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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 촬영 전공자가 보는 K리그 중계의 문제점 - 2.jpg

매탄3동
2710 23 10

아까 글 썼던 사람임 ㅇㅇ

업무중인데 잠깐 짬이 나서 좀 더 끄적여봄

아까완 다르게 예시로 들 사진도 첨부했으니 재미있게 봐주시길 ㅎㅎ

 

1. 경기장 전체 샷 (Full Shot)

KFS.png

우리가 흔히 보는 앵글이야. 딱 봐도 선수들 사이의 빈공간이 넓게 보여.

물론 이게 전술적 문제일 수도 있고, 기량 문제일 수도 있지만, 시청자 입장에서 빈공간이 넓어보인다는 것은

경기를 지루하게 만드는 요인일 수 있어. 

게다가 화면엔 경기 집중에 전혀 쓸모가 없는 것들이 잡히고 있지?

사진 오른쪽 상단에 보면 피치 바깥의 해저드도 보이고 경기장 안전요원도 보여.

물론 안전을 위해 힘쓰고 계시고 고생하고 계신 분들이지만, 그 분들은 경기가 아닌 관중석을 바라보고 있지.

시청자의 입장에서 경기장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경기를 보지 않는 사람이 화면에 잡힌다면 무슨생각이 들까?

뻔하지.

 

EFS.png

반면에 EPL중계야. 다시 말하지면 선수들의 기량 차이나 전술적인 문제가 있을 수 있지만

빈공간보다는 선수들의 위치나 진행 방향이 더욱 도드라지게 보여.

이게 형들이 말하는 카메라의 위치 문제도 있지만, 어떻게 카메라 설정을 하고 찍느냐에 따라도 많이 갈리는 문제야.

게다가 화면안에는 경기 집중에 필요한 것들만 담겨있어. 그라운드, 선수와 심판, 그리고 공.

집중을 안할래야 안 할 수 없는 화면 구성이다.

 

2.드로우인 상황

TIK.png

도대체 이 선수는 누굴 보고 공을 던지는걸까? 이 공을 던져서 어떤 플레이를 이어나가려고 하는걸까?

이 구도가 최악인 이유는 '선수가 저기에 있으니 그냥 찍는다.'는 안일한 생각이 그대로 드러나기 때문이야.

공 던지는 선수 뒤에 선수들을 보자. 자기 일이 아니라는 식으로 우두커니 서있는 것처럼 보이잖아?

경기가 정말 지루해보인다. 선수들조차도.

 

TIE.png

자 이제 다시 한번 EPL로 넘어와보자.

공을 던지는 선수의 시야와 카메라의 시야가 같기 때문에 시청자들은 이 선수가 어떤 플레이를 이어나갈 것인가에 대한 흥미진진한 시청을 할 수 있어.

공을 받으러 다가오는 선수, 그리고 그 뒤로 따라오는 상대 선수. 맨시티 12번 선수는 경합을 벌일 준비도 하고 있지.

이제 시청자들은 이 한 컷을 가지고 생각하겠지. '콜라로프는 과연 어디로 공을 던질 것인가! 다음 플레이는 어떻게 이루어질 것인가'

흥미진진하지 않아? 단순히 사진으로만 봤는데 말이야

 

3. 코너킥 상황

CKK.png

이 역시도 최악의 앵글이다.

공을 차려는 선수와 함께 보이는건 역시 헤저드와 경기 몰입을 방해하는 요소들 (마이크, 사진기자, 진행요원)이 함께 잡혀있어.

왜 바로 앞에서 공을 차는 선수를 보지 않고 다른 방향을 보고 있는 사람들을 함께 화면에 담는거야?

축구는 결국 공의 움직임이 중요한건데. 물론 저분들은 저분의 의무를 다 하고 있는거지만,

이 중계를 책임지는 촬영감독은 저 사람들을 앵글에서 배제했어야 한다.

 

CKE.png

다시 EPL로 넘어오자.

지금 화면에서 보이는건 킥을 하려는 선수, 그리고 그 선수가 보고 있는 방향이야.

