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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 [축알못 주의], [긴 글 주의] 오늘의 경기 소감

오이대박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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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글은 100% 비전문가의 입장에서 입축구를 글로 표현한 게시물입니다.

* 득점 및 실점 상황에 대해서는 이야기하지 않겠습니다.


1. 한줄평

 '수원은 지난 주 시드니에게 했던 전술을 그대로 가시마에게 당했다.'


2. Previously on Suwon

 - 지난 주 수원은 최성근, 조지훈을 수비적인 3선에 배치하고 염기훈, 데얀, 바그닝요의 전방 압박으로 시드니의 빌드업을 괴롭혔습니다.

 수원의 공격라인으로 시드니의 최후방 빌드업을 괴롭히며, 1차적으로 시드니의 수비진에서 중원으로의 패스를 불편하게 만들었고 이는 시드니의 중원이 빌드업을 위해 계속 후진할 수 밖에 없도록 했습니다. 그 결과 시드니의 중원은 빌드업을 시작하기도 전에 이미 좋은 공간은 수원의 중원에 빼앗겼고 경기 주도권은 수원이 가져갈 수 있었고 결국 승리 할 수 있었습니다.

[네, 이 부분은 지난 주 경기 후 나온 전문가들의 리뷰를 100% 말만 바꿔서 가져왔습니다.]


3. Today on Suwon

 - 오늘 수원은 시드니전과 비슷한 3-4-3 포메이션을 들고 나왔습니다. 지난주 라인업과는 조지훈 자리에 조원희가 들어가고 교체명단에 김은선이 들어갔다는 정도 외에는 크게 다를점이 없었습니다. 


3.1 빌드업, 공격 전개

 - 수원의 공격 전개는 수비라인에서 공을 돌리다가 최성근(곽광선)-이기제-염기훈, 이종성(조원희)-크리스토밤-바그닝요 순으로 측면을 활용하려고 했습니다. 상대의 압박이 거센 경우 최성근, 조원희가 반대쪽 윙백에게 공을 전달하여 경기장을 넓게 쓰려고 노력한 모습이 보였습니다. 또한 중원 후방에서 공을 따낸 경우 데얀이 중원까지 내려와 양 사이드로 공을 전달하는 역할을 해주며 중앙라인 보다는 양쪽 윙에서 경기를 풀어가려는 모습이 보였습니다.


3.1.1 좋았던 점 : 수비형 미드필드 지역에서 경기가 풀리지 않을 경우 데얀이 밑으로 내려와 경기를 풀어주려는 모습은 지난 모든 경기에서 보여준 모습입니다. 앞으로 데얀의 이 역할이 염기훈, 바그닝요, 임상협의 공격 전개에 큰 힘을 발휘해 줄 것이라 생각됩니다. 또한 한동안 보기 힘들었던 우측윙포지션에서의 공격이 자주보였습니다. 염기훈 의존도가 조금은 낮아진 것 같아 보였으며, 아무래도 시즌이 지날 수록 임상협, 바그닝요가 슬슬 하락세를 보이는 염기훈을 대신할 것이라 생각됩니다.

 크리스토밤, 이기제의 엄청난 활동량은 서정원 감독님이 그리는 측면 플레이의 기반인 듯 합니다.


3.1.2 아쉬운 점 : 아직은 그래도 염기훈이 전술의 중심인 것 같습니다. 상대방의 압박에 의해 경기가 풀리지 않으면 항상 공은 염기훈에게 전달되었습니다. 그 다음은 어땠을지 다들 알 것이라 생각하고 생략하겠습니다. 

 양쪽 센터백들의 빌드업 능력이 아쉬웠습니다. 서정원 감독이 이종성을 우측 센터백에 두는 이유는 이종성의 롱패스 능력 때문이라고 생각하는데, 오늘은 조금 아쉬웠습니다. 또한 곽광선의 경우, 매튜가 그리웠습니다. 매튜가 딱 그 자리에서 상대 수비뒤로 넘기는 패스를 그렇게 잘했고, 김민우는 귀신같이 그 부분을 잘 파고들었었죠. 이기제가 왼쪽 측면에서 합을 더 맞추어 조직력을 끌어올린다면, 올해도 그런 모습을 자주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역습 전개 속도가 너무 느렸습니다. 아니, 역습을 할 생각이 없어 보였습니다.


