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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 소감문 - 야구장에 다녀와서

nowus
603 19

얼마 전에 지인과 함께 야구장에 다녀왔음. 인천으로 ㅇㅇ

야구 본 건 조금 오래 되었는데 직접 가서 보는건 꽤 오랜만이었지.

결론부터 이야기하면 야구는 잘 될 수 밖에 없는 요소로 가득 차 있는 곳이다 ...



1. 분위기

경기장 둘러둘러 이렇게 활기찰수가. 놀거리 먹을거리가 이미 경기장 앞부터 장사진임.

들어가는 입구도 시원시원함. 줄 설 일도 크게 없고 바코드 찍고 들어가는 방식이라 개리그에서 늘 나오는 허수관중은 있을 수 없어...


2. 먹을거리

늘 컵라면이랑 음료수따리에 익숙해진 개리그 팬은 경기장 가기 전에 사서 들어갈까를 고민했는데 ...

아니 먹을 게 이렇게 많아? 던킨도너츠, 버거킹, 국대떡볶이같은 프랜차이즈부터 빙수 분식 카페 닭강정 피자 푸드코트 등등... 우리 축구팬들이 줄 서서 이용하는 매점은 갈까 하는 생각도 안 듬... 구석에 계심. 진짜 먹으러 갈 수 있을 정도이고 회사원들 회식을 야구장에서 한다는 말이 공감이 됨.


3. 경기장 구획

수원은 올해 칭다오랑 테이블 석 생기기 전까진 그냥 위치에 따른 좌석 차이만 있었지 실상 자리로 주어지는 메리트가 거의 없었지. 몇년 전 블루시트같은 신선한 시도도 유야뮤야되고... W석 2층 테이블석으로 선심만 쓰는 정도? 매 번 재단이 안된대요만 앵무새처럼 반복하고.

좌석 종류가 예매 할 때 부터 거의 스무가지 가까이로 차등되어서 구매가 가능하더라구. 비싼 좌석은 그에 상응하는 메리트가 분명히 있었고. (테이블, 식사제공, 치어리더, 평상, 원두막, 삼겹살 등등)


3. 용품 판매

게이트 들어가기 전에 유니폼이나 살까하고 게이트 옆 컨테이너 샵에서 직원분과 유니폼 이야기를 하다가 마킹 얘기를 하는데 마킹은 안에 들어가서 하라더라구? 의아한 마음으로 들어갔더니 안에 같은 형태에 샵이 또 하나 더 있네? 안으로 더 들어가니까 대형 샵이 있네? 이런 식으로 경기장 안에만 용품 샵이 서너개가 있음.

지나가는 길목마다 굿즈샵이 있고 대형 샵은 쇼핑몰처럼 들어가서 입어보고 고를 수 있게 되어있음. 팬 아니라도 사겠더라 진짜.

물품의 종류나 퀄리티는 이야기 할 것도 없지. 유니폼도 단순한 홈/어웨이에 각종 얼트 유니폼들까지 거의 10여가지 되는듯. 축구팬인거에 감사함. 야구팬이었으면 지금 쓰는 돈에 서너배 썼을거야. 아, 선수용/레플리카로 구분되어서 가격 부담 줄여주는 건 야구는 당연한 문화더군. 

마킹은? 야구는 선수용 자수마킹이랑 일반 프레스 마킹으로 나뉘는데 내가 위에서 이야기한 각 샵마다 프레스기가 구비되어서 그 자리에서 마킹 신청하고 바로 박을 수 있음. 팬들이 줄 서서 마킹 기다리고 있는데 이게 뭐 어렵다고 우린 열흘씩 기다리면서 불량 마킹 받고 있나 싶어서 좀 슬펐음.


4. 경기를 상품으로 만드는 요령

물론 축구와 야구는 근본적인 경기 방식의 차이가 있으니 비교는 어렵다고 봄. 아무리 그렇다해도 매 이닝 휴지기마다 쉴 틈 없이 다양한 이벤트가 진행됨. 우리가 잘 아는 키스타임부터 가벼운 팬들간의 내기, 치어리더와의 대결, 문자이벤트 등등... 

