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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 산토스를 추억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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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긴축 정책이 발표되고 여름 이적시장이 열리면서 동시에 라돈치치, 스테보 등 기존 주축 외국인 선수가 떠났다.


빈자리는 채워지지 않았고, 여러 외국인 선수들이 물망에 오르다가 그치는 가운데, 유일하게 입단이 확정된 선수가 바로 "산토스(Natanael De Souza Santos Junior)"


산토스는 K리그 팬들이라면 친숙한 인물이다. 2010년, 제주 유나이티드에 브라질에서 명망 높은 측면 공격수인 네코(2017년 성남 FC에서 활동), 마찬가지로 자국에서 유망주로 이름값을 올리고 있던 레오(2017년 대구, 부산에서 활동)와 함께 박경훈 사단의 시작을 알리는 외국인 선수로 입단한 선수였고, 3시즌 동안 맹활약하면서 '특급 외국인'으로 불렸기에 친숙한 인물이다. 입단 당시인 2010년에는 위 두 인물과 비교해서 딱히 내세울 만한 이력이나 장점이 없었기에 조용했으나, 2012년까지 활약은 두 인물을 압도하고도 남는다.


맹활약은 중국에까지 전해져 산토스는 2013년 중국 슈퍼리그의 우한 줘얼에 입단하게 된다. 하지만 팀플레이보다 개인 기량이 강조되는 CSL의 적응은 쉽지 않았고, 감독의 최전방 스트라이커로 기용으로 전반기 동안 무득점에 그치고 만다. 완벽한 실패였다. 그의 리그 기록은 14경기 0득점.


그렇기에 산토스가 수원 삼성 블루윙즈에 입단한 2013년 7월에는 기대보다 우려가 더 컸다. 익히 알다시피 중국에서 실패했고, 또한 무릎에 문제가 있어 선수 생활이 길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산토스는 입단한 뒤에 중국에서의 실패를 반복하지 않고 팀에 빠르게 녹아 들어가 후반기에만 8득점을 올리는 괴물 같은 활약으로 주포 정대세가 부진에 빠졌던 시점에 구세주가 되었다. 팬들은 산토스에게 빠져버렸고, 여름에 있었던 우려를 단시간에 불식시키는 저력을 보여주었다.


절정은 2014년이다. 2014년에는 지난 시즌 배정받은 11번에서 10번으로 변경한 산토스는 유려한 개인기와 물 흐르는 듯한 패스, 그리고 위기 때마다 터지는 득점으로 신흥 에이스로 발돋움했으며, 시즌 14득점을 올려 개인 통산 처음으로 K리그 득점왕을 차지하였다. 이뿐만 아니라, 겉돌고 있던 최전방 스트라이커 로저의 적응을 도우며 베테랑 외국인다운 모습으로 다방면에 걸쳐 팀에 도움이 되는 역할까지 자처해 수원의 복덩이가 되었다. 아직도 산토스가 울산 현대와 경기에서 득점이 없던 로저에게 페널티킥을 양보했던 장면은 잊을 수 없는 순간 중 하나이다. 


2015년과 2016년에는 시즌 초반부터 최전방 자원들과 호흡이 맞지 않아 주춤하기도 했는데, 이내 컨디션을 되찾아 각각 시즌 12득점을 올리는 활약을 선보였다. 그리고 2016년에는 서정원 감독이 2004년부터 보유하고 있던 수원 소속 K리그 최다 득점 기록과 동률을 이뤘다. 2013년 여름에 이적한 선수가 단기간에 오랫동안 경신되지 않았던 대기록에 다가선 것이다.


2017년. 산토스는 광저우와 AFC 챔피언스리그 경기에서 절묘한 헤딩 슛으로 골잡이로서 위력을 보여줬지만, 점차 변화하고 있는 서정원 감독 전술에 자신의 자리를 잡지 못하면서 후보 선수에 그치고 만다. 그렇게 산토스가 경기장에서 나서는 시간은 줄어들었다. 당시 조나탄이라는 역대급 외국인의 활약으로 상승세를 탓지만 팬들은 산토스의 부재로 허전함을 느꼈다. 그리고 K리그 클래식 마지막 경기인 38라운드에서 후반 중반에 교체 투입된 산토스는 2개의 슈팅으로 2득점을 올려 역전승의 주인공이자 수원의 2018년 AFC 챔피언스리그 플레이오프 진출의 주역으로 마침표를 찍게 된다. 주춤했지만 에이스다운 시즌 마무리이며, 최다 득점자로 굳건히 자신의 이름을 올렸다.


그리고 2017년 11월 22일.

계약 기간이 만료된 산토스와 결별한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에이스다운 면모를 보인 마지막 라운드 역전골이 진정 마지막이 되었으며, 산토스의 눈물의 의미를 알게된 순간이다.


수원팬들은 산토스가 한국을 떠나는 11월 23일 인천공항까지 마중 나가 성대한 고별식을 치렀다. 그의 존재감을 다시금 알 수 있는 순간이며, 새롭게 레전드로 이름을 올린 선수다운 작별이다.


산토스가 출전한 모든 경기는 특별했다.

언제나 팀의 활력소이자 플러스가 되었던 산토스를 향한 감사를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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