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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미르 소브시치 입단 뒷이야기 "결정타는 '육육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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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휴∼, 말도 마세요."

수원 삼성 서정원 감독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면서도 그 순간을 다시 떠올리면 넌더리가 난다는 반응이었다.

크로아티아 출신 외국인 선수 다미르 소브시치(27) 영입 확정<스포츠조선 2월 14일 단독 보도>까지 가슴졸인 사연이 많았기 때문이다.

다미르 영입을 둘러싼 좌충우돌 비하인드 스토리는 지난 1월 말부터 시작됐다. 스페인 말라가에서 전지훈련 중이던 서 감독은 선수지원팀이 가져온 다미르의 플레이 영상을 봤다.

홍보 영상이라는 게 으레 잘 한 장면만 모아놓은 것이란 점을 감안하고 관찰했는 데도 다미르의 숨은 재능이 눈에 확 들어왔다. "괜찮네. 크로아티아와 스페인 그리 멀지 않으니 불러다 테스트해보자."

하지만 다미르 측 에이전트는 테스트 불가를 통보했다. 명색이 크로아티아 21세 이하 국가대표 출신인데 테스트까지 받고 입단을 타진하는 것은 자존심 상한다는 것이었다.

더구나 그 때는 유럽 이적시장 마감(1월31일)을 앞두고 유럽 2개팀과 카자흐스탄 1개팀이 러브콜을 보내고 있던 터라 다미르로서는 크게 아쉬울 게 없었다. 수원은 인연이 아닌가 싶어 거의 포기상태였다.

한데 극적인 변수가 생겼다. 다미르가 3개의 팀과 접촉하는 과정에서 일이 꼬이는 바람에 이적시장 마감 시한을 넘기고 말았다. 이른바 '낙동강 오리알' 신세가 된 것. 원 소속팀 디나모 자그레브에서 2016년 2월 이스라엘 리그 하포엘 텔아비브로 임대돼 1월 9일까지 출전하다가 텔아비브 구단이 파산하는 바람에 몇개월치 급여를 받지 못하고 있던 다미르는 다급해졌다.

에이전트를 통해 테스트를 받으러 오겠다는 연락이 2월 초 수원에 접수됐다. 크로아티아에서 출발하기를 기다리던 수원은 또 가슴을 졸였다. 다미르가 감기 몸살에 심하게 걸리는 바람에 스페인으로 날아갈 수 없다고 했다가 갑자기 마음을 바꿔 말라가 전지훈련 캠프로 찾아왔다. 산둥 루넝과의 연습경기(한국시각 5일 0시)를 2시간 정도 앞두고 허겁지겁 달려온 그는 곧바로 경기에 출전했다.

텔아비브를 나온 이후 1개월 가량 운동을 하지 못했고, 감기 기운이 있는 데도 인상적인 활약을 펼치는 모습에 서 감독과 수원 선수들은 합격점을 줬다.

7일 연습경기를 한 번 더 치르고 크로아티아로 돌아가면서 다미르는 수원 입단 의사를 남겼다. 서 감독은 "다미르는 자신이 테크니션이란 자부심이 컸는데 테스트를 받아보니 수원의 플레이 스타일이 자기와 딱 맞는다며 흡족해했다"고 전했다. 

다미르가 수원행을 결심하게 된 결정적인 계기에는 수원 팬들이 있었다. 크로아티아에서 우연히 인터넷을 검색하다가 수원 팬들이 벌써 '육육이'란 별명을 붙여주며 폭발적인 관심을 보여준 데 대해 감동했다고 한다. 유럽시장 마감과 관련없는 카자흐스탄의 한 팀이 크로아티아까지 찾아와 다미르를 유혹했지만 흔들리지 않은 것도 '육육이'때문이었다.

상황이 이 정도에서 마무리됐다면 좌충우돌도 아니었다. 마지막 순간까지 입단 계약은 쉽지 않았다. 또 다른 커다란 난관에 부딪혔다. 계약기간이 2년 남은 디나모 자그레브에서 놓아주지 않으려고 했다. 텔아비브에서 체불급여를 받지 못해 원 소속팀에 해결해 줄 것을 요구했던 다미르는 체불급여를 안줘도 좋으니 자유계약(FA)으로 풀어달라며 애원을 했다. 서 감독은 "다미르가 자그레브 구단 단장을 찾아가 무릎까지 꿇고 울다시피 사정했다고 하더라. 그 얘기를 듣고 깜짝 놀랐다"면서 "결국 동정론이 생기면서 복잡한 계약관계를 해결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13일 수원 클럽하우스에 도착한 다미르와 끌어안고 한숨 돌린 서 감독은 "입단 과정에서 액땜했으니 앞으로 다미르와 우리 팀 모두 좋은 날만 있기를 바란다"며 껄껄 웃었다.

 

출처:http://sports.news.naver.com/kfootball/news/read.nhn?oid=076&aid=0003050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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