전광판은 쉬지 않음. 인천은 빅보드라고 엄청나게 큰 메인 전광판이랑 내야석에 띠전광판 두 개가 있는데 메인 전광판에는 경기/선수에 대한 전체적 데이터/정보가 나와서 나같은 데이터덕후들을 설레게 하고, 띠전광판은 응원가를 계속 띄워줘서 라이트팬도 전혀 어렵지 않게 응원가를 따라부를 수 있게 해 줌. 물론 축구보다 응원가가 쉽기도 하고. 우리는 그 어려운 응원가 가서 전광판에 띄워주는 게 그렇게 어렵나? 경기당 두세번 띄워주고 말던데... 

경기 후에는 방송사 인터뷰 후에 데일리 MVP 선수가 응원단상에 올라와서 응원단장과 함께 당일 인터뷰를 진행함. 우리 엔석에 그날 MVP 선수가 와서 가볍게 몇 마디라도 해 주고 가면 우린 얼마나 좋을까? 실현 불가능한 이야기일까? 


5. 소소한 배려와 센스

아무래도 스포츠를 오래 보다보니 남들이 안 보는 곳을 보려고 했는데 확실히 야구는 센스가 ...

 - 경기장 들어가기 전 안쪽에는 TV가 설치되어 있는데, 중계를 실시간으로 틀어주고 있음. 화장실이나 먹을 거 사러 나오는 사람들을 위한 배려겠지.

 - 경기장 안팎에는 각종 포토존이 마련되어있음. 기본적인 선수단 사진부터 봄에는 벚꽃배경에 팀 컬러 녹이고, 한 쪽에는 구단 역사하고 레전드 사진들 붙어있고... 우린 그 흔한 기둥 래핑도 겨우 했는데 ...

 - 화장실 내에도 선수들 사진&경기일정이 붙어있고 남성용 소변기에 야구공 그림이 붙어있음. 소소한 재미나 센스가 보이지.

 - 대변기 칸 안에는 광고가 붙어있는데 뭔가 봤더니 SK 팟캐스트 광고임. 우리 화장실 내에 제수들 광고 붙이면 조회수 두 배로 뛸텐데. 구단은 화장실 관련된 마케팅을 고민이나 하고 있을까?  

 - 느낌인지 모르겠는데 조끼입은 직원들이 축구보다 경기에 대한 이해가 높고 친절함. 아는 사람들이 일을 하니 팬들 만족도도 높아지겠지?

 - 수원에서 맨날 나오는 경기장 재출입 관련 논란이 굳이 일어날 게 없음. 경기장 안에 다 있거든. 흡연실이나물품샵이나 먹을거리나 ..


6. 주차

인천이나 수원이나 같은 2000년대 초반 월드컵 타고 나온 경기장 아님? 빅버드는 관중 만따리만 넘으면 주차난인데 인천은 주차장 규모가 엄청남. 쾌적하게 보고 나오기 가능.


야구를 보고 나오는데 들어가는 데 쓴 표 값이 전혀 아깝지 않았어. 그리고 표 값 이상으로 경기장 내의 음식이나 물품을 소비했고. 그리고 야구는 대부분이 이런 관중들임. 재방문용의? 당연히 있지. 같이 간 지인이 축구 야구 둘 다 데려간 지인(스포츠 지식 없음)인데 경기 자체는 쉽고 간단한 축구가 더 재미있는데 경기 외적인 부분이 야구가 훨씬 낫다는 평가...


축구는 과연 어떤지 고민해봐야 할 거 같아. J리그니 유럽이니 벤치마킹 다 좋은데. 당장 내 옆에 야구가 왜 잘 되는지부터 고민해보고 같이 연구해보면 좋을 것 같아. 중계가 많아서 그랬다느니 언론이 빨아줬다느니 하면서 자위하기에도 지치지 않아 이제?



now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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