뜬금없지만 에펨 썰) 골키퍼 구자룡
제목만 보면 감이 오겠지만, 나의 사랑 나의 수원 나의 자룡이 골키퍼로 뛴 썰임.
사건의 발단은
아챔 우승으로 우리가 클월을 진출함
클월이야 당연히 결승까지 가겠지! 라고 파워당당하던 찰나, 우리 자랑스러운 외국인 3인방이
모두 똥을 쌌네 찍- 을 선사해주시는 덕분에 2-2로 비기던 경기를 막판에
연장전에서 완벽한 북승원의 파넨카를 넘어서는 우주궤적 칩슛이 날라온 덕분에 추가 실점을 함
그래서 2-3으로 이상하고 아름다운 패배를 겪으면서 5,6위전을 치루게 됨.
여기까진 문제가 없었지. 모두 멀쩡했으니.
하지만 내가 하나 간과했던 것은
클월 선발 명단 23인 중, 골키퍼가 조현우 한 명이었던 것.
우리는 5,6위전을 치렀어.
무난했지. 상대가 약하니까 전반전을 2-0으로 압도하고 있었어.
그런데 전반전 30분, 갑자기 조현우가 어깨를 부여잡고 통증을 호소하며 그자리에 드러눕더니
X자 사인을 보내더라고.
그래서 까짓거 뭐! 골키퍼 교체하면 되지! 하고 보려했지만
Egg-Money나! 골키퍼가 없지 뭐야!
그래서 나는 한참의 고민 끝에, 그나마 팀에서 최고의 점프력을 보유하고 있는 우리자룡쿠를 골키퍼로 내세웠어.
등번호는 15번이었지만 유니폼은 조현우였지.
아무튼 자룡이를 골키퍼로 세우고 수비를 철-벽으로 튼-튼하게 다져보았지만
역시나.
전반 45분이 채 되기도 전에 우리 자룡이가 다이빙을 덜뛰는 바람에 1실점을 내주었어.
이러다 진짜 2-0이 2-10이 되는거 아니야?라고 고민하고 있었지만
자룡이는 달랐어.
그는 진정으로 즐기고 있더군.
감독의 지시를 완벽하게 따르면서까지 말이야.
그는 '프로'였어.
그는 당당하게 주장완장을 차고 후반전에 임했어
구자룡. 굿-자룡...
후반전, 우리는 매서운 공격을 퍼부으며 2골을 추가로 득점하였고
가끔 수비에서 문제가 있었지만
문제라고 할 수도 없었어.
왜냐하면
추가 실점이 없었거든.
우리는 4-1로 당당하게 승리를 거두고 무대를 떠났어.
그리고 그 뒤에는 전반전 6.8점이었던 구자룡의 평점이
7.1점이 되어 있었고, 좋은 경기였다는 나의 칭찬에
그는 매우 기뻐하고 있었지.
어쩌면 그가 여태 우리에게 보여준 '슈퍼 세이브'는
그가 사실 골키퍼였기 때문 아닐까.
The End
BlueWhel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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