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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 적어도 경기장에서는 내가 수원 서포터의 대표라고 생각하고 행동해주면 안될까

AwayOfFootbal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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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너무 많은걸 바라는거야? 나는 서포터라는게 진짜 우리 수원을 사랑하고 지지하는 사람들이 모인거라고 생각했는데 요즘 들어서 내가 틀린건가 하는 생각이 든다. 서포터의 이름으로 좋은 모습을 보여주지는 못할망정 왜 맨날 매 경기가 끝나면 우리 서포터가 이런 사고를 쳤다, 저런 사고를 쳤다, 이런 글을 먼저 봐야하는지 모르겠어. 적어도 나는, 내가 유니폼을 입고 있거나 유니폼이 아니더라도 수원 굿즈를 착용하고 있으면 내가 수원 서포터를 대표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하고 더 행동을 바르게 하려고 해. 왜냐면 케이리그에 별 관심이 없던 사람이 내 모습을 보면서 저 사람이 수원삼성을 좋아한다던데 저런 사람이 좋아하는 팀이면 괜찮지 않을까? 하고 수원에 관심을 가지는 것까지는 아니어도 좋은 이미지로 남지 않을까 싶어서. 실제로 나도 원래 수원에 살았었기도 했지만 내가 되게 괜찮게 보던 사람이 그랑블루라고 해서 관심을 가지게 된 케이스라 나 같은 사람이 한둘만 있어도 좋을 것 같다는 마음으로 그렇게 하고 있어. 근데..... 소위 말하는 열심히 홈경기 원정경기에 가리지 않고 참석하고, 홈에서는 N석과 원정에서는 원정석에서 목이 터져라 응원하고 웃통까고 욕하는 분들은 아닌가봐. 그게 멋있다고 생각하는건지는 모르겠지만 그게 전혀 멋있지 않다는걸 왜 본인들만 모를까.


사실 이 생각을 진짜 진지하게 하게 된 계기는 6호선 콜 때문에 어떤 형이랑 아까 댓글에서 이런저런 얘기를 나눈데서 시작했어. 나 개인적으로 패륜콜이나 매수콜은 그 대상이 북패나 매북 팀과 팬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싫어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거기까지는 축구 문화의 일부라고 생각하는 편이야. 그런데 지난 매북전 라도라도 전라도 콜이나 6호선 콜은 약간 다르잖아. 만약 축구를 잘 모르고 이제 수원에 관심을 가지게 된 전라도 거주자 혹은 6호선 거주자가 있다고 가정해보자. 그 사람은 수원 서포터가 라도라도 전라도~ 하면서 전라도 지역비하 콜을 하고 6호선 비하 콜을 하는걸 보면서 기분이 나쁘지 않을까? 나라면 기분이 나쁠것 같아. 저 두 콜은 적어도 대상이 상대팀이나 상대팀 팬이 아니라 특정 지역 전체의 안티콜인데, 상식적으로도 전라도 거주자가 모두 매북팬이 아니고 6호선 거주자가 모두 북패팬이 아닌데 대체 저런 일반화 콜은 왜 하는지도 모르겠고, 그거 하는거 어떠냐고 쉴드를 치는 이유도 잘 모르겠어.


결정적으로, 우리 서포터 안그래도 이미지 안 좋은거 다들 알잖아. 물론 우리 하나하나가 정화하기 위해서 노력하고 내가 좋은 이미지를 만들기 위해서 노력한다고 쳐도 티도 안 나고 다른 사람들은 여전히 삐딱한 눈으로 우리를 쳐다볼수는 있어. 그런데? 그렇다고 어차피 욕먹으니까 난 내가 꼴리는대로 할거야! 하면서 계속해서 욕설에 가운데손가락에 웃통에 기물파손에 지역비하에 물건투척에 나치경례를 한다면? 더 좋아져도 모자랄 이미지가 더욱더 나빠지지 않을까? 그리고 가끔 저런 일탈을 보면서 쟤들 개인이 책임지면 될 문제라고도 하는데 그때 맥주캔 투척이나 나치경례는 왜 구단이 사과하고 제재를 받았을까? 그것만 봐도 경기장 내에서 우리가 수원 굿즈를 착용하고 한 좋지 못한 행동은 곧 수원 서포터 전체의 나쁜 행실로 보이게 되고 더 나아가 수원삼성 팀 전체의 나쁜 이미지에 이바지한다고 생각해. 진짜로 내 개인의 일탈로 치부받고 싶으면 축구장이 아니라 내가 어디 소속인지 모르는 곳에서 하면 되는거고 그 행동에 대해서 본인이 책임지면 돼. 가끔 축구장이 무슨 치외법권 지역이라고 생각하는 형들이 있는거 같은데 밖에서 할 수 없는 행동은 안에서도 하지 않는게 맞고 혹여나 화가 나더라도 경기장 나오는 순간부터는 그걸 이상한 방향으로 표출하면 안 된다고 생각해. 축구는 전쟁이다! 라고 하지만 이건 경기장 안에서 얘기지 경기장 바깥까지 이거 끌고나오면 이상한 사람이 되는거잖아. 오늘 6호선 섭팅도 그래. 내가 흥이 오르고 너무 좋아서 어쩌다 했다고 쳐. 이미 한걸 어쩌겠어? 근데 남들이 피해를 보고 하다못해 기관사가 그만하라고 방송까지 하면 그만해야지. 그걸 보고 사람들이 와 수원 서포터 멋있다~ 그럴까? 쟤들은 뭐하는 애들인데 지하철 안에서 저렇게 떠들어? 생각이 없나? 이러겠지. 나는 수원 서포터들이 적어도 상식이 통하는 사람들이라고 생각해.


20년 가까이 좋아한 내 팀이 점점 나락으로 떨어지는 것 같아서 우울하고 슬픈 밤이다. 오늘 원정 갔다 온 형들 수고 많았고 개인적 사정으로 집관한 형들도 정말 고생 많았어. 경기 다시 리플레이 해보고 수블미 글 읽으면서 경기력도 경기력이지만 몇몇 서포터들의 생각 없는 행동때문에 화가 많이 나서 주저리주저리 적어봤어. 내일도 출근해야 하는데 잠이 잘 오려는지 모르겠다.

AwayOfFootbal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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