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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 출근길에 써보는 어제경기 의식의 흐름

구찌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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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최고의 프리시즌 어디갔나.

일정상 시즌 개막전 준비는 완벽했다. 유럽에서 큰 부상선수 없이 프리시즌훈련을 마쳤고 기대할만한 경기력도 보여줬다. 일본 원정에 맞춰 일본에서 마지막 프리시즌 경기를 치뤘고 지난 며칠을 일본에 머물렀으니 현지적응 문제는 사실상 0%.
그럼에도 선수들의 체력과 경기력은 좋지 못했다. 이종성이 보여준 여러 차래의 수비실수는 좀더 활동량을 넓게 가져가며 정상적인 위치에 있었다면 충분히 막을 수 있지 않았나. 수비라인의 일차적 책임을 말하지않을 수 없겠지만, 프리시즌 공수 양면에서 육각형 미드필더의 포스를 뿜어내며 '이러다 김은선 와도 벤치에 있는거 아냐?'라던 이종성은 어디에서도 찾을 수 없었다. 지나치게 전방압박과 공격빌드업에 치중하는 모습이었고, 수비적으로 돌아와 3선과의 간격을 좁혀야할 때에는 체력이 방전되어 돌아오지 못했다. 그렇다고 최전방이 적진 깊숙히에 위치한적이 있었나? 3선과 1선의 거리가 그렇게 길지도 못한 경기내용이었지만 그 사이를 메꿔야하는 이종성과 이용래는 공격작업에 가담한 이후 돌아오지를 못해 가와사키 공격진으로 향하는 패스작업을 적절히 방해해낼 수 없었다.
글쎄... 전술적으로 안맞았다는 말도 해야할지도 모르겠지만, 일단은 프리시즌의 체력훈련이 개막전에 맞추어 올라오지는 못했다는 느낌이 훨씬 선명하게 눈에 비친다.
근대 공격수들은 두시즌째면서 왜 지난시즌보다 서로 패스를 못맞춰주지? 자살골로 연결된건 다행이지만, 왜 침투하는 서로의 발로 향하는 패스는 나오지 않았는가...

시간이 지나면 나아지겠지?....

2. 이번 시즌은 장호익에게 진짜 시험이 될지도.

전반전 장호익은 대물(?)의 퍼포먼스를 보여줬다. 지난 시즌 테스트 선수에서 k리그 주전 수준의 측면 수비수로 주가가 급등한 선수였고, 수원과 은퇴꺼지 함께하겠다며 등번호 35번을 달았다는 훈훈한 기사가 떴다. 그러나 이 날 그의 등번호는 32번 이었으며, 잘하긴 잘하는데 32에 은퇴할것 같은 경기력을 보여주고 말았다.

장호익의 최대 장점은 쉽게 지치지않는 체력과 빠른 주력이다. 덕분에 대인마킹도 준수한 편이다. 그의 주력을 활용한 측면 침투가 얼마나 위협적인지는 뇌진탕으로 막아낼 수 밖에 없었던 지난시즌 fa결승전 2차전 김치우의 모습만 떠올리더라도 충분히 설명가능하다.
이 날 경기에서 체력적으로 가장 잘 준비된 선수를 고르라면 단연 장호익이었다. 수비에도 장호익이 있었고 공격에도 장호익이 있었으며 막판에는 위협적인 슈팅까지 날렸다. 솔직히 빼어나게 잘 한 선수가 없는 이날 경기 수원의 유일한 위안거리라고 하면 좀 오버이려나.

그러나 그의 가장 큰 단점은 고자크로스. 윙에서 어느순간 나타나 공을 점유한것 까지는 좋은데 크로스가 정확하지않으니 박스로 연결되는 볼이 전혀 없었지 않았나. 윙에서 공을 점유해도 박스 안으로 볼을 운반하지 못하면 득점은 불가능하다. 축구는 골을 넣는 경기지 볼을 얼마나 상대방 깊숙한 곳까지 가져갔느냐를 따지는 경기는 아니니까. 이게 미식축구였다면 단연 Mvp는 장호익이었겠지만, 우리는 축구를 보고있다.

이번 시즌이 장호익에게 시험대가 될것이라는 이유는 후반전 보여준 장호익의 실패 때문이다. 장호익의 또다른 문제는 기술이 다양하지 못하다는 점인데, 하루종일 뛰어다니다가 체력이 방전되기 시작하자 이런 문제가 두드러지기 시작했다. 장호익이 구사하는 단순한 치달형의 드리블은 속도가 유지되는 전반전에는 위협적이었지만 속도가 떨어진 후반전에는 속수무책으로 막혔다. 그럼에도 기술이 다양하지 못한 장호익은 수비진영에서조차 무리한 치달을 시도하다가 역습기회를 헌납하는 실수를 저지르기도했다. 왼쪽의 파괴력이 떨어져서 오른쪽 장호익에게 거는 기대가 큰 수원으로서는 장호익의 체력 출혈을 감내하고 계속 장호익에게 많이 뛸 것을 요구할 수 밖에 없고, K리그 팀들은 장호익의 이런면을 더 집요하게 공략할 것이다.
그리고 장호익... 수비모션이 좀 큰 편이다. 크게 넘어지며 파울을 끌어내는 편인데... K리그 심판들은 선수가 아파할때 나도 아픈거같은 느낌이 들지않으면 왠만한 파울은 다 넘어가는 사람들이다. 과연 이게 리그에서도 잘 통할지. 지켜보도록하자.

