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목록
  • 아래로
  • 위로
  • 쓰기
  • 검색

자유 나는 수원삼성을 오랫동안 지켜봐왔다.fiction_ [본 내용은 실제 사실과 무관합니다.]

BlueWhelk
1699 42 1

나는 오랜 수원팬이다.





하지만 서울에서 자라나, 서울에서 축구를 하면서 자라왔기 때문에 역시 FC서울에 제의를 받고 입단하게 되었다.



 



나의 마음은 푸른 피이고, 푸른 날개인 빅버드를 향해 있지만... 나는 혹여나 서포터즈들에게 좋지 않은 소리를 들을까 수원삼성으로의 이적을 꿈꾸지 않았다.



 



수원삼성은 나를 지켜봐주지 않았지만, 나는 항상 그들을 지켜봤다. 그리고 나는 그들이 멸시하고 죽도록 미워하는 북패, 아니 이젠 나의 팀인 FC서울로 입단했다.



 



나는 어디서도 인정 받지 못했다. '그냥 이런 선수가 있구나~' 싶은 정도? 그러던 어느 날, 선배들이 모두 부상을 입자 나에게 기회가 왔다. 당당하게 승리를 챙기고 돌아왔을 때에는 내 이름이 알려지기 시작하였고, 이는 수원삼성의 귀에도 들어갔다. 하지만 그들은 내가 '북패'라는 이유로 긍정적인 평가를 받지 못하였으며, 나는 이런 인식을 받은 채로 주전을 꿰찼다.



 



어느 날, 내가 주전 자리를 꿰찼을 때, 나는 내 사랑 수원삼성을 만났다. 그들은 푸른 피답게 눈에서 푸른 불꽃이 일었으며, 나는 진심으로 기뻤고 설렜다.



 



후반전이 되어서 그들을 등지고 내가 뛰어야할 때, 나는 당당히 그들에게 인사를 했다. 그만큼 그들을 존중하고 사랑하기 때문이다. 나는 북패따위 것들에게 욕을 먹어도 좋다. 하지만 수원삼성에게까지 그러고 싶지 않다. 그래서 마음은 북패인 척을 했지만 항상 수원을 향하였기에, 나는 어쩔 수 없는 실수들을 택했다. 내 실력을 등지고서 말이다.



 



그렇게 우리는 거듭되는 무승부를 치렀고, 나중에는 운이 좋게 FA컵 결승전에서까지 만났다. 승부차기까지 왔고, 곧이어 내 차례가 왔다.



 



많은 감정이 오갔다. 나를 바라봐주던 북패 팬들은 얌전히 나의 슛을 기다리고 있었고, 뒷편에서는 계속해서 나를 비아냥거리는 발언과 양형모의 이름을 연호하며 그들은 나를 정면으로 쳐다보는 형모가 선방해주기를 고대하고 있었다.



 



많은 감정이 오갔다. 그리고 끝내 나는 눈을 질끔 감고 최후의 선택을 했다. 



 



"오오오오. 사랑한다. 나의 사랑. '나의 수원.'"



 



나는 일부러 관중석을 향해 골킥을 찼다. 나는 감히 내가 사랑하는 팀에게 더욱 길어지는 긴장감과 혹여나 안타깝고 쓰디쓴 패배를 안겨주고 싶지도 않았기 때문이다.



 



그리고 나는, 홍철과 신세계. 내가 존경하는 두 수원 선수와 함께 상주상무 생활을 이어갔다.



 



시간이 흘러 수원을 상대로 만났을 때, 나는 주전으로는 못 뛰었지만 승훈이 형이 PK를 내주며 빨간색 카드를 받음과 함께 다시 나에게 기회가 왔다.



 



수원삼성을 위해 나는 또 한 번 몸을 내던졌고, 나는 살아 숨쉬는 역사 산토수 선생님, 최고의 스트라이커 킹갓조나탄과 그리고 온 그라운드를 누비는 신예 승범이에게 멋진 추억을 남겨주며 그라운드를 떠났다.



 



수원삼성 선수들이 만세삼창을 하는 저 뒷모습을 보며, 나는 오늘도 마음 속에, 남몰래, 혼자 외친다.



 



 



"우리에겐 승리 뿐이다."



 



 





내 이름은 유상훈, 수원삼성의 20년째 골수팬이다.



 



13187946_1730773283860119_241284160_n.jpg



 


끝.

<나는 수원삼성을 오랫동안 지켜봐왔다.> -BlueWhelk

BlueWhelk
4 Lv. 2197/2250P


작성된 서명이 없습니다.
신고공유스크랩

댓글은 회원만 열람할 수 있습니다.


로그인 회원가입

공유

퍼머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