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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 해축팬과 축구 이야기 하기

차붐
198 21

아래 해축 이야기가 나와서 나도 하나 써본다. 


다들 주면에 다양한 축구팬이 있을 텐데, 내 주변에 진지한 해축팬이 있어. (A씨라 하자)

미리 밝히지만 이 사람의 취향을 거부하지는 않지만, 내가 놀란 이야기 좀 써 볼게.


직장 동료 중 아스날 팬이 있거든. 

A씨는 나랑 동갑이고 말도 잘 통해서 친하게 지냈지. 

어느날, 폰 배경화면이 아스날 엠블럼인걸 보고

내가 '아스날빠다 아스날~~~, 개인적으론 티에리앙리 개 좋아함.' 했더니, 

나를 아스날 팬으로 생각하는 듯 아스날 얘기를 많이 하더라고. 뭐 축구 얘기고, 나도 가끔 하이라이트 보니깐 

거부할 것도 없었지. 서먹해질까봐 아스날팬 아니라고는 아직까지 안함.ㅋㅋㅋ


얘기 좀 하다가 아스날 경기 보러 갔었냐고 물었더니 한 번도 없다고 하길래, 그냥 평범한 마음속의 호감팀인 줄 알았지.

근데 A씨가 내가 생각하는 아스날을 호감 수준이 아닌 뼛속까지 아스날일 수도, 아니 전생에 런던 살았었나하고 느끼게 된 몇 가지 일화가 있어.


첫번째, 손흥민의 토트넘 이적 사건 (동료의 입장에서는 사건임)

손흥민이 토트넘으로 이적하자마자, 

A씨 : '난 아스날 팬이기 때문에 라이벌 팀으로 이적한 손흥민을 절대 응원할 수가 없음. 

한국인으로 아스날을 좋아하는게 아니라 난 아스날 팬이기 때문에 손흥민을 응원하지 않음. 

박주영도 아스날 와서 망했는데 손흥민도 비슷할꺼임'

너무 진지해서, 이 때 부터 심상치 않다고 느꼈음.


두번째 일화는 해외로 2주동안 출장 간 적이 있는데, 현지 가이드와 스포츠 얘기를 했었지. 


그러다가 가이드가 내가 입은 수원 트랙탑을 보더니, "근데 이팀이 어떤 팀이야? 너네 동네팀 운동복이야? 

이름 뭐임?" 이라고 묻길래. "수원이라고, 니가 쓰는 폰 만든 회사가 운영하는 축구팀인데, 축구를 잘 못해서 슬퍼"

했더니, A씨는 내 말이 끝나기 무섭게 " I'm an Arsenal, I'm an Arsenal, I'm an Arsenal" 이러면서 "너무너무너무 

내가 아스날 팬인게 너무너무너무 자랑스러워, 짱이야" 함. 

현지가이드가 "너 런던살아?" 라고 묻는데, "나의 심장은 런던에 있어" 라고 하더라.

그냥 난 뭔가 오그라들더라.... 그 뒤로 A씨는 아스날 자랑을 하기 시작했지만 현지 가이드는 축구 안 좋아한다는 말로

대화를 끊더라.


세번째 일화.

드디어 A씨가 런던에서 축구를 보고 왔음. 경로는 런던 출장 중 귀국일을 하루 늦춰서 보고 온거지. 

A씨는 갔다온뒤 싼췌쓰 유니폼을 사고, 아스날 멤버쉽카드(?, 종이 티켓이 아니라 멤버쉽이여야 티켓을 산다는데 

이해 안되서 패스)를 자랑하며, 경기 개 재밌었다고 이겼다고 흥분에 흥분을 하길래,

내가 "거기 가서 배운 아스날 응원가 하나 불러주세요." 했더니 잘 모르겠다며, 자기 일 하러 감.

나 진짜 듣고 싶었는데 ㅠㅠ 


네 번째 일화. 강원FC

이번 시즌에 아스날이 리그에서 연패? 이런거 하고, 16강인가 챔피언스리그에서 탈락하니

벵거는 한계야, 벵거 관뒀으면 좋겠어라며 TV 중계에서 보는 벵거 OUT을 폰 배경화면 넣었다며 보여줌. 

내가 "뭐 원투데이 인가요? 해탈할 때 된거에요. 그냥 A씨 고향팀인 강원FC 응원하세요. 요즘 스키장축구도 하고 

네임벨류 있는 선수들 쓸어오던데, 강원FC 가 낫지 않겠어요?라고 했더니

A씨왈, "어떻게 나의 팀을 버리고, 다른 팀을 응원하나요. 그럴 순 없죠." 라며 오히려 나한테 정색을 하는거야.

난 쫄보라 그 얘기에 쫄아서 대꾸 안해줌 ㅠ


마지막 일화. 

이번 시즌 아스날이 토트넘보다 순위가 낮고, 챔스 탈락하니깐 A씨 앞에서 축구 얘기를 안 했었거든.

그런데 위로 받고 싶었는지 먼저 얘기를 하는거야. 토트넘보다 순위 낮은데, 챔피언스리그마저 못 나가니깐

너무 슬퍼서, 축구 보기 싫다는거야. 눈물도 글썽이면서. 

내가 정말 성의없이 "걱정말아요, 맨유도 우승하는 유로파인데 아스날도 하겠죠."라고 했더니, 초롱초롱해지면서

"그건 당연하죠. 맨유는 순위도 우리보다 낮아요." 라고 하길래 우승 못하는 동병상련의 처지인데 누가 누굴 위로하냐며

그냥 속으로 울었다 ㅠㅠ



난 이분한테는 수원경기 보러가자고 단 한마디도 안 했음.  

K리그 얘기하고는 싶은데, 논쟁 생기면 내가 입빨이 딸려 질게 뻔해서 걍 안하려고 ㅋㅋㅋ


아직 A씨와 벵거 재계약을 주제로 얘기는 안 해봤는데, 뭐 재밌는 얘깃거리 나오면 또 올려줄게. 

차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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