3.2 수비

 - 수비는 곽광선, 조성진, 이종성의 센터백을 필두로 최성근, 조원희가 그 앞을 지켜주었습니다. 그런데 잘 지켜준지는 모르겠습니다. 가시마의 정교한 패스웤에 끌려다니기만 한 것 같습니다. 오늘은 수비에 있어서는 좋았던 점을 찾기 힘들었습니다.


4. 가시마

4.1 공격

- 가시마의 공격과 역습은 너무 간결하고 정확해서.. 단점이라곤 딱히 보이지 않았습니다. 몇마디로 정리 할 수 있겠네요.

있어야 할 곳에 있고, 줄 곳에 정확히 전달했으며, 우리의 양쪽 측면과 페널티 라인 부근을 자유롭게 휘저었습니다. 조직적으로 너무 단단한 팀이었습니다.

 가시마의 9번 스즈키가 가시마 공격의 핵심이었습니다. 가시마의 견고한 패스웤이 스즈키를 향하면 수원의 수비진은 적극적으로 3~4명이 달라붙으며 압박을 시도했습니다. 하지만 스즈키는 이를 마치 다 안다는 듯 그저 터치 한번으로 4명의 선수를 없는 사람 취급하더군요. 그리고 다시 시작되는 그들의 공놀이..


4.2 수비

- 오늘 가시마는 수원을 제대로 공부하고 나왔습니다. 수원의 양쪽 측면을 활용한 공격전개를 효과적으로 막았습니다.

그 시작은 전방압박에서부터 였습니다. 가시마의 투톱인 칸나자키와 스즈키는 수원의 수비진이 빌드업을 위해 활로를 찾는 내내 단 몇발자국으로 공간을 차지하며 수비진을 괴롭혔습니다. 그리고 빌드업을 위해 수비진으로 내려오는 최성근, 조원희의 공간을 측면 미드필더와 중앙 미드필더의 협력으로 완전히 죽여버렸습니다. 조원희가 공을 받으러 움직이면 조원희의 주변에는 항상 칸나자키, 아베, 레오 실바가 감쌌으며, 최성근이 공을 받으러 움직이면 반대로 스즈키, 엔도, 미사오가 최성근의 공간을 차지해버렸습니다.

 이로 인해 수원의 빌드업은 초장부터 말리기 시작했습니다. 이 후 수원은 이기제, 크리스토밤을 통해 빌드업을 시도하려 했으나, 가시마의 각 측면의 선수가 2~3명씩 압박하며 빌드업을 괴롭혔습니다. 오늘의 이기제와 크리스토밤은 컨디션이 바짝 오른 상태였던 것 같아 가시마의 압박을 쉽게 뚫어 냈습니다. 하지만 가시마는 수원의 윙백이 압박을 벗어나면 귀신같이 염기훈, 바그닝요에게 달라붙었습니다. 특히나 왼쪽의 염기훈에게는 더욱 바짝 밀착하여 염기훈의 크로스를 쉽사리 보내주지 않았으며, 염기훈을 압박하는 동안 가시마의 다른 선수들은 이미 염기훈의 크로스에 대비했습니다. 그리고 염기훈의 크로스는 그 어느때보다 무기력했습니다.

 가시마가 데얀을 막는 방법은 간단했습니다. 중원까지 내려가는 데얀을 그냥 따라다니기만 했습니다. 대신 절대로 골대를 보여주진 않았습니다. 정당한 몸싸움이든 파울이든 어떻게든 데얀이 돌아설 공간을 차단했습니다. 그 뿐이었습니다. 이런 압박은 데얀이 염기훈, 바그닝요에게 전달하는 위협적인 공간 패스를 원천봉쇄 하며 데얀의 패스가 측면과 중원만을 향하게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가시마는 계속 하던거 계속 했습니다.


5. 마무리

- 수원은 오늘 선수들의 자잘한 미스들도 한몫했지만, 패착은 전술운영에서 시작했다고 생각합니다. 염기훈, 데얀, 바그닝요의 공격진에서 1명을 포기하고 그 1명을 중원에 배치했더라면 오히려 경기를 조금 더 편하게 가져가지 않았을까 입축구 한 번 부려보는 밤입니다.

 오늘 직관 가신분들 추운 날씨 고생 많으셨고, 경기를 집이든 밖이든 응원하신 모든 분들 좋은밤 되시길 바랍니다.

오이대박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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