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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리그에 봄이 왔다."라는 말이 최근에 많이 돌았다. 지난 2019년에는 K리그 선수들이 많이 국가대표에서 활약하고 먼저 팬들에게 다가가면서, K리그의 입지가 확실히 높아지고 인기도 그만큼 많이 올랐었다.

따뜻한 봄이 오면서, 외국인 팬층도 많이 유입되었다. 유명한 해외 선수들이나 유명한 국내 선수들이 활약하면서, 이에 유입된 외국인 팬들도 생긴 것이다. 우리 Team BlueWhelk에서는 이러한 긍정적인 순환을 요점으로 삼아, 위와 같은 사례로 팬이 되진 않았지만, 어찌됐든 수원을 사랑하는 한 외국인 팬인 Scott Whitelock씨와 솔직담백한 인터뷰를 해보았다.


반갑다. 인터뷰의 첫 시작은 자기소개로 시작해보겠다. 자기소개 부탁드린다.

반갑다. 나는 수원 삼성 블루윙즈(이하 '수원')을 사랑하는, 한국에 거주하는 영국인이다. 6살에 아버지가 나에게 반즐리 FC(EFL 챔피언십) 축구를 보여주면서 내 인생의 대부분을 반슬리 FC와 함께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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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번째 질문은 형식적인 질문을 하도록 하겠다. 수원팬이 된 계기는 무엇인가.

나는 2014년 12월에 용인으로 이주했다. 자기소개에서 말했듯이 나는 항상 축구팬으로 살아왔고, 축구 없는 주말은 상상도 할 수 없기 때문에, 한국을 오기 전에 내 지역 축구팀을 찾아보았다. 확실한 것은, 용인에는 용인대학교 말고 축구팀이 없었다. 그래서 가장 가까운 연고 구단을 선택했는데, 그 구단이 바로 수원이었다.

내 첫 직관은 1-0으로 패배한 경기(2015년 3월 포항전)였음에도 나는 N석 서포터들의 열정적인 응원에 반했고, 이를 계기로 이후에도 빅버드를 계속 찾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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잉글랜드에도 수원과 비슷한 이미지나 역사를 가진 구단이 있는지 묻고 싶다.

이 질문은 솔직히 대답하기 힘들다. 다른 나라에서 영국과 비슷한 축구 문화를 가진 나라를 찾기란 어렵다. 영국 축구는 굉장히 독특하기 때문이다.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수원은 넓은 의미에서 리즈 유나이티드와 비슷한 이미지인 것 같다. 두 팀 모두 전통있는 명문 구단이지만, 최근에는 쇠퇴기를 겪고 있기 때문이다.(편집자: 리즈 유나이티드는 1960~70년대에 리버풀과 함께 잉글랜드를 대표하는 강팀이었고, 이후에 암흑기를 겪었으나 1990년대에 '리즈 시절'이라는 단어를 만들어내며 최고의 전성기를 누렸다. 하지만 2000년대에 들면서 다시 재정난 등의 문제로 2부 리그로 강등되면서 허덕이고 있다.) 또 두 팀은 국내에서 가장 성대하고 열정적인 서포터를 보유하고 있지만, 나머지 구단의 서포터들은 이들을 싫어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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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즐리의 팬이자 동시에 수원의 팬으로서, 두 구단이 친선 경기를 한다면 누가 이길 것 같은가. 솔직하게 말해 달라.

잉글랜드 축구와 한국 축구는 서로 다른 플레이 스타일을 가지고 있어 누가 이길 것이라고 단정 짓기는 힘들다. 또한 이번 시즌 반즐리가 굉장히 고군분투하고 있다. 그럼에도 나는 반즐리가 더 좋은 공격 자원을 보유하고 있다고 생각하기에 2-1로 반즐리가 이기지 않을까 싶다.


이번 시즌에 수원이 몇 위를 할 것 같은가.

우리는 이미 ACL에서 2패를 거두었고(당시 2020년 3월) 이런 상황이라면 조별 리그도 통과하지 못할 것 같다. 이대로라면 우리는 지난 시즌처럼 파이널B에서 시즌을 마무리할 것 같다. 우리가 부주의한다면 다시 한 번 강등권 경쟁에 휘말릴 것 같다. FA컵에서 또 좋은 기회를 얻게 될 지는 모르겠지만, 이번 시즌은 강등이라는 난관에 봉착하지 않도록 리그에 집중했으면 좋겠다.


지금까지 지켜봤던 수원 시즌 중에 가장 인상 깊었던 시즌 언제였는가.

