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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 전방십자인대 부상기 - 1. 부상경위와 증상

낙양성의복수
3393 25

-들어가며


안녕?


오랜만에 글 써봐.


수블미에는 수원 축구 좋아하는 사람들이 많으니까 당연히 실제 축구를 하는 것도 좋아하는 사람이 많을 거야ㅋㅋ

나도 그런 사람 중의 한 명이고, 축구가 아주 소중한 취미생활인 사람이야. 매주 1회 풋살이든 축구든 하고 있었지.

그런데 지난 2월 3일에 풋살을 하다가 전방십자인대가 완파됐고, 8일에 수술을 받아서 지금 2주차 재활중에 있어.


이걸 쓰기 시작한 이유는 수블미 회원들이 십자인대 부상에 대해서 알고, 어떻게 예방하여야 할지를 공유하기 위해서야. 

그리고 운이 없어서 십자인대 부상을 당했을 경우 어떤 식으로 치료와 재활이 이루어지는지를 내가 아는 선에서 이야기해 보려고 해. 다치는 건 참 힘든 일이고, 십자인대 부상은 치료와 재활이 모두 잘 이루어지지 않으면 전처럼 돌아가기 힘드니까. 지금 느끼는 점은 어떤 부상이든 마찬가지겠지만 십자인대는 최대한 피해야 하는 부상이고, 부상을 입더라도 정말 열심히 재활운동과 사후관리를 해야만 하는 부상이라는 거야.


오늘은 십자인대가 어떤 부위고, 어떤 역할을 하는지 간단하게 설명하고, 이어서 내가 어떻게 부상을 입었는지, 부상 직후의 느낌이 어땠는지, 어떻게 해야 예방이 가능한지에 대해서 간단히 말하려고 해. 대부분의 경우는 전방십자인대의 파열에 대해서만 서술할거야. 나는 다행히고 후방십자인대는 물론 반월판 같은 주변 연조직도 아주 멀쩡했거든. 




1. 부상경위와 증상

  (1) 십자인대와 그 역할


https://i.imgur.com/EYdly9z.png

                      그림 1. 무릎의 구조


무릎은 내측인대, 외측인대 등등 여러 가지 조직으로 연결되어 있지만 각 인대의 역할은 다 달라. 그리고 외측인대나 내측인대는 꽤 큰 인대이기 때문에 매우 큰 충격이 아니면 완전파열된다거나 할 일은 많지 않다고 해. 십자인대가 어떻게 생겼는지, 그 역할이 무엇인지를 알아 두면 어쩌다 부상을 입는지에 대해서 이해하기가 조금 쉬울 것 같아.


이건 교과서가 아니니까 간단하게 설명할게.


십자인대는 전방 십자인대(Anterior cruciate ligament, ACL)와 후방 십자인대(Posterior cruciate ligament, PCL)를 통틀어서 일컫는 말이야. 전방 십자인대와 후방 십자인대가 십(十)자로 교차된 모습으로 있기 때문에 붙은 이름이지.


전방십자인대의 주된 역할은 종아리뼈가 허벅지뼈보다 앞으로 밀려 꺾이지 않게 잡아주는 것이고,

후방십자인대의 주된 역할은 종아리뼈가 허벅지뼈보다 뒤로 밀려 꺾이지 않게 잡아주는 거야.


그러니까 종아리뼈와 허벅지뼈 사이가 순간적으로 크게 벌어질 때 십자인대가 당겨져 끊어진다고 생각하면 돼.

대부분의 경우는 종아리와 허벅지가 반대 방향으로 돌아가면서 힘을 받거나 무릎에 충격을 받을 때겠지.

아래 그림의 작은 그림을 참조하면 이해하기 쉬울 것 같아.


https://i.imgur.com/rahx9ck.jpg

                           그림 2. 전방십자인대와 그 파열



(2) 전방십자인대 부상과 후방십자인대 부상의 차이

일반적으로는 전방십자인대보다는 후방십자인대 부상을 더 큰 부상으로 여겨. 왜냐면 후방십자인대는 전방십자인대보다 1.5배 가까이 더 굵은 조직이고, 후방이 끊어지면 무릎이 동요하는 수준이 훨씬 크기 때문에... 전방십자인대의 부상과 후방십자인대 부상은 이름은 비슷하지만 사실상 부상수준이 다르다고 봐야 해. 수술을 하더라도 후방의 경우 전방보다 예후가 안좋아.


하지만 완전파열이 아닌 가벼운 부상일 경우는 얘기가 반대로 돼. 후방십자인대는 활액막에 싸여 있어서 스스로 조직이 재생되는 반면에 전방십자인대는 재생이 되지 않는 조직이기 때문에, 일부 파열이나 염좌가 발생한 경우는 후방십자인대 부상이 차라리 나을 수 있지. 후방에 비하면 전방십자인대는 소모품에 가까워.