3. 감독은 왜 빌드업에 집착하나.

이날 수원 공격진의 최대 문제는 짧은 패스에 대한 집착이었다고 생각한다. 측면에서 볼을 따내 시원하게 크로스를 올려주는 장면은 거의 나오지 못했고 염기훈마저 박스 외곽을 부지런히 돌아다니며 짧은 패스를 넣어주는데에 체력을 쏟았다.
좋은 전략이지만 상대는 일본팀이었고 훨씬 오밀조밀한 패스에 능숙한 팀이었다. 대부분의 우리 패스는 박스 밖에서 차단되었고 빼앗긴 볼은 잘 돌아오지 못했다. 조나탄은 공격작업을 잘하는 선수는 아니고 박스안에서 볼을 전달 받았을 때 위협적인 선수인데, 애시당초 볼을 전달받지 못하니 하루종일 탄짜증만 시전하고있었다.

이렇게 준비한 전술이 안먹힌다면 박기동을 중앙에 투입하고 하드웨어를 활용한 굵은 축구로 전환하는 것이 한 방법일 것이다. 그러나 박기동이 그런 임무에 투입되었다고 볼 수 있을까? 그냥 체력빠진 산토스의 역할을 그대로 이어받았다고 보는게 맞지않을까? 손정탁한테 윙어를 맡기다니!

준비된 플랜이 먹히지 않았을 때, 플랜 b로 전술을 바꾸고 그 전술을 실행할 수 있도록 선수들을 준비 시키는 것은 온전히 감독의 역량이다. 쎄오빠긴 하지만, 이날 같은 전술의 경직성은 빨리 해결해여한다.

4. 보고싶은 권창훈

그런의미에서 수원에서 권창훈의 위치는 특별했다. 오밀조밀한 패스 플레이라는 플랜 a가 안 먹힐때 우당탕탕 드리블로 상대 수비라인에 혼선을 줄 수 있는 선수가 그였기 때문이다. 이날 경기에선 산토스가 그래줄 수 있었으면 좋겠지만, 산토스는 톱이 공을 점유해서 흘려줄때 찾아서 돌아 들어가는 유형의 선수이지 본인이 개인기로 뚫어내는 유형의 선수는 아니다. 분명 수원은 중요한 공격 선택지 하나를 잃은 셈이다.
김민우-이용래-염기훈으로 이어진 좌파라인은 이날 밀집수비를 뚫어내지 못했고, 덕분에 수비와 간격을 벌린 상태에서 여유롭게 올라가는 염갓의 크로스도 볼 수 없었다. 수비압박을 벗겨내지 못한 염갓크로스는 번번히 수비를 맞고 나갔을 뿐이었다. 염기훈을 갓기훈으로 만들어주기엔 김민우만으론 벅차다.두 선수가 아무리 패스를 잘해도 수비수가 3명이 붙으면 어렵다.
만일 이용래 자리가 권창훈이었다면 어땠을까? 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었다. 글쎄... 이건 육육이가 해결 해줄까?

5. 신화용은 낙제점.
골키퍼의 제1 역할은 선방이고 이날 신화용은 서너번의 유효슈팅을 선방해냈다. 그런데 신화용에게 짠 점수를 주는 이유?
사실 그 선방이 '아 저건 양형모면 못막았겠다' 싶은 건 아니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 점수를 준 이유. 두 번의 치명적인 골킥 미스때문이다. 전반전 후반부에 나온 이종성의 터치 미스나 후반전 중반에 나온 장호익의 터치 미스는 받는 선수의 문제도 있지만 패스한 신화용의 패스 선택 문제가 훨씬 커보인다. 두 패스 모두 '빠른 속도로' '무릎 높이를 향해' 날아왔고, 이는 패스를 받는 입장에선 매우 난감한 패스이다.
글쎄... 포항에선 그게 됐던가?.... 아무튼 수원에선 받기 난해한 패스다. 아예 땅볼로 주든가 띄워주든가. 골키퍼의 연결이 좋지 못하다보니 우리 진형에서 볼을 빼았겨 사실상 실점같은 장면을 연출하고 말았다. 이건 시간이 지나면 신화용이 적응할 수 있겠지.

한줄평 : 가와사키. 너희여서 다행이야.

신화용 5.0
장호익 6.0 전반전만이었다면 6.5는 줬어야.
구자룡 5.5
양상민 5.5
이정수 5.5
김민우 6.0 첫 경기치고 무난했다.
이용래 5.5
이종성 5.0 백병원... 인천에있었나?..
염기훈 5.5
조나탄 5.5
산토스 5.5

박기동 5.0 딱히 보여준게 없지만 그게 니 잘못은 아닌거같다.
김종우 4.0 그때 들어왔으면 그거보단 더 뛰었어야지.

구찌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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