려오시는 그 분.
가슴팍 엠블럼까지 확인하고 그 분 얼굴을 보니
이미 묘한 미소로 절 반겨주시더군요.
먼저 안녕하세요 인사드리니, 그 팬분도 받아주시고.
멋쩍은 한 마디의 인사 후 몇 걸음을 더 걸었습니다.
형언할 수 없는 더러운듯 구수한 기분에 뒤돌아보니.
그분께서도 뒤돌아 저를 보고 미소를 지어주셨어요.
서로의 마킹을 확인할 때, 제 등에 새겨진 데얀이란
두 글자를 상기하며 희열을 느낀 것을 고백합니다.
오지랖이 수뽕에 넘쳐 함께 사진을 찍지 않겠냐고..
여쭙는데, 다음에 찍자는 그분의 거시적인 세계관과
화이팅하자는 다짐에 크게 화답해주시는 쿨함까지.
간만에 좋은 그쪽 팬분을 뵙게 된 하루였습니다.
뒤에서 여친은 뭐가그리 웃겨 죽는다고 앉아있고,
이 상황을 지켜보는 일본과 중국관람객 사이에서
케이리그가 주는 소소한 경험에 즐거웠네요.
종교는 없지만, 그렇게 올라간 불국사에서 개인적
비움과 함께 수원의 다섯번째 별이 채워짐을 바라고
상쾌하게 내려왔습니다.
다들, 곧 시작되는 휴가 잘들 다녀오시길.
Dins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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