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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고도 가까운 Bundesliga - 4 : 독일식 구단 이름을 지어보자

풋볼제너럴킹나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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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에서 독일의 이미지는 뭘까 딱딱하고 개노잼이라는 스테레오 타입이 박혀있음. 내 생각엔 축축한 피카딜리 거리에서 피쉬 앤 칩스 썰어드시는 사람들이 더 고지식하고 노잼같아 보이긴 한데 일단 뭐 스테레오 타입에 독일식 유머라는 말도 있으니 일단 그렇다고 치자.


이 이야기를 왜 하냐면, 독일 구단의 이름들도 진짜 무슨 체육적 단어들의 나열과 수학시간도 아니고 수의 의미까지 파악해야 하는 아주 끔찍한 노잼 조합이기 때문에 그래.


도르트문트의 약자는 BVB, 풀네임으로 풀면 'B'allspiel'v'erein 'B'orussia 09 e. V. 이야 ㅅㅂ 이름 무지막지하게 길다 그치 


문제는 여기에서 끝이 아니야. 이런 줄임말의 이름들이 허벌나게 많다는 것이지


Vfb.슈투트가르트

VfL.볼프스부르크

ㅈㄴ 간단해 보이는 샬케의 풀네임만 해도

Fußballclub Gelsenkirchen-Schalke 04 e. V.야.


그렇다면 얘네들은 도대체 어떤 식으로 이름을 짓는 것일까...

지금부터 한번씩 파헤쳐 보자


1. e. V.는 대체 무엇인가


이브이? 포켓몬에 나오는 그것, 이제 피카츄의 경쟁자로 떠오른...농담이고


e.V.는 eingetragener Verein 등록 협회 정도로 번역되는 말의 줄임말이야. 어쨌든 DFB(독일축구협회)에 정식으로 인가를 받은 구단이라는 뜻이겠지. 이걸 굳이 왜 붙이는지는 모르겠다만, 아마 우리가 법인명 넣을 때 '축구단','농구단' 넣는 그것인 것 같음.


2. 앞에 붙는 약어들


1)종목을 뜻하는 알파벳

BVB 아까도 언급했지만 Ballspiel Verein Borrusia 09 e. V.의 약자야 Ballspiel은 구기종목을 뜻해 도르트문트는 축구단 뿐만이 아니라 농구,배구,핸드볼까지 다양한 구기종목 구단들을 보유하고 있어. 그러니깐 보루시아 도르트문트라는 구단 자체가 우리가 생각하는 삼성스포츠단이라는 전체 법인에 해당하는거야(근데 왜 저런 설명충스러운 수식어들이 붙는거지?)


TSG 호펜하임도 종목명이 앞에 붙은 케이스야

독일어로 죄다 풀면 Turn- und Sportgemeinde인데 앞에 Turn-은 독일어로 Turnen 체조를 뜻해. und가 영어의 and 개념이니 체조와 기타 스포츠클럽 호펜하임이라는 식으로 번역이 가능할거야(이걸 치면서도 ㅈㄴ 힘들어서 죽을 것 같아 도이치 놈들 개노잼 족속들 맞음)


Vfb 슈투트가르트도 은근 골 때린다

이건 Verein für Bewegungsspiel Sttutgart e. V.가 풀네임

für는 '-의'라는 독일어야 Bewegungsspiel은 운동이라는 뜻이고. 여기엔 온갖 레슬링과 같은 신체운동부터 구기종목까지 모두 포괄하는 의미의 단어임. 그러니깐 그냥 운동을 위해 모인 슈투트가르트 협회라고 할 수 있어.


마지막으로 레버쿠젠을 살펴보자

TSV Bayer 04 Leverkusen e.V.이 풀네임이야 저 TSV는 함부르크한테도 붙어 있어. TSV는 Turn- und Sportvereinigung 번역하면 체조와 체육종목 협회야. 레버쿠젠은 특이하게 바이엘이라는 제약회사의 이름도 들어가. 이건 50+1 룰에 관해 쓴 글 참조해줘


2)1.이라고 붙는 숫자는 무엇인가.

분데스리가 팀 이름을 보면 '1.'이라고 붙어있는 구단 몇개를 봤을거야. 1.FC쾰른 1.FC뉘른베르크 같은 경우인데


이 의미는


i.같은 연고지역에 복수의 클럽이 있을 경우, 활약도나 위상을 보아 1빠다라고 부여되는 번호

ii.혹은 해당 지역에서 처음으로 창설된 클럽이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어.


2.중간에 들어가는 것


그냥 지역명들임.


쾰른,겔젠키르헨, 도르트문트, 바이에른, 슈투트가르트 등등...


3.끝 부분


1) 숫자의 의미


호펜하임 뒤에는 1899가 붙어

하노버의 뒤에는 96이라는 숫자가

도르트문트에는 09라는 숫자

샬케에는 04라는 숫자가 붙어 있지. 이건 창설 년도를 나타내

1899년에 창설 되었으니 호펜하임 1899고(족보없는거 치고 창설년도는 오래되었어)

하노버는 1896년에 창설되어서 하노버 96

1909년에 창설된 도르트문트는 09라는 숫자

샬케는 1904년에 창설되어서 04라는 숫자가 붙어 있어.


2)이브이는 설명했으니 생략


3.번외편-콩사탕식 이름


우리 이승복 어린이께서 싫어하시던 콩사탕식 이름도 독일구단들에 존재해 이유는 동서분단의 영향이 있었기 때문.


디나모 드레스덴, 우니온 베를린, 디나모 베를린, 에네르기 뭐시기들...다 동구권식 축구단 이름. 디나모는 다이나믹이라는 뜻, 우니온은 뭔가 단결과 연합에서 싸회주의 락원식 작명이 느껴지지? 에너지,활력을 뜻하는 에네르기 같은 것도 가져다 붙인 것도 다 동독의 잔재라고 할 수 있어.


오늘은 독일 구단들의 작명법을 보았어. 정말 드럽게 어렵고 자판치느라 힘들고 움라우트 찾느라 힘들었어.


이런 개노잼 나열식 이름들 쉽게 찾게 해준 네이버 사전에 감사의 인사를 바치며 글을 마치도록 할게.


아마 다음부터는 진짜 각 구단들에 대한 이야기로 들어갈 것 같아.

풋볼제너럴킹..
17 Lv. 27250/29160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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