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 [아무말 대잔치 #5]
BlueWhel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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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렸을 적부터 아버지께서는 가끔씩 근처 분식집에서 떡볶이와 순대, 오뎅(어묵이 맞는 표현입니다.)과 같은 맛있는 분식들을 한 가득 사오시곤 하셨습니다.
아버지는 몇 입 안 드시고 항상 '아빠는 배불러', '아빠는 이런거 싫어해.'와 같은 말들로 저를 하나라도 더 먹이면서 키워주셨습니다.
나중에 커서 미세먼지만큼 컸을 무렵, '부모는 강하구나.'를 느낄 줄 아는 머리가 되었을 때 즈음, 저는 아버지와 간만에 단 둘이서 데이트를 즐기기 위해 밖에 나갔습니다.
그리고 아버지께서는 낡은 가게에 들어가셔서 순대국 두 그릇을 주문하셨고, 점원분께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순대는 빼고 주세요."
어릴 적에 저에게 순대만 많이 주신 이유가 있었군요. 그래도 사랑합니다.
BlueWhel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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