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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 천안 원정 - 여러 선수의 첫 경기, 그리고 첫 역전승, 첫 원정승

lonely멧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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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선발명단을 보며 든 생각이...든든한 중원, 비슷한 수비, 불안한 공격...2주간의 시간이 있었고, 그동안 혹독한 훈련을 거쳤다는 이야기가 여기저기서 나와서 일말의 기대는 하고 있긴 했지만, 여전히 뮬리치가 톱인 공격진은 뭔가 해 줄 것 같다는 기대감보다는 뭔가 해 줘야 할 시점에 삐끗할 것 같다는 불안감이 더 크다는 거...거기에 그 뒤를 받쳐줘야 할 서브명단은 경기에서 처음 보는 선수들이 채워져 있었으니(그리고 다 합쳐서 U22 6명 ㅎㄷㄷ)...아무리 상대가 하위권 팀이라고 해도 불안감이 들 수 밖에...그리고 그것은 일정 부분 현실이 되었고, 일정 부분은 반전이 되었지...

1-1. 의외로 천안이 매우 거세게 나왔고, 우리가 그걸 막는 과정에서 점유율을 많이 내주고 어렵게 경기를 풀어갔는데...그래도 어느 정도 공격이 사그러든 중반부터 조금씩 역습이 살아났고, 기회도 많이 얻었다. 그 기회들을 다 살렸다면 쉽게 갈 수 있었겠으나...김보경이 겨우 살려낸 찬스를 뮬리치가 바로 때렸다가 키퍼 선방에 막힌 장면은 박수를 쳐 줬지만, 골대 맞춘 장면은 탄식밖에 나오지 않았다...그리고 추가시간에 잘 뺏어놓고 넘어져서 기회를 헌납한 장면까지...후반 초반 김주찬의 결정적인 기회 미스까지 합치면...이 날 3톱은 실력이든 운이든 결과물을 내지 못했다는 거...나중에 감독 인터뷰를 보니 전반은 의도적으로 점유율을 내줬다고 하는데 제대로 수행하지 못한 면들이 있었다고...그러다가 우리 식대로 다시 플레이가 시작되고, 이규동을 비롯한 새로운 선수들과 박승수가 투입되면서 오히려 활기를 되찾기 시작...주도권을 잡고 두드린 끝에 결국 동점과 역전을 이루고야 말았다는 그런 경기...이겨서 좋고, 전술이 통해서 좋은데...이번 시즌은 뭔 하위권도 이리 어렵게 경기를 풀어나갈 수밖에 없는가...(우리가 못했다기보단 하위권이라 해도 무시할 수 없는 경기력을 보여주는 현실이 무섭다...)

1-2. 이날 승부처가 되었던 부분 중 하나는 하프타임 3인 교체라고 보는데, 뮬리치, 피터, 손석용이 나오고 이규동, 툰가라, 박승수가 투입되었지. 손석용-박승수는 박승수라는 자원을 투입하기 위한 교체였다고 보는데, 뮬리치-피터는 질책성이 섞여있지 않았을까...개인적으로 뮬리치의 교체는 '공격을 마무리짓지 못해서'가 아니라 '공격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한 채 실점의 빌미를 줘서'라고 봄. 즉, 전반 막판 잘 뺏어서 공격 들어가다가 넘어져서 둘러쌓여 역습의 빌미를 줬다는 것. 결국 그게 실점으로 연결되었는데...그 상황에서 파울리뇨를 제대로 따라가지 못했던 피터의 실책도 크다고 봤던 것 같음. 골문 앞까지 올라가 있긴 피터가 복귀하는데 생각보다 빠르지 않게 돌아왔고, 문건호가 우리 수비들을 허무는 과정에서 파울리뇨를 커버해 줄 유일한 선수였음에도 그 커버가 결국 늦었고 순간적으로 키퍼 1:1 상황을 만들어버렸던 게 큰 것 같음(막판에 백동규가 어떻게든 막아보려 했지만 실패...이미 거기서 슈팅 찬스를 내 준 순간엔 못 막아도 어쩔 수 없어 보였음). 감독님이 이야기한 실수라는 것 중 하나는 이거 아니었을까...


