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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 [펌] 페북에서 엘쥐 유망주 정책 까는 글인데

Sil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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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엘쥐가 레전드들 찬밥대우해서 팬들에게 대차게 까이거 있던데, 

두산 넥센과 비교해서 엘쥐까는 글을 보다가 문득 내가 좋아하는 어느 축구팀 생각이 나서 불펌했음....



.... 이거 수원에 대입해도 어느정도 설명 가능하지 않을ㄲ... 유망주 많고 걸러지지 않은 대형 스쿼드....


https://www.facebook.com/toa.united/posts/1891476401163823



[베테랑예우]는 의미있는 가치다.  하지만 진짜 논점은 그게 아니다. 이별과정의 예의 문제일 순 있어도 같이 가느냐 못가느냐는 전략의 결과인게 맞다.


유망주의 미래가치냐 베테랑의 현재가치냐도 진짜 논점은 아니다.  어느 하나가 정답일 수 없으며 역시 상황에 따른 전략적 선택 문제일 뿐이다. (다면 이번엔 심각한 게산착오로 보인다)


이런걸 떠나, 진짜 논점은 다른 곳에 있다.


KBO리그에서 유망주 잘키우는 2탑은 두산과 넥센이다.  그런데 이 둘은 방법이 좀 다르다. . 


화수분 화수분 하니까 저절로 막 튀어나오는것 같지만 두산의 젊은 야수들은 긴 숙성기간을 거친다.  민병헌, 박건우, 류지혁 등이 본격 주전노릇하기 전에 2군에서 먹은 타석수는 타팀의 동년배들에 비해 압도적으로 많다.  그 경험은 중요한 차이였다.


넥센은 반대다.   지명된 신인을 이른 시기에 엘리트트랙과 예비군트랙으로 나눈다.  엘리트트랙에 든 선수는 아예 일찍부터 1군밥 먹여 키운다.  김하성도 이정후도 그랬다. 


그런데 이런 대비에도 불구하고 둘 사이 결정적 공통점이 있다.  첫째는 재능에 대한 감식안 둘째는 기회의 집중.


두산 유망주들이 동년배에 비해 압도적으로 타석수가 많았다는 것은 팀내 다른 경쟁자들에겐 그만큼의 기회가 못돌아갔다는 뜻이 된다.  기회를 몰아줘서 컸는지, 클만했기 때문에 기회를 몰아준건지 선후를 몰라도, 결과가 그렇다.  기회는 소수의 신인들에게 집중되었고 그들이 커서 지금 두산 야구를 이끈다.


넥센의 경우도 방법은 다르지만 원리는 같다.  될놈을 일찍 가려내서 그들에게 기회를 몰아줬다.  


엘지는 유망주를 지키기 위해 40명 보호명단에 이병규, 손주인, 백창수 등을 넣을 수 없었다고 한다.  1루에 유망주가 많기 때문에 정성훈을 방출해야 했다고 말한다.


유망주 중심 세대교체는 탓할 일이 아니다.  그런데 물어야 한다.  왜 다른 팀보다 [더 많은 슬롯]이 필요했던걸까?  좋은 유망주가 너무 많아서?  글쎄.


유망주 귀한건 어느팀이나 같다.  다른 팀이 손,이,백 급의 자원을 보호했다면 대신 다른 유망주를 보호하지 못했을 것이다.  그런데 2차드래프트결과를 보자.  다른 팀 코어유망주가 막 팔려나가고 그랬나?  그렇지 않았다.  


유망주를 지키기 위해 유독 더 많은 슬롯이 필요했다는 것은, 팀이 스스로 "누가 진짜 유망주인지 모른다"는 것을 방증한다.  얘도 잘할거 같고, 쟤도 잘할거 같고 다 아깝고 그래서 다 지킬려니까 슬롯이 모자랐다.  이건 [결정장애]다.


누굴 키워야 할지 모르겠으니 1/n로 기회를 나눠주며 매 시즌 '나는 1루수다' '나는 2루수다' '나는 우익수다'를 찍는다.  누가좀 잘해도 여전히 선택을 못한다.  다른애 시키면 걔도 그만큼 잘할거 같으니까 또 기회를 나눈다.  (무한반복)


팀내 탑유망주가 있으면 그를 키우기 위해 같은 포지션의 베테랑 즉전을 파는건 MLB경우 종종 있는 일이다.  하지만 그건 "누굴 키우겠다"는 플랜이 있는 경우다.  "누굴 키울지 알아보려고" 베테랑 즉전을 파는 리빌딩도 있나?


그 유망주들 다 지키겠다고 40개 슬롯을 소모했다는 것은 앞으로도 1/n로 기회를 주며 "나는 OOO다"를 찍어보겠다는 의지표명처럼 보인다.


기대하는 OOO를 키우려고 그 자리를 비우겠다면 혹시라도 그럴수 있겠다.  근데 누굴 키울지 테스트해보려고 즉전감을 팔아?   


이게 진짜 논점이다.  보호슬롯이 많이 필요했던 것은, 누굴 키워야 할지 판단을 못하기 때문이라는 점.  --- 그리고 그게 트윈스가 두산과 넥센만큼 육성을 못한 이유였을 것이다.





Sil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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