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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 [진지, 장문주의] 지역감정이 우선이고 그 다음이 스포츠다(모두가 한번쯤은 읽어봤으면 싶네)

빵훈아잘살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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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제목이 좀 이상해서 미안. 근데 읽으면 제목이 왜 저따구인지 알꺼임


다름이 아니라 요즘따라 수블미에 매북땜에 없던 지역감정이 생긴다, 혹은 적절한 지역감정은 스포츠열기를 지피는데에 도움이 된다라는 말이 간간히 보이길래 이에 대한 내 생각을 한번 길게 지껄여보려고함


우선 저 중 두번째, 즉 적절한 지역감정은 스포츠열기에 도움이 된다라는 말 자체는 정말 맞는말이야. 실제로 그런 사례도 엄청 많기도 하고.... 하지만 중요한건, 그것이 현 개리그판에서는 적용이 안된다는거지


유럽을 예로 들어볼게. 일단 맨유와 리버풀의 레즈더비. 이 더비는 지리적으로 인접한 맨체스터와 리버풀이 산업시대 때 맨체스터 쪽이 급격하게 성장하자 이때부터 형성된 두 지역간의 감정이 축구에 적용되어 지금까지 이어진거지. 엘클라시코? 두팀의 배경은 워낙 유명하니까 딱히 말 안해도 알겠지? 이외에도 암스테르담을 연고로 하는 아약스와 로테르담을 연고로 하는 페예노르트 간의 더비매치인 '더클라시케르'도 두 도시간의 지역감정으로 인해 생긴거지.


위 사례들만 보면 지역감정이 많은 더비매치를 불지피는데에 기폭제가 되는 것이 맞고, 축구판뿐만 아니라 해외의 다른 종목에서도 흔한 현상이지.


이제 개리그의 더비들을 한번 살펴보자. 지지대더비? 조광래랑 서정원 덕분에 불 지펴졌어. 마계대전? 성남과 수원 간에 무슨 지역감정이 있지? 슈퍼매치 역시 마찬가지야. 유럽의 더비가 형성되는 과정과는 판이하게 다르지. 같은 지역을 연고로 하는 팀간의 더비야 그런 팀 자체가 없으니 당연히 없는거고. 그나마 예를 들수 있는 것이 동해안더비 정도? 사실 동해안더비는 내가 경상도 사람이 아니라 그쪽 감정을 잘 모르겠어서 내가 함부로 말하기가 힘드네.


이쯤되면 의문 하나가 들수도 있어. 왜 개리그는 지역감정을 토대로 하는 더비가 안생길까? 그건 간단해. 대중적인 인기가 없으니까 그렇지. 유럽은 축구가 대중적이니 그 지역에 팬들이 널렸고, 이에 따라 그들이 가지고 있는 지역감정이 축구판에 그대로 투영된거지. 개리그가 그정도 인기가 있었으면 전라팀하고 경상팀이 붙었을때 난리가 났겠지? 근데 실제로 매북하고 매남하고 경기할때 그정도 난리가 나나? 아니잖아. 개리그는 그 인기의 크기 때문에 지역감정을 토대로 한 더비형성은 사실상 불가능하고, 때문에 리그내에서 일어나는 여러가지 사건들 덕분에 라이벌 관계가 형성되는게 대부분이지.


지금까지 지껄인 것들을 토대로 내 생각을 한번 얘기해볼게. 일단 개리그의 인기를 생각해봤을때 매북이 과연 전라시민들 전체를 대표하는 구단이라고 할 수 있을까? 절대 아니야. 이건 매북뿐만 아니라 개리그 어떤팀을 갖다놔도 마찬가지야. 때문에 좀 쎄게 말하자면, 매북을 이유로 지역감정을 표출하는 이들은 솔직히 말해서 매북을 방패로 본인이 기존에 가지고 있던 지역감정을 표출하는 것을 정당화하는것으로 밖에 안보여. 그 논리라면 상암동 사람들 욕하는 글도 마니 보여야되는데 그래보이지는 않네.


그리고 적절한 지역감정은 스포츠열기에 도움이 된다는 말. 이건 개리그 인기의 파이를 생각했을 때 개리그판에는 적용할 수 없는 전제야. 이 논리가 적용되려면 애초에 수원과 전주간의 지역감정이라는게 존재했어야 되었는데, 그런게 있음? 정작 울나라에서 감정 안 좋기로 소문난 전라와 경상을 연고로 하는 팀들간의 경기는 참 조용하게 진행되는게 현실임. 결론은, 지역감정과 개리그 경기의 열기는 아무 상관관계가 없는거임.


그러니까 이제부터라도 매북땜에 없던 지역감정까지 생기네 마네 하는 말은 하지말자. 개리그팀들은 그 인기의 정도를 보았을때 자신들이 연고로 하는 지역민들을 절대 대표하지 못함. 그래도 혹시라도 매북땜에 없던 지역감정이 생기려고 하는 사람은 그때마다 이 사실은 되새겼으면 좋겠음. 이상 긴 잡설이었음.

빵훈아잘살아
7 Lv. 5382/5760P

평범한 수원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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