덧대자면 위의 그림 1.에서 보듯이 무릎 밑에는 반월판이라는 조직이 있는데 전방십자인대가 완전파열되는 사람의 경우 50% 가까이가 반월판을 포함한 주변 연조직 부상을 입는다는 통계(출처 미상. 보도자료 기반.)가 있어. 어찌됐든 십자인대 부상에서 십자인대 단독손상과 반월판을 함께 다치는 건 엄청나게 달라. 재활기간이 2배 가까이 차이가 나.


즉 50% 이상 파열되어서 수술을 고려해야만 할 경우,


후방보다는 전방이 낫다, 반월판도 다치면 일이 커진다.

라고 정리할 수 있겠네.



(3) 부상 경위

  무릎 관절 인대를 수술한 사람 중에서 70% 가까이가 전방십자인대 부상이고, 이 전방십자인대 부상 환자 중에서도 타인이나 물체와 충돌하지 않고 혼자서 다친 사람이 70%에 달한다는 기록이 있어(Yohei Shimokochi and Sandra J. Shultz (2008) Mechanisms of Noncontact Anterior Cruciate Ligament Injury. Journal of Athletic Training: Jul/Aug 2008, Vol. 43, No. 4, pp. 396-408.). 예전에는 한국에서는 교통사고로 인한 십자인대 부상이 많았다고 해. 하지만 취미로 스포츠를 하는 사람이 점점 늘어나면서 우리도 다른 외국 사례처럼 비접촉성, 그러니까 혼자 무릎이 돌아가서 인대가 끊어지는 사람 역시 증가하는 추세에 있어.


물론 나도 여기에 해당되지ㅋㅋㅋ


나는 정말정말 매우매우 흔한 십자인대 부상 사례야. 


그 상황을 복기해 보자면,


1. 날이 매우 추워서 근육이 한껏 경직되어 있었다.(한파주의보였음)

  1-1. 근데 한시간 넘게 운전도 한 상태였음ㅋㅋㅋ

2. 경기 시간에 아슬아슬하게 도착해서 워밍업을 못 해서 근육이 준비가 되지 않은 상태에서 운동 시작.

3. 경기 중 충돌을 피하려다 불안정한 자세에서 급격하게 방향 전환.


어떻게 보면 당연했던 거야.



(4) 부상 직후 증상 

이건 간단하게 정리할게. 길게 써봤자 눈에 들어오지도 않으니깐ㅋㅋ


0. 엄청 아프진 않았다.

무릎을 잡고 몇 분간 누워있긴 했지만 그렇게 통증이 크지 않았어. 그래서 혹시나 했는데 역시나였지ㅋㅋㅋ


1. 다치는 순간 '뚜둑' 하는 소리가 났다.

2. 무릎을 펴거나 굽히면 통증이 심하고, 어정쩡한 각도에서는 통증이 없다.

3. 다리를 쭉 펴거나 굽혀서 움직이려고 하면 무릎에 힘이 안 들어감.

(심한 경우는 무릎이 덜렁거리는 느낌이 난다고 함.)

4. 바로 무릎이 붓기 시작함.

5. 엉거주춤은 걸을 수 있음.


★6. 2주에서 3주 지나면 안아프고 걸을만하다고 함.

(진짜 각별히 주의. 자칫하다 산토스처럼 십자인대 끊어졌는데 모르고 한참을 살 수 있음)


추가적으로 설명하자면 십자인대가 끊어지거나 한번 크게 파열된 뒤에 비수술적으로 보존 했을 경우 십자인대가 없음으로 인해서 연골판이 손상된다든지 주변 인대가 만성적으로 다친다든지 하는 일이 발생하게 됨. 수술 무서워서 피했다가 남들보다 훨씬 일찍 관절염, 무릎 통증 달고 사는 참사가 벌어질 수 있으니 수술을 두려워하지 말고 후방십자인대 완파 혹은 전방십자인대 50% 이상 손상됐을 경우 적극적으로 수술 고려할 것.


몸에 칼 안 댈수록 좋다는 얘기가 있지만 십자인대 완전파열의 경우는 이야기가 완전히 다름.


위의 증상 중 하나라도 해당된다면 무조건 정형외과 가서 진료 받고 MRI 찍어서 인대 무조건 확인할 것.

MRI 비용 아까워 할 사안이 아님. 그거 40만원 아끼다가 평생 이상하게 걸을 수 있다.


(5) MRI 결과 보는 법.

의사들이 사기꾼도 아니고 안 끊어진걸 끊어졌다고 거짓말하는 경우는 없지만 혹시 모르니까 알아둘것.


https://i.imgur.com/r7cQnZj.jpg

             그림 3. 정상 전방십자인대와 완전파열된 전방십자인대의 비교(네 장 모두 무릎이 왼쪽을 보고 있는 사진임).


정상적인 전방 십자인대의 경우는 왼쪽 두 사진처럼 직선으로 된 전방십자인대를 관찰할 수 있어.

하지만 완전히 파열된 전방십자인대의 경우 직선으로 된 전방십자인대가 보이지 않거나 끊어져 있는 형태로 보임.



