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 비오는 날 풀어보는 안산전...아쉽...

(0. 전남전 때와 비교해보면...공통점은 상대가 전술을 잘 짜고 나온 듯한 느낌. 그러고보니 어느 정도 우리 전술이 좀 읽힌 듯한 느낌도 있다 .다만 전남전은 겨우 비겨서 잘한 느낌? 안산전은 비겨서 아쉬운 느낌? 전남전 후기 남기려다가...생업이 발목을...ㅠㅠ 그래도 바쁜 게 낫긴 하다. 바쁜 게 돈 버는 거야...다행히 축구 볼 시간은 있다...ㅋ)

1. 4-3-3과 4-1-4-1로 어느 정도 포메이션은 정착된 느낌. 4백도 주전급은 어느 정도 정착된 것 같고, 홍원진까지 가세하면서 미드필더진도 더 많이 단단해진 느낌이다. 특히 DM 걱정을 많이 덜었다는 것이 좋다. 이런 분위기가 공격진까지 이어지면 좋을텐데...박승수가 가세한 거 빼면 아직까지는...특히 최전방은...김현의 부상이 아쉽고, 가용 자원이(쓸 수 있는 자원이라는 이야기, 잘 한다는 게 아니라) 뮬리치 정도밖에 없다는 게...그리고 그 한탄스런(?) 문제가 이날의 발목을 너무 크게 잡았지...

1-1. 피터와 홍원진의 가세는 확실히 우리 중원에 큰 활력을 불어넣어 줄 수 있는 부분이다. 바로 선발출전할 정도로 몸상태도 좋고, 우리 팀에 필요한 부분을 잘 채워주기도 하고...특히 박투박으로서의 활동량은 중원 뿐만 아니라 다른 포지션에서의 부담도 많이 덜어줄 수 있다는...다만 이날의 중원은 확실히 뭔가 발이 안 맞는 느낌이 강했음. 분명 참작이 가능한 부분이긴 한데, 홍원진이나 이종성이 교체로 나왔다면 어땠을까 싶음. 개인적으론 차라리 툰가라를 같이 써 보는 게 어떨까 싶었지만...우리 감코진 생각은 거기에 닿아있지 않았겠지...(4-2-3-1의 공미나 4-4-2의 세컨톱이 어울릴 듯...)

1-2. 수비진이 1진급으로 정착되는 건 좋은 부분이긴 한데...어느 정도의 로테이션도 필요하지 않나 싶다. 특히 양쪽 풀백들의 공격 가담 등을 고려했을 때, 필요할 때 교체투입으로 성과를 볼 수 있는 부분이 이 포지션이 아닌가 생각...한 방이 필요할 때 손호준이나 이건희, 황인택 등 공격 가담에 좀더 유리한 풀백들이 후반에 투입될 수 있도록 준비해 두는 것도 필요하지 않을까 싶음. 물론 주전급은 이유가 있기에 주전이겠고, 이들을 처음부터 빼자는 건 아니고...(장석환의 교체 투입은 조금 더 빨랐으면 좋았을 것 같다는 생각이...감독님도 확신이 없었을까...)

2. 안산의 준비가 너무 좋긴 했음. 역습이라는 확실한 컨셉을 가지고 활동량과 스피드를 조합시켜서 공격 나가있는 우리의 후방을 끊임없이 위협하는...심지어 세트피스 방어조차도 숫자를 덜 두고 역습에 중점을 둘 정도. 어찌 보면 지배하고 장악하면서 주도권을 쥐고 흔드는 축구에 카운터를 제대로 날릴 수 있는, 안산같은 팀 체급에서 승점을 따 내기 최적화된 축구를 잘 했다는 느낌. 우리 팀을 정말 엄청나게 분석하고 온 게 아닌가 싶을 정도...개인적으론 오히려 염감 축구가 이 카운터의 빛을 잃게 할 수 있는 축구가 아니었나 라는 생각도 들더라. 공수 전환 때 다 같이 유기적으로 올라가고 내려오는는 게 아니라 여기 분산되어 있고 저기 분산되어 있다 보니 오히려 안산 역습 루트에 자꾸 누가 남아있는 상황이 발생하는 식이 아니었던가...(물론 계속 만나다 보면 파훼법도 찾았겠지...)