선수의 앞으로는 자신이 킥할 방향에서 경합하고 있는 선수들이 보이지

그리고 선수의 등쪽에 보면 서포터즈들이 열띤 응원을 하고 있어.

화면 상에서 이 가운데에 선 키커의 중압감과 고민을 한 컷에 담아냈지.

물론 여기서도 사진기자들과 경기장 안전요원이 잡히긴 했지만,

더욱 도드라지게 보이는 것은 경기 상황이다.

 

4. 돌파상황

돌파K.png

이 앵글은 영상으로 함께 보는게 설명이 더 편했을 텐데 사진으로밖에 보여줄 수 없어 아쉽다.

이 장면을 영상으로 보게 되면, 촬영감독은 제자리에 서서 선수들이 움직이는 방향으로 카메라만 돌린다.

시청자의 입장에서는 함께 호흡하는 것이 아니라 말그대로 관조하는 입장이 되어버리는거지.

단 한사람의 실수(?)때문에 말이야.

 

돌파E.png

반면에 EPL은 이 스테디캠 감독님이 공잡은 선수와 함께 달린다.

제자리에서 카메라만 까딱까딱 돌리는게 아니라 선수와 같은 방향으로 달린다고.

(여담이지만 카메라 풀장착하면 20kg거뜬히 넘기는데 선수와 비슷한 속도로 뛰는 촬영감독님들 존경....)

선수와 함께 뛰기 때문에 카메라의 흔들림을 통해 거친 호흡, 그리고 긴박한 상황을 표현할 수 있지.

 

5.리플레이 화면

CGK.png

지겹다. 리플레이인데 라이브 상황과 같은 앵글로 보여준다. 

우린 이미 봤던 장면을 또 보고 있는거야. 지겹지 당연히.

아무리 원더골이 터져도 이 따위의 중계 시스템에서는 전혀 안 멋있어 보인다.

이래서 직관이 더 재미있다는 말이 나오지.

 

CGE.png

자, 여기서는 우리가 전혀 보지 못했던 앵글이 처음 등장하게 돼.

시청자들은 순간, "어? 내가 못봤던 장면인가?" 싶어서 집중을 하게 되지

하지만 이내, '아~ 아까 그 득점 장면이구나~' 하고 마음을 놓지만,

각도가 달라졌기 때문에 아까의 화면에서 보지 못했던 선수들의 움직임이나 플레이를

더욱 잘 볼수 있게 되는거야.

 

 

 

 

크게 다섯가지로 분석을 해 보았는데, 

결국 문제는 카메라의 위치도 있지만, 카메라 대수 부족으로 인한 다양한 앵글의 부재라고 말하고 싶었어.

뿐만 아니라, 이미 있는 카메라조차도 활용을 하고 있지 못하는 방송사들의 문제인거지.

 

정말 원통한건, 나역시도 이렇게 문제제기만 할 수 있을 뿐, 문제 해결을 할 수 있는 존재가 아니라는 거.... ㅜㅜㅜ

아쉽다 아쉬워 ㅜㅜㅜㅜㅜ

 

p.s. 

이 자료는 사실 K리그를 무조건적으로 깎아 내리는 사람들에게 반박하기 위해

다큐멘터리를 만들고자 인터뷰를 하고

그 인터뷰 바탕으로 사전조사를 하며 2년 전에 만든 자료임

기억이 가물가물해서 좀 대충 쓴 감이 있다.

그러면서 찾은 흥미로운 사실 하나 더.

 

① K리그
- 12 팀이 모두 38 라운드를 라운드를 거치며 경기
- 2015 시즌 기준, 38라운드 도합 456 개의 득점
- 경기 당, 1.2 득점

 

② EPL
- 20 팀이 모두 38 라운드를 거치며 경기
- 2014/2015 시즌 기준 38 라운드 도합 912 개의 득점
- 경기 당, 1.2 득점

 

15시즌 K리그와 14/15시즌 EPL의 경기 당 득점은 동률

 

 

매탄3동
3 Lv. 1125/1440P

Dongguk Univ.
Art College
Department of Film
Cinematography Maj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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