                                  https://i.imgur.com/xbMPjnI.jpg


             그림 4. 정상 후방십자인대와 완전파열된 후방십자인대의 비교(두 장 모두 무릎이 왼쪽을 보고 있는 사진임).


후방 십자인대의 경우 위 그림과 같이 생겼어. 역시 위의 그림처럼 검은색 십자인대가 관찰되는 왼쪽과 끊어져서 보이지 않는 오른쪽이 확연히 구분되지. MRI를 보는 일이 없으면 좋겠지만 참고하도록 해.




(6) 부상 예방에 관해서.

제일 중요한 부분이야. 다치고 어떻게 치료하냐보다는 안 다치는 방법이 가장 중요해.


십자인대 부상은 운동을 많이 하고 적게 하고가 결정하는 부상이 아니야. 운동 생전 안 하는 사람도 끊어질 수 있고, 맨날 밥먹고 운동만 하는 사람도 끊어질 수 있어. 다시 한번 말하지만 십자인대는 뭐랑 부딪혀서 끊어지는 사례보다 자기 근육의 힘으로 스스로 끊어지는 경우가 훨씬 많아. 다리가 강해서 방향전환을 빠르게, 강하게 할 수 있는 사람이 더 잘 끊어질수도 있는거야. 


그러니까 이건 평소에 운동 열심히 한다고 해서 예방되는 부상이 아니야. 

나이가 십대든 이십대든 삼십대든 가리지 않아. 


아무 짝에도 소용 없으니 예방 방법이 없고 운에 맡기라는 소리가 아니야. 누구나 끊어질 수 있고 운동을 열심히 하건말건그 확률도 크게 차이 없다는 얘기를 하고 싶은 거야. 물론 예방법이 있지.


예방법은 간단하지만 지키기는 쉽지 않아.


바로 준비운동을 철저하게 하는거야.


근육이 경직되어 있으면 급격한 방향전환을 할 때에 근육이 늘어나지 못해서 인대에 무리한 힘이 가해지게 돼. 빠르고 다리힘이 좋은 사람일수록 인대에 가해지는 힘은 더 커지겠지. 근육을 충분히 따뜻하게 해 주고 스트레칭에 최소 30분 정도를 투자해서 유연하게 만들어 준 다음에 경기에 임하도록 해. 무조건이야. 


특히 겨울에는 날이 추워서 몸이 경직되어 있기 때문에 십자인대 부상이 많이 일어나.

경기에 늦었건 말건 사람이 모자라건 충분하건 무시하고 무조건 준비운동을 해.


나는 매일 30분씩 스트레칭하고 워밍업을 안 하면 절대 경기를 안 뛰는데 

하필 하루 빼먹은 날 십자인대가 끊어졌어. 딱 그 하루를 빼먹었는데 그날 끊어졌어.

다행히 전방십자인대 단독파열이라 재활이 빠르게 되고 있지만...


프로운동선수도 아니고 재활훈련을 매일매일 전문가와 함께 할 수는 없어.

십자인대 부상은 수술이 50%고 재활이 50%야.

근데 매일매일 스포츠전문 재활치료사랑 같이 재활운동을 할 수 있는 운동선수랑

취미로 운동을 하는 일반인들이랑은 달라.


십자인대가 끊어졌다고 가정을 해 봐.


최소 6개월 동안 직장 휴직하고 수술받고 재활에만 전념할 수 있을까?


그게 되는 사람은 거의 없어. 그렇기 때문에 사람들이 십자인대를 한번 다치면 원래 상태로 돌아가기 힘들다고 하는거야.

재활센터 비용도 무시하기 어렵고.


열심히 재활한다면 충분히 다시 전처럼 운동할 수 있어... 다만 그 기회비용은 크겠지.



다음에는 진료, 입원 및 수술 절차에 대해서 쓸게.


다들 다치지 말고 운동 하도록 해~~




















오오 그렇구나~ 하고 주말에 스트레칭 안 하고 바로 뛰댕길거 다 알고 있어. 

다시 한번 말하지만 전신 스트레칭 30분 하기 전에는 공 만질 생각도 하지 마. 

십자인대는 언제든 어디서든 끊어질 수 있어. 


나도 2월 3일까지만 해도 십자인대 부상 남 얘기라고 생각했어.








명심해.


남들이 유난떤다 시간없다 빨리 들어와라 갖은 ㅈㄹ을 해도 무조건 스트레칭 하고 땀 내고 들어가.

빨리 들어오라고 보채는 사람들이 나중에 십자인대 끊어졌을 때 무릎 바꿔주지도 않고 병원비 내주지도 않고 회사 대신 다녀주지도 않아. 쌩까고 준비운동 해.


나는 물론 몸 풀고 들어오라는데도 내가 좋아서 맘대로 뛰어들어갔지만ㅋㅋㅋㅋㅋㅋㅋㅋ



나중에 또 쓸게

낙양성의복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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