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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고도 가까운 Bundesliga - 3 : 50+1룰에 대하여

풋볼제너럴킹나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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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L을 봅시다. 맨시티의 만수르(시티풋볼그룹), 첼시의 로만 아브라모비치, 에버튼의 모시리, 아스날의 스탠 크론케 등의 공통점은 무엇인가? 각자 기업체를 소유하고 있고, 그 기업체의 자산과 자신의 재력으로 구단을 운영해가고 있다.


세리에라고 다른가. 최근 중국 기업가들이 앞다투어 세리에 구단들을 인수, 석유재벌들처럼 운영하려고 든다.


리그앙의 모나코와 파리도 석유재벌에 의해 운영되고 있고


러시아의 체스카 모스크바도 로만의 지분율이 높게 작용한다.


스페인도 한 때, 말라가에 석유재벌이 들어왔다가 나가기도 하였다.


일단 저런 재벌들이 들어오면 돈을 미친듯이 써준다. 기분이 좋아진다. 스타들이 득실대고 경기장도 삐까뻔쩍 해지고, 응원하는 맛도 난다.

그러나 우리는 알고 있다. 이 재벌에 의존하는 구단들은 재벌 구단주가 흥미를 잃거나, 그 재벌에게 일신상의 문제가 생길 경우 구단이 어떻게 풍비박산이 나는지를 말이다.

거기다가 재벌구단주의 전횡으로 운영되니 기존의 팀컬러를 바꾸거나 팀의 애정이 있던 레전드가 함부러 버려지는 등, 팬들에게 실망감을 안겨주는 일들도 생긴다.


독일에서는 저런 재정구조의 비정상성과 경영정상화, 구단을 열렬히 응원하는 시민들을 위한 방안으로 50+1 제도를 실시하고 있다.


이 제도는 기업체가 되었던 개인 재력가가 되었던 49프로 이상의 지분율을 보유할 수 없게 억제하고, 팬들과 구단 그 자체가 50+1 정도의 지분율을 보유하게 만들어서 구단이 개인에 의해 전횡되는 것을 막기 위한 장치로서 도입 되었다.


제 아무리 만수르가 몇조를 퍼부어서 뮌헨을 인수하려고 해도 그의 지분율은 49프로를 넘길 수 없으므로, 소용이 없는 것이다.


그들이 이러한 룰을 시행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축구의 본질을 찾자는 것이었다. 그리고 그 축구 본연의 즐거움을 통해, 팬들과 함께 호흡하는 것이 더 많은 스타 플레이어, 더 화려한 경기장과 비싼 시즌권보다 낫다고 판단했던 것이다.


울리 회네스는 "팬들은 쥐어짜는 젖소가 아니다. 축구는 모두가 함께 즐기는 것"이라는 말을 남겼다. 독일에서 축구란 무엇인지 잘 보여주는 대목이다.


물론 스포츠의 자본화가 계속해서 이루어지다보니, 독일 축구도 어느정도 이율배반적 부분들을 허용해가고 있는 추세지만, 이 룰의 기본 골자를 바꿀 생각은 없다. 유스의 육성으로만 팀을 꾸리는 것은 한계가 있고, 여타 유럽팀들에 비해 재정규모는 약할지라도, 이 룰이 가지는 상징성을 존중한다는 의미이다.


실제로 이 50+1의 룰을 폐지하기 위해 DFB 총회가 열렸었지만, 36개의 상위클럽 중 32표의 반대표가 나오며 부결이 되어버렸다.


그리고 이 룰을 이탈하거나, 이에 반하는 움직임을 보이는 구단에 대해서는 구단들도 맹비난을 퍼붑고 팬들은 더 그 상대에게 격하게 반응한다.


호펜하임이 IT재벌 디트마르 호프의 전횡으로 성장했을 때, 공공의 적 취급을 받아야 했었고

라이프치히의 경우도 구단들의 비난세례는 물론이거니와 라이프치히 팬들이 원정을 갈 때는 언제나 경찰병력의 경호를 받으며 빠져나가야 했다. 심지어 라이프치히는 레드불이 50+1 법안과 기업명을 구단이름에 붙이지 못하는 조항을 교묘하게 빠져나가기 위해 레드불의 RB를 Reißenball 라이프치히라는 이름으로 구단명을 등록하면서 더 공분을 사기도 했다.

바이에른은 성적 때문에도 공공의 적이지만, 계속 이 경향에서 이탈하려는 액션을 취하자 최근에는 상대 구단들의 인터뷰에서도 수위가 높은 비난들이 나올 정도이다.


그러나, 이 룰에서 예외가 적용되는 구단들도 있다. 볼프스부르크와 바이엘 04 레버쿠젠이다.


볼프스부르크 같은 경우에는 볼프스부르크라는 도시가 아우토슈타트라는 계획도시로 개발이 완료되고 폭스바겐이 이 도시의 랜드마크로 자리잡은 뒤, 창단된 축구단에 오랜 기간 꾸준한 투자를 해준 공로로 예외가 된 것이고


레버쿠젠의 경우에는 기업이 출자해서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 바이엘 사의 노동조합이 주축이 되어 만든 축구단이 모체가 되어서, 바이엘 사가 여기에 자금을 더해주는 식으로 오랜기간 투자를 해줬기에 룰에서 예외로 인정 받았다.


50+1 룰은 팬들을 위한 축구, 지역인재의 육성, 개인의 전횡을 방지하고 재정건전성을 유지하는 것에 많은 도움을 주었다. 그러나 빠르게 모든 것이 자본화 되어가는 이 시대 속에서 이 룰이 얼마나 오래 살아있을지는 모르겠다.


어찌되었건, 그 급속한 자본주의화 속에서 하나 꽃 피워보려는 축구의 낭만주의. 그것이 분데스리가의 매력이 아닐까?


다음시간에는 독일 축구단들의 작명법에 대해 알아보고자 한다.

풋볼제너럴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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