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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 고대 대나무숲에서 많은 호응을 얻은 강봉균 선수에 대한 글

레이미스테리오
754 3
#11246번째포효

2015 정기 고연전 축구 경기에 출전한
GK 강봉균 선수(4학년, 이하 강봉균)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지난 주,
GK 강봉균은 생애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정기 고연전에 출전했다.

그는 고려대학교 축구부 백업 GK다.
한 시즌에만 30경기 넘게 치르는 고려대 축구부에서
그는 시즌 평균 5경기도 뛰지 못했다.

1,2학년 땐 선배 노동건(現 수원삼성)에,
작년 3학년 땐 후배 임민혁(現 2학년, 14고연전 출전)에 밀려
벤치에 앉았다.

그도 중·고교 시절엔
청소년 대표팀에 소집되는 등 전도유망한 GK였다.

강봉균은 중학교에서야 필드 플레이어에서 GK로 전향했는데,
2~3년 만에 대표팀에 소집된 걸 보면, 분명 재능있는 선수였다.

하지만
고1~2에 걸쳐 부상과
전학으로 인한 출전정지로(동일시도내 전학 시 3개월 출전정지)
거의 1년반을 날렸다.
GK가 가장 성장할 시기를 놓쳤다.

강봉균은 고3 때의 활약만으로 고려대에 입학한다.

강봉균은 고려대에서도 부상과 주전경쟁으로 또 2년을 날렸다.
3학년 땐 신입생 GK에 밀려, 정기전에 뛰지 못했다.

4학년이 되자, 반전이 생겼다.
14고연전에 출전한 GK가 정기전을 앞두고 부상당했다.
강봉균에겐 마지막 정기전 기회가 주어졌다.

목동운동장 인조잔디는 굉장히 악질이었다.
축구화 바닥에 쩍쩍 달라붙는 일명 껌잔디였다.
축구화 스터드는 그 기능을 잃었고, 선수들은 뛰는 동안 애를 먹었다.
(경기 중 쥐가 많이 났던 것도 그 이유)

문제는 GK 강봉균도 피해가지 못했다.

전반 33분 실점 장면.
도약을 시도할 때,
강봉균은 잔디에 미끄러졌다.
재도약은 실패했고, 실점한다.

그의 표정.
따로 묻지 않아도 알 수 있었다.

만약 동점골 없이 0-1로 끝났다면,
사람들의 기억 속엔 강봉균 선수는
그의 실점장면으로 가장 많이 기억될 것이다.

그는 변명 대신 선방을 토해냈다.
그 한 장면을 제외하곤,
연세대의 공격을 필사적으로 막았다.

특히 실점 3분 후 있었던 세이브는
0-2를 막았다는 의미에서
이 경기의 패배를 막은 장면으로 선정하고 싶다.

지난 7년 간 제대로 뛰지 못했다는 사실은,
정기전만을 두고본다면 누구도 생각하지 못했을 정도였다.

후반 42분 기적 같은 동점골.
1-1. 무승부.
다른 의미에서 그의 인생경기가 끝났다.

동점골을 넣을 수 있었던 것도
그가 여러 차례 실점 위기를 잘 넘겼기 때문이라고 생각하지만,

그의 이름도, 그의 활약도, 이 글에 나온 기구한 그의 운동경력도
사람들은 곧 잊을 것이다.

출전시간 90분, 1실점.
그가 정기 고연전에 남긴 기록이다.


p.s 내 교회친구가 고대 국교과인데 얘도 강봉균 박대원 박상혁 김건희 알까...?

레이미스테리..
1 Lv. 205/360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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