가장 인상 깊었던 시즌은 내가 처음 수원 팬이 되었던 시즌인 2015시즌이었던 것 같다. 이때가 리그 우승에 가장 가까웠던 시즌(당시 2위)이었고 리그 후반기에 정대세(시미즈 S펄스)가 이적한 이후에도 우리가 잘했더라면 전북 현대를 제치고 트로피를 들어올렸을지도 모른다. 당시 우리는 환상적인 스쿼드를 보유하고 있었고 권창훈(프라이부르크), 정성룡(가와사키 프론탈레), 곽희주(은퇴), 산토스(CSE)의 플레이를 매주 보는게 즐거웠다. 이후 수원은 점점 쇠퇴했고 당시만큼 우승에 근접했던 시즌은 없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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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에서 가장 좋아했던 선수 혹은 현재 좋아하는 선수는 누구인지.

권창훈과 정대세를 가장 좋아했다. 

권창훈은 수원에서 본 선수 중에 가장 뛰어났던 선수였다. 그는 중앙에서 무엇이든 할 수 있었다. 그는 공격이면 공격, 수비면 수비, 패스면 패스까지 완벽한 능력을 갖고 있었다. 나는 아직도 2016 FA컵 우승은 권창훈이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밖에 설명이 불가능하다고 생각한다. 언젠가 수원에서 다시 권창훈을 볼 수 있었으면 한다.

정대세는 4개월 밖에 못 봤지만 내 눈에는 여전히 그가 '레전드'로 남아있다. 정대세는 강력했고, 개인기가 뛰어났으며 언제나 최선을 다했다. 나는 내 반려견 이름을 '대세'라고 짓고 싶었지만 유감스럽게도 아내가 극구반대했다. 

현재 가장 좋아하는 선수는 조성진(수원)이다. 조성진은 제공권이 좋고, 뛰어난 위치선정 능력을 갖고 있으면서도 다른 수원 수비수들만큼 실수가 많지 않은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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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작스럽지만 선택형 질문 하나만 하겠다. 조나탄 vs 타가트.

말이 필요한가? 무조건 조나탄이다. 타가트는 훌륭하고 유용한 스트라이커이지만 스스로 기회를 창출하는 것에 능숙한 선수는 아니다. 그는 자신을 도와줄 선수가 필요한 선수이다. 하지만 조나탄은 스스로 라인 브레이킹을 감행하고 기회를 창출하는 선수였다. 개인적으로 조나탄은 내가 응원하는 팀들의 공격수 중에서 단연 최고였다. 특히나 전남과의 경기(2017년 7월)의 코너 라인 근처에서 바이시클 킥으로 넣은 골(편집자: 당시 이 득점이 해트트릭 득점이었다.)은 내가 본 골 중에 최고였고 수원은 조나탄과 같은 선수를 그리워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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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말하는 "답답해서 내가 뛰겠다." 싶었던 선수가 있었는가.

농담으로 말하자면 지난 시즌 타가트(수원)를 제외한 전 선수들이다. 이 외에는 과거 수원에서 뛰었던 실망스러운 외국인 선수들이 있었다. 카이오(에미리츠 클럽)는 전북전 득점 말고 좋은 모습을 보이지 못했고, 크리스토밤(세아라 SC)은 컬링 셀러브레이션을 제외하면 아무것도 한 것이 없으며, 심지어 당시 그 경기(2018년 2월 가시마전)도 졌다. 이고르(페로비아리아)는 단언컨대 최악이었다. 그는 프로 선수처럼 보이지 않았다. 그와 계약해서는 안 됐었다.

 

당신이 수원 감독이라면, K리그 선수 중에 영입하고 선수가 있다면 누구인가.

현재 수원의 예산이 충분한지부터 묻고 싶다. 지금 예산으로는 K리그2에서 활약 중인 선수들만 노려볼 수 있을 것만 같지만 그들만으로는 스쿼드를 증강시키기에는 힘들 것 같다. 개인적으로는 정재희(전남) 선수가 지난 시즌에 좋은 활약을 보였고 수원은 정재희 선수처럼 기회를 창출할 수 있는 명석한 선수가 필요하다. 나라면 그에게 기회를 걸어볼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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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인이 수원 감독이라면 사용하고 싶은 전술이 있는지 궁금하다.

공격형 미드필더나 10번 롤을 소화할 수 있는 선수들이 없을 때 사용하는 3-4-3 포메이션을 보는 맛에 질렸다. 이 포메이션은 수원과 맞지 않은 포메이션이라 본다. 그 포메이션에서 우리는 너무 소극적으로 플레이하는 것 같다. 

나는 수원에서 백 포에 2명의 스트라이커를 배치한 포메이션을 보고 싶다. 작년 수원은 중앙이 창의성은 조금 부족하더라도 스트라이커를 더 앞세우는 것이 최소한 수원이 더 규칙적으로 공격하는 데에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한다. K리그에서 수원과 경기하는 것을 두려워하는 팀은 더이상 없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우리는 바뀔 필요가 있다.