2. 변 감독님이 시즌 도중 부임하여 경기를 본인 방식대로 이끌고는 있는데, 아무래도 처음부터 구상했던 자원들이 아니다 보니 공격에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게 아닌가 싶음. 아무래도 동계 때부터 훈련해 온 방식을 갑자기 지금 방식으로 바꾸는 게 쉽지는 않겠지. 물론 여려운 걸 고려해도 단시간에 팀을 크게 바꾼 것도 사실이지만, 디테일이 아직까지 그걸 못 따라가고 있는 듯한 느낌. 그래서 전진우는 이적했고, 이상민은 임대 갔고...김주찬은 완장 채워주며 남기긴 했는데, 많이 힘들어하는 모습이긴 함. 김주찬 같은 경우는 지난 시즌과 이번 시즌 초 본인의 움직임을 생각해서 벌크업에 중점을 두고 체력훈련을 했는데 그게 오히려 독이 된 느낌이랄까...나중에 밸런스가 잡히면 더 좋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 것 같지만, 현재로서는 뭔가 경기력이 안나오는 방향으로 치우쳐 있는 건 사실인 듯. 

2-1. 이미 팀에 없는 전진우나 이상민, 아직 남아있는 김주찬과 손석용, 넓게 보면 서동한 정도까지...뭔가 이들의 플레이를 보면...이런 말이 어떨지는 모르겠는데. 살짝 '전진우스럽다?' 라는 표현이...(전진우에겐 미안한데, 이런 표현밖에 생각이 안남...) 이게 원래 우리가 보유하고 있던 선수들의 특성인지, 이번 동계에서 선수들을 이렇게 만든 건지 확실치는 않지만, 뭔가 마무리나 결정적인 역할을 해 줘야 할 때 한 번 더 생각하거나 끌고가는 느낌들이 더 있음. 물론 그렇게 해서 기회를 만들거나 골을 만들어낸 적도 없지는 않지만, 그 때 그냥 때렸다면 어땠을까 라는 장면이 자주 나오는 것도 사실인 듯...오히려 염감 시절 그나마 손석용이 바로바로 때리거나 밀어주는 모습을 보여줬고, 이상민이나 김주찬이 그런 물(?)이 덜 든 것처럼 보였는데, 천안전에서 새로 영입한 선수들이 뛰는 모습, 혹은 얼마 전부터 박승수가 그라운드에서 뛰는 모습을 보면...비교적 과감함이 덜한 느낌도 드는 것 같다는...판단을 하고 뛴다는 건 좋은 것이지만, 골문에서 가까운 곳이라면 그 시간을 어떤 식으로건 최대한 짧게 가져가던가, 때로는 감에 그냥 맡기거나 하는 것도 좀 필요하지 않을까 싶음. (아마 이 부분은 전술적으로 손을 계속 보고 있긴 할 것 같은데...어느 정도는 선수들이 깨닫는 부분도 필요해 보인다고 생각...)


3. 뮬리치...사실 변 감독님 부임 후 의외로 잘 고쳐 쓰고 있는 선수 중 하나가 뮬리치임. 움직임이나 헤딩, 몸싸움 등이 많이 적극적으로 변했고, 그만큼 더 위협적으로 보이긴 함. 천안전에서는 슈팅 타이밍도 좀더 빨라지긴 한 것 같더라. 문제는...마무리가 안 됨...적극적으로 변한 부분도 이전에 비해 적극적으로 보이고 좀더 한다는 거지(그게 체격과 시저지를 줘서 뭔가 위협적으로 보이긴 함...저 거구가 몸으로 부딪쳐 오면 일단 움찔할 수 있음) 아주 잘 하는 건 또 아님. 뭔가 그 나이에 배워간다는 느낌이 더 강하게 나는 건 뭔지...

3-1. 이번에 현규가 이적하면서 총알이 다시 채워지겠는데(언제 장전될지까지는 잘 모르겠지만), 이걸 이용해서 내보낼 수 있다면 빨리빨리 새로운 자원이 구해졌으면 좋겠음. 생각보다 시간이 많지는 않지만, 이미 리스트업이 다 되어있긴 할 테니...다만...뭔가 강제 방출도 거부할 수 있는 그런 게 있는 건 아니곘지? 왠지 위약금 다 돌려준다 해도 안 나간다고 할 것 같은 느낌적인 느낌이...(이해는 좀 가는 게, 어디 가서 이런 축구를 경험해 보겠나 싶기는 함...남은 기간동안 최대한 이런 축구 해 보고 싶겠다는 생각이 들 것 같은...)


4. 젋고 파릇파릇한 선수들이 뛰는 걸 보니...심지어 잘 하는 걸 보니...감코진과 프런트의 선수 보는 눈이 참 좋은 것 같다는 생각도 들고, 데려온 선수들을 금방 써 먹는 능력이 참 좋은 것 같다는 생각도 들고...선수들 자체도 잘 준비되어 있는 것 같다는 느낌도 있고...뭔가 이것저것 딱딱 떨어지는 좋은 영입이 아닌가 싶네. 이규동도, 김지호도 너무 잘해 줘서 좋구만. 이들에 대한 평가는 좀더 경기를 지켜보고 하려고 하는데, 일단 느낌은 좋다는 거...(이규동은 이적 조항 없나...ㅎㅎ) 다만 그와 별개로 최전방은 어떤 식으로든 보강되었으면 좋겠음. 이규동 혼자에게 최전방의 짐을 지울 수는 없어 보이긴 함.


