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 [리뷰] 26R - 강원FC 후기

이임생 감독의 수원은 2019 K리그1 26라운드에서 상승세의 김병수의 강원 FC를 상대해 3-1의 완승을 거뒀다. 최근 인천전 졸전에 대한 충격의 여파인지 선수단의 경기에 임하는 자세가 달랐으며, 이임생 감독도 철두철미하게 잘 준비한 듯 하다.

 

▨ 승리 키워드는 '역습'

 

이임생 감독의 강원전 전술 키워드는 역습 축구다. 중원에서 공간을 점유하다가 순간 간격을 좁히기를 반복하는 강원을 상대하기 위한 가장 적절한 대응 방법이다. 이 전술이 통하기 위해서는 기동력이 좋은 선수가 있어야 하며, 공을 전방으로 빌드업이 되어야 하는 조건이 있는데, 김종우가 정상 컨디션을 회복하면서 빌드업이 살아났고, 한의권과 구대영이 이를 잘 수행하였다. 

특히 한의권 기점의 역습 방법이 눈에 띈다. 한의권은 역습 상황에서 의도적으로 넓게 간격을 벌리고 타가트에게 공을 전개했는데, 이는 강원의 약점을 간파한 행동이다. 중원에서 타이트하게 운영하는 강원 입장에서는 빠르고 폭 넓은 움직임을 보여주는 한의권때문에 의도하는 대형을 유지할 수 없었다.

게다가 강원은 지역 방어를 선호하는 수비 스타일을 보여주고 있는데, 전형이 무너지니 타가트가 자유로워졌다.

 

후반전 중반 무렵부터 강원 특유의 플레이가 살아나면서 수원을 위기에 몰아넣는 듯 보였으나, 간간히 나오는 수원의 역습이 더욱 예리했고, 부담을 느낀 강원도 점점 기세가 꺾였다. 이 시점부터 강원은 부정확한 로빙 스루패스를 남발하면서 시간을 낭비했고, 경기 말미에는 후방에서 빌드업 실수와 골키퍼의 판단미스가 연속으로 터져 추가 실점까지 내줬다.

 

▨ 터닝 포인트가 될 공격포인트

 

김종우와 유주안은 최근 부진했다. 유주안은 R리그에서의 모습을 전혀 보여주지 못한 채 공격 지역에서 존재감이 없고 자신감이 떨어졌는지 슈팅 임펙트를 맞추지 못했다. 그리고 김종우의 경우 출전 경기마다 오프더볼 상황에서 상대 선수 뒤에 위치하면서 수비수들의 무의미한 볼 돌리기나 백패스의 원흉이 되고 말았다. 한마디로 최악의 부진을 겪고 있었다.

 

강원전에 두 선수 모두 선발 출전하였다. 이에 대하여 많은 우려가 있었으나, 달라진 움직임으로 우려를 기대로 바꿨다. 김종우는 조금 더 앞에 나와 볼을 받아 빌드업의 기점이 되었고, 수비 상황에서도 적극적으로 압박하면서 지난 경기들과 완전히 다른 경기력을 보였다. 유주안은 완벽히 부진을 탈출했다고 보긴 어렵지만 타가트와 호흡을 염두에 두고 패스하고 침투하는 장면을 몇 차례 만들었다. 

 

이 두 선수는 강원전에서 모두 어시스트를 기록하였다. 김종우의 코너킥 어시스트는 정확도가 돋보였는데, 2017년 강원전 매튜의 멀티 득점을 도울 때의 킥 컨디션과 유사했다. 유주안의 경우 타가트의 원더골이라 행운이 따른 공격 포인트 기록으로 볼 수 있지만, 타가트에게 넘겨 줄 때의 움직임과 그 이후에 공간을 찾는 점은 지난 경기들에서 보였던 좁은 시야로 인한 스스로 고립되는 문제를 추후 경기에서 극복할 수 있는 기대를 심어준다.

 

부진을 탈출하고자 하는 모습이 만족스럽다. 게다가 공격 포인트까지 기록했으니 계기도 확실하다.

 

▨ 여전히 견고함은 떨어지는 수비

예리한 역습과 타가트의 결정력으로 3-1 완승을 거뒀으나, 여전히 수비는 아쉽다. 전반적으로  중앙 수비수들 간의 간격 및 대형 유지가 잘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다. 민상기가 무리하게 전진하다가 정조국에게 공간을 내주는 장면이 불안한 장면이었고, 조성진의 어설픈 볼 처리는 여전한 불만 사항이다. 물론 이 문제는 특정 선수들의 단점은 아니다. 사람은 바뀌어도 같은 실수가 반복된다. 그래서 매 경기마다 구자룡, 최성근이 자기 몫 이상으로 뛰고 있다. 

----------

지난 경기가 워낙 실망감이 크게 느껴졌는지 이번 승리로 오랜만에 글로 리뷰를 남겨 봅니다.

여전히 글로 리뷰 작성하는 건 쉽지 않네요.

자주는 남기지 못하더라도 간간히 글 리뷰로 찾아 뵙도록 하겠습니다.

팟캐스트 제수들과 청백적라디오도 많이 사랑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