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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 [ACL] vs 상하이 선화전 관전평... 하고 몇 가지 더.

옥가
368 2

수요일은 컴퓨터가 5시에 꺼지는 날이야. 나 8-5제거든.

연간권도 있겠다, 회사가 강남역이라 수원 가기도 편하겠다, 옆도 허전하....읍읍... 

그러다 보니, 올 시즌 수원 홈경기 전부 직관이네;;


1. 골을 못 넣었으니까 비긴 것임...


오늘은 심판 탓 할 것도 없.....지 않고, 세오 탓 할 것도 없.....지 않지만 일단 "심판이나 세오 때문에" 못 이긴 경기는 아니라고 봐.

오늘은 그냥 골을 못 넣어서 못 이긴 거야.


오늘 경기는 전반 페널티박스 근처에서 수 차례 찬스를 잡았을 때 적어도 한 골, 

이기제한테 골 얻어맞고 PK로 실점하기 전까지 적어도 한 골, 


이렇게 두 골은 더 나왔어야 했어. 

특히 수비를 신뢰할 수 없는 현 상황을 놓고 보면 더더욱.



2. 데얀


데얀은 가시마전, 전남전에 이어 오늘도 득점에 실패했어.

조나탄처럼 슈팅하고 싶어 안달나서 되도 않는 위치에서 때려 놓고 보는 스타일이 아니고,

슛 자체도 꽤 정확한 타입이라 오픈 찬스라면 곧잘 득점에 성공했던 것을 기억하면, 

최근 보여준 폼은 실망스러워. 오늘도(프리킥 빼고) 어처구니 없이 날아간 공이 좀 있었지.


데얀은 아직 폼이 올라오지 않은 것으로 보여. 

훈련이 부족했던지, 악명 높은 수원의 피치 컨디션에 적응이 안 되는 건지는 모르겠지만,

전반적으로 트래핑부터 시작해서 슈팅까지 "아직은 좀..." 이라는 생각이 드네.

4월 중순 정도를 기대해 봐야 할 듯.


데얀의 컨디션과는 별개로, 오늘 경기를 통해 새삼 느끼게 된 것은,

세오나 다른 선수들은 데얀을 "토티" 로 생각하고 뛰었으면 좋겠어.  

응, 맞아. 로마의 영웅, 그 프란체스코 토티 이야기하는 거임.

빠르지도 않고, 헤딩도 잘 못하고, 킥... 아, 이건 좋았지... 여튼, 40 먹고도 2-1패스 하나는 기깔나게 리턴해 주는.


현재 상황에서 데얀을 잘 써먹기 위해서는, 데얀 있는 최전방에 공 때려 넣고 어떻게든 해결해 주겠지- 하지 말고,

등지고 선 데얀한테 발밑으로 패스를 주고 침투해 들어가야 한다고 생각함.

최소한 10번 중에 5번 정도는 리턴패스가 올 거고, 그 중에 2~3번 정도는 오픈 찬스일 것임.

바그닝요, 이상협, 크리스토밤, 이기제까지.


그게 현재 우리 팀에서 데얀을 제일 잘 써먹을 수 있는 방법일 듯.



3. 빌드업 과정에서 보이는 문제


경기를 W 2층에서 보다 보니,  죽어 버릴 것 만큼 춥지만, 한눈에 잘 들어오기는 하더라.


일단 아래 사진을 먼저 좀 봐 줘.

이 사진이 우리 팀의 현재 공격 전술, 그리고 빌드업 과정에서 발생하는 문제에 대해 잘 보여준다고 생각해.



https://i.imgur.com/TqimyiE.jpg


오늘 찍은 사진이고, 전반에 곽광선이 이종성한테 패스하는 모습인데,

우리팀 선수들 위치를 잘 봐줬으면 좋겠어. 


올 시즌 수원은 공격할 때 3-2-5 형태가 만들어지는 모습을 자주 보였어.

왼쪽 윙 염기훈과 오른쪽 윙 임상협은 데얀 쪽으로 들어와 있고,  

좌측 윙백 이기제와 우측 윙백 크리스토밤은 사이드를 타고 높이 올라가 있어. 

중앙 미드필더 최성근하고 김종우는 가운데에 거의 갇혀 있지. 바둑으로 치면 죽은 돌이나 마찬가지.

포백 썼을 때도 마찬가지. 중앙미들 한 사람이 중앙수비 사이로 내려와서 공격의 기점이 되었었지.


그리고- 음, 이게 제일 중요한 점이라고 생각하는데, 

수비수와 공격수 사이의 거리가 '굉장히' 멀어.