조심스러운 질문이지만, 현 감독(이임생)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궁금하다. 

솔직하게 말하겠다. 그의 실력은 의심스럽다. 그가 어떻게 프로 구단의 감독인지도 모르겠다. 나는 그가 구단을 떠나길 기다리고 있다. (언제까지나 개인의 의견입니다.)


수원 역대 유니폼 중에 가장 좋아하는 유니폼을 골라달라.

대부분의 유니폼을 좋아하고 그 중 단연은 레트로 유니폼이지만, 내 '최애' 유니폼은 2017시즌 홈 유니폼(리버스 블루)이다. 특히나 유니폼에 있는 빨간 옷깃을 가장 좋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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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 응원가 중 가장 좋아하는 응원가가 있다면 무엇인가.

'Despacito'는 부를 때에 가장 즐거운 응원가지만 개인적으로는 'Happy Suwon, Happy Goal(수원의 꽃이여)'을 좋아한다. 노래하기도 쉽고, 기억하기도 쉬워서 크게 노래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수원 응원가에 영어가 많다는 것을 알 것이다. 영어를 사용하는 국가인만큼, 응원가 가사에 어색함을 느낀 적도 있을 것 같다.

사실 딱히 없다. 하지만 ‘Let’s get the goal’이라는 응원가를 유일하게 선호하지 않는다. 문법적으로도 이상하고 굉장히 미국식 영어에 가까운 표현이기 때문이다. 나머지 응원가들은 전부 괜찮은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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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딱딱한 질문을 하겠다. 모기업이 바뀌고 투자가 줄어들면서 최근 수원 성적이 하락세라는 사실에 동의할 것이다. 팬으로서 이러한 상황에 대해 어떠한 생각인지 묻고 싶다.

슬프지만 이해할 수는 있다. 현대 기업을 제외하고는 이제 리그에 아무도 투자를 하려고 하지 않는다. 기업 구단들은 수원과 비슷한 상황에 처해있으나, 모두 수원보다 더 잘 대처해 왔다. 솔직히 축구는 돈이 전부가 아니며, 돈을 쓰지 않고도 팀은 더 발전할 수 있다. 만약 수원이 기업 구단이 아닌 다른 방식으로 창단되었다면, 대구 FC나 강원 FC와 같은 구단들이 하는 일들을 수원은 못 했을거라 생각하지 않는다. 시민 구단 역시 서포터들이 응원할 수 있을만큼 매력적인 축구를 한다. 나는 일개 팬이라 구단 구조에 대해서 자세히는 모르지만, 전체적인 부분에서 문제가 있다는 것은 확실한 것 같다.

 

최근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세리에, 라리가, PL이 모두 중단이나 무관중 경기를 추진(2020년 3월 기준)하면서 전세계의 축구판이 들썩이고 있다. K리그 역시 현재 무기한 개막 연기로 많은 팬들을 심란하게 만들고 있다. 같은 K리그 팬으로서의 기분은 어떤가.

슬프다. 축구를 그리워하는 사람으로서, 축구 없는 주말은 너무 어색하다. 하지만 이게 최선이라는 것을 안다. 생명이 사는 것이 가장 중요하고 우선시 되어야 한다. 상황이 빨리 호전돼서 다음 달에는 K리그 경기를 볼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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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감사하다. 마지막으로 같은 수원팬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인터뷰를 읽어주어 감사하다. 나는 한국의 여러 축구장을 돌아다니고 경기를 직관하며 영상을 촬영하여 유튜브에 게시하곤 한다. 혹시 시청을 원하거나 나와 이야기를 나누고 싶다면 아래 링크를 통해 구독과 팔로우 후에 연락 주면 감사드리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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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Whitelock Youtube: https://www.youtube.com/channel/UCkEPjWZZMGXDiy7BFU8_msg/

• Whitelock Instagram: https://www.instagram.com/koreanawaydays/


반즐리와 수원을 사랑하게 된 남자, Whitelock씨의 '참사랑'은 현재진행형이다. 다소 뼈를 때리는(?) 답변도 있었지만 그만큼 수원의 상황을 누구보다 잘 알기에 수원의 발전을 기원하는 '진짜 수원팬'이라고 감히 말할 수 있겠다. 비록 현재 수원은 하락세를 걷고 있지만 수원팬의 응원은 여전히 멈추지 않았다. 팬들의 열정에 보답하기 위해서, 적어도 리그에서는 수원이 다른 모습을 보여주어야 하지 않을까.


작성: TBW_Roadlee, 편집: TBW_BlueWhel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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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인터뷰는 Team BlueWhelk에서 진행한 실제 온라인 인터뷰를 일부 각색한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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