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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 북패 폭죽썰 풀어봐야징

BlueWhel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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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는 난지도 원정을 갔던 작년 슈퍼매치. (기억은 안 난다. 맨날 비겼기에 비긴 경기라는 기억 밖에 없는데 당시 상황을 고려하면 늦봄 여름 초가을 중 한 때.ㅋㅋㅋ)

나는 13년도에 수원의 매력을 풍겨대며 수원팬로 강제입성시킨 당시 3년지기 수원팬이지만 정작 연예인 여자친구를 더 빨아재끼는 내 친척동생과 K리그라면 마냥 좋아하는 (개천팬인 것 같지만 불확실하다.) 그의 친구 셋이서인가 또 다른 친척동생(12년도 수원팬 강제입성)도 함께했나 해서 난지도 원정을 갔다.

난지도에서 우리 귀엽고 깔쌈한 파랑이들을 보기 위해 골대 뒤쪽으로 가서 자리를 잡았는데 뭐 생각보다 시간이 남아서 이것 저것 먹을 걸 바리바리 싸들고 재입성했다.

뭐 다들 알겠지만 제목에도 주제를 명확히 나타내듯이 이유불문하고 마케팅에 미치면서 결국 인성마저도 미쳐버린 북패 칭구들은 경기를 시작하면 킥오프와 동시에 원정석과 본인네들 서포터석에서 동시에 폭죽을 터뜨린다.

순간적으로 유치원 계주 경기할 때 선생님들이 당기는 총성에 놀란 귀여운 꼬꼬마 아이들처럼 깜짝을 넘어서 "아이 XX 북패 XXX들"하면서 놀랐지만 슬슬 익숙함이 극한에 다달아가니 그냥 쌍욕 한 번으로 넘어갔다.

그런데 이게 웬걸? 하늘에서 비도 눈도 새똥도 음식도 아닌 크고 못생긴 잿더미들이 빗발치더니 신성함을 따라올 수 없는 귀하게 영접해온 영양만점 싸구려 치킨이 내 입안보다 잿더미에 먼저 황홀함을 맛보여주려고 하더니 미성년자라 맥주는 양심에 걸리고 소화엔 탄산! 탄산엔 사이다! 라는 전대미문한 생리학을 발휘하며 사이다로 놀란 가슴을 달래려고 했을 찰나 잿더미라는 친구는 자비라는 걸 보이지 않았고 나에게 다정하지만 달갑지 않은 인사로 날 반겨주었다. 다행히 들어가진 않았지만 스쳐지나가면서 난 사이다를 공중분해 시킬 뻔했다는 걸 생각하면 아직도 짜릿하다.

문제는 후반전 킥오프인데, 대체 이 짓거리를 왜 하는건지는 몰라도 공포감과 위화감을 주기 위함이 목적이라면 난 북패에게 장수돌침대를 선물해줄 것이다. 첫 짜릿한 공포 뒤에 폭죽을 맞았을 때는 난 이미 쫄아있었고 시꺼먼 친구들도 그걸 알았는지 나의 오른팔을 그대로 직격 강타했다.

아니 세상에 숯불로 구웠나. 진짜 오질나게 뜨겁더라. (참고로 '오지다'라는 단어는 순우리말이다.) 빌어먹을 잿더미가 내 오른팔에 붙는 순간 벌레가 붙은 줄 알고 떼어냈지만 그 후에도 화상을 입었다는 기분을 들었을 정도로 팔이 통증을 지속적으로 느꼈다.

피해망상인지 원래 그랬었는지 진짜 그렇게 된건지는 몰라도 잿더미를 벌레 떼듯이 떼어냈을 때에는 그 위치가 순간적으로 하얗고 빨갛게 되어있었다.

사진으로 찍으면 티가 안 나서 억울한데 실제로 봐도 차이가 별로 없어서 입증도 못했고, 그냥 울컥한 마음에 북패 공식 페이스북에 메세지로 억울함을 호소했더니 이것들이 내 존재가 파란색이라는 걸 알았는지 우리 구단 프런트진의 소통보다 더 완벽하고 철저하게 무시당했다. 과연 북패 서포터즈들이 이렇게 항의했다면 같은 철벽을 시전했을까.

아무튼 이후로도 나아진건 없었고 2차 파컵 때도 비슷한 자리에 있었는데, 그 때는 내가 아닌 내 주위에 있던 사람들에게 잿더미가 떨어진게 보였다. 그 분들은 아무렇지 않게 넘어갔지만 (그러려니 한게 다들 긴소매고 패딩을 입다보니..) 진짜 북패들 폭죽은 축구라는 이미지를 떠나서 '타인'이라는 사람 인격에 배려라고는 북패짜식의 변심만큼 전혀 찾아볼 수 없었다.

북패 짜식들.

즁말 긴 글일텐데 읽어줘서 고맙슴당.

BlueWhel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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