자- 난 조축 때 중앙수비를 주로 서니까, 내가 이종성이라고 생각하고 패스할 곳을 찾아 보면,

1. LWB 이기제 

2. LCM 최성근

3. CB 곽광선

4. GK 노동건

5. 기타 염기훈-데얀 등등


이정도인데, 일단 5번, 염기훈이나 데얀한테 전진 로빙패스를 질러 넣는 것은 우리편이 공을 소유할 확률을 크게 낮추는 거니까 제외.

2번 최성근한테는 줘봤자 곽광선한테 도로 가거나, 잘 해봐야 본인한테 도로 리턴 패스. 마크하고 있는 상대한테 커트 당할 가능성도 있어.

3번, 4번을 선택하게 되면 그냥 빌드업 처음부터 다시 하는 거고.

그렇다면 상식적인 1번 이기제. 거리는 점 되지만, 달라 붙어 있는 마크맨이 없으니까. 가능해 보이지.

하지만, 공이 가는 동안 마크맨은 달라붙고, 가운데에서 한 명 지원 가면 이기제는 패스를 원터치로 누구한테 돌리지 않는 이상 할 게 없어지지.


그리고 상대가 일부러 저쪽에 길을 열어놓았다면-

끊기고 역습 당하는거야. 올라간 우리 윙백들은 바보되고.

저 사진에서 보이듯이 우리 수비랑 미들 5명 vs 선화 공격수랑 미들 5명이지. 해볼만 했을 거야... 


이런 상황에서는 미드필더의 역할이 굉장히 중요해.

계속 움직여 줘야 되고, 좁은 공간과 강력한 압박 상황 하에서도 공을 받아서 바로 길을 열어주고 방향 전환해주고 해야 하니까.


오늘 경기에서는 김종우가 능숙하게 탈압박을 하고 패스 길을 열어주어서 그나마 괜찮았는데,

조원희가 들어왔던 경기, 어떻게 흘러갔었는지 기억하지?


공수간격은 계속 벌어지고, 공은 다 끊기고, 줄 데는 없고.

패싱력 있는 미드필더가 아니면 그냥 속절없이 내 줄 수밖에.

 


4. 어떻게 해야 될까?


.....뭘 어떻게 해.... 뒷공간 열리는거 감안하고 수비라인을 위로 올리든가, 라인 전체를 내려야지...


공격 시 양쪽 윙백이 사이드 따라서 1선으로 올라가게끔 한 것은 100% 전술적 지시야. 

세오 입장에서는 양쪽 윙백들이 가진 공격적인 재능을 충분히 써먹고 싶었을 거야. 

하지만 나는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빌드업 시에 숫적 우위를 포기하고 위로 다 우루루 올라가 있는게 과연 쓸데가 있나 생각하거든.

 

https://i.imgur.com/sX6kmYW.jpg


적어도 이정도로는 라인 유지 하면서 빌드업을 해 나가야 하지 않을까 생각해. 

숫적으로 우세한 상황에서 차근차근 하프라인까지 올라갈 수 있고,

이기제가 올라가는 바람에 염기훈이 내려와서 공 받을 공간도 있고,

김종우를 통해 사이드체인지를 하게 되면 크리스토밤 앞에 있는 엄청난 열린 공간을 쓸 수 있게 되니까.


뭐-, 축알못이니까 이건 이정도로만 하고.



5. 김건희


오늘 가장 기대했으나, 가장 실망했던 선수였어. 

내가 봤었던 때랑 다르게, 벌크업을 많이 한 것 같아서

데얀 대신 가운데서 비비러 들어가나- 했었는데, 의외로 크밤을 빼고 어정쩡하게 데얀이랑 투톱을 세워놓더라.


후반 막판 교체투입되었으면서 

돌파는 안되고, 공이 들어가면 바로 상대편한테 헌납해 버리고, 그렇다고 이를 악물고 뛰거나 하지도 았고...

덕분에 욕이란 욕은 다 들어먹었지.


아, 나는 그냥 한숨만 폭폭 쉬다가 나왔어.



6. 내가 세오였다면...


이기제 골 넣고 뚜까 패고 있을 때, 곽광선을 빼고 조지훈을 투입했을거야. 

4백으로 변환한 다음, 돌파력 있는 김종우를 공격적으로 좀 더 올리고 볼 배급 되는 조지훈을 최성근이랑 같이 세워놓았을 거임.

선화 애들 미들에서 압박도 그닥이던데, 한층 뚜까 팰 수 있지 않았을까?


 


옥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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