5. 간만에 나왔던 툰가라...사실 변 감독님 체제에서 툰가라가 중원에서 뛰는 걸 볼 수 없을 줄 알았는데, 피터를 뺴고 넣을 줄은...그리고 참 잘해줬고...사실 툰가라 자체는 좋은 선수라고 생각함. 패스라던가 드리블이라던가 뛸 수 있는 위치라던가...생각보다 균형이 잘 잡힌 선수로 보이고...수비도 그렇게 잘 못하지는 않고...아마 어쩔 수 없이 남기더라도 1-2선 어딘가에서는 뛰라면 뛸 수 있는 자원이긴 함. 현재 중원 가용 자원이 생각보다 많아졌고(공미-중미-수미 생각해보면 유제호만 이탈이고, 기존 이종성-김보경-김상준에 피터, 홍원진에 이재욱까지 들어옴, 그리고 오늘 강현묵 전역) 측면보다는 중앙에서 영향력을 발휘하는 선수 특징과, 우리 외국인 슬롯 부족(그 중 하나가 뮬리치...) 등을 고려해서 이적 대상이 되었던 것이지만...만약 남길 수 있다면 이번 시즌은 일단 남겨둬도 줗지 않을까...물론 기회를 많이 주기는 어려울 수도 있겠지만, 다른 선수들과 스타일이 겹치지 않아서 뭔가 키가 될 수 도 있지 않을까 싶은 부분도 있어 보이고...


6. 김상준...변 감독님 부임 후 뭔가 자주 보이지는 않는데, 일단 보이면 뭔가 좋은 모습인 경우가 많다. 유일한 3백 경기였던 부산전에서 중원에 투입되면서 확실한 활력이 생겼고, 성남전에선 쐐기골 어시, 지난 천안전에선 골. 이전부터 김상준이 골을 넣으면 뭔가 결과가 좋을 때가 많았던 것 같기도 하고...(예전에 데뷔골 넣고 그게 기점이 되어 오현규가 시즌 첫 골...극장골로 지던 경기를 무승부로 만든 적도 있고...) 아직 예단하긴 이르지만, 이전 백지훈같은, 새로운 승리의 파랑새가 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이 생기는 건...아직은 나 뿐이려나...ㅎㅎ


7. 배서준...(유제호 아닙니다...중계진들 업데이트 좀...) 사실 이 선수가 (임대긴 하지만) 우리에게 올 꺼라고는 생각 못 했는데...2023 U20 월드컵 주전 측면 수비수였고, 거기서 상당히 좋은 활약으로 4강을 이끌어냈던 선수. 현재 왼쪽 측면 수비에 활력을 넣고 싶어 영입한 듯 한데, 일단은 좀더 지켜봐야 할 듯. 적어도 이기제나 이상민이 뛸 때보단 나은 느낌이긴 한데...최지묵이 돌아온다면 어느 쪽이 나을지 보는 재미는 있을 것 같음.(자기 역할은 잘 하는 듯 한데 뭔가 손발이 안맞는 느낌이 아직 있달까...)

7-1. 배서준과 김지호의 영입으로 현재 황인택밖에 없던 2003년생이 셋으로 늘어났다.(황인택과 동기인 구민서는 2002년 생...부상으로 1년 유급...1년 차이니 그냥 동기로 쳐줄까...) 뭐 축구를 나이로 하는 건 아니겠지만, 없던 동갑내기가 들어오면 아무래도 여러가지로 좀더 편한 느낌이 생기지 않을까 싶은 느낌은 있음. 게다가 황인택과 배서준은 U20 월드컵 동기이기도 하니...(바로 옆에서 같이 뛰거나, 서로 맞교체되거나 하는 사이였...) 개인적으론 이번 영입이 많은 유스 속에서도 뭔가 부족한 부분이 채워진 듯한 느낌이랄까...(배서준은 임대긴 하지만...)


8. 다음 경기는 이번 시즌 빅버드 마지막 경기...이번 시즌 빅버드에서의 유종의 미를 거두고, 미르에서의 남은 경기 잘 치르는 디딤돌이 되었으면 좋겠네~~ㅎㅎ (이날 일이 있어서 경기를 볼 수 있을지조차 모른다는...ㅠㅠ)

lonely멧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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