2-1. 염감 시절 하니까...코리아컵 3R 경기를 다시보기 했는데, 이 때 60분 정도까지 공격에 가장 큰 지분을 차지했던 게 툰가라...돌파 되고 스루 되고, 말 그대로 에이스였더라. 하이라이트만 보면 김보경과 세트로 날아다닌 날이긴 했음. 부상이 길었고 이날이 복귀전이긴 했는데, 조금 더 중용되었다면 좋았을 것 같은...? 물론 그 때와 지금은 좀 다르니...참고로 뮬과 전진우도 선발이었는데, 뮬은 그 때나 이번 경기나 비슷했고(그나마 염감시절 중 가장 적극적으로 뛰긴 한 듯한 느낌, 비교해 보면 지금이 전반적으로는 훨씬 낫긴 하다는), 전진우는 전반에 부상교체...교체투입된 이상민이 결승골(무려 뮬이 키퍼와 경합하면서 흐른 볼을 슛으로 연결). 이거 보고 나니 상민이가 보고싶어지긴 하는데...뭔가 번뜩이는 장면보다는 뒤에서 궂은 일을 더 맡아 하는 느낌이랄까...수비 도와주려 위에서 내려오는 움직임은 잘 하는 것 같은 느낌인데, 공격에서의 번뜩임이 그만큼 사라진 느낌...풀백으로 너무 자주 뛴 건가...ㅠㅠ

2-2. 세트피스 하니까...사실 이런 세트피스 전략은 이전 코리아컵에서 만났을 때도 나왔던 부분들이지. 생각보다 우리 제공권이 좋지 않다는 점을 적극 이용한 게 아니었나 싶음. 거기에 우리 세트피스 공격 때 킥이 확실이 이전에 비하면 질이 좋지 않음. 물론 일차적으로 이걸 밖으로 돌려서 순간적으로 수적 우위를 발생시켜 밀고 들어가는 방법도 있었겠지만, 거기까지 생각을 못한 건지, 아니면 상대 수가 적다는 부분에 좀더 기회를 걸었던 건지...다만 결국 하나 성공시키기는 했음. 그게 박승수의 데뷔골.ㅎㅎ 그러고보니 지난 리그 경기도 결승골이 한호강의 코너킥에서의 골이었네...ㅎㅎ

3. 전진우와 뮬리치...이 둘을 어찌 하오리까...

3-1. 전진우는 뭔가 선발로 나오면 더 안 좋은 느낌이 강해지는 것 같다...1-2선을 아우르는 멀티성과 활동량, 스피드 등 장점이 많은 선수임에도 자기 장점을 더 큰 단점으로 덮어씌우는 느낌...점점 뭔가에 잠식당하는 느낌...한 예로, 전진우의 결정력 문제는 본인이 뭔가 잘 못 찰 때도 있긴 하지만, 그것보다는 본인이 제대로 슛 할 수 있는 상황을 못 만들어내거나, 그렇게 하려다가 슛하기 더 안좋은 상황을 초래한다는 거...멘탈이라고 해야 하나, 전술적인 감이 떨어졌다고 해야 하나...안타깝고 안타까운데...계속 이런 활약이면 정말 자리 없을 수도 있다. 이전에야 구 프런트가 봐주기라도 했지(라고 쓰고 방만경영이라고 읽는...), 지금 박승수나 김성주 등이 언제든 치고 올라오는 게 가능한 상황이라(승수는 골까지 넣었음) 매탄 프리미엄(?)조차도 밀릴 상황임. 그나마...우리 최전방 보강이 제대로 안된다면 진우라도 있어야 하는, 우리가 좀 급한 상황이긴 해서 아직 기회는 있다고 봐야겠지만...(김현이 빨리 자리를 털고 일어나던가, 새로운 스트라이커가 빨리 보강되던가...)

3-2. 뮬리치...더 심각한 상황...솔직히 감독님 오고 나서 움직임이 여러 가지로 많이 좋아지긴 해서 기대를 걸고는 있지만(염감시절 저 안산전 코리아컵 빼면 그냥 투입할 테니 넣어줘 수준이었...) 가장 중요한 골 결정력이...너무 치명적인 약점이 있는 게, 다리가 너무 길어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슛 쏘는 순간 수비가 가까이 붙고 있으면 정확도가 너무 크게 떨어짐.(오히려 아주 가까워도 수비수들이 움직이지 않으면 정확도가 조금은 올라감. 이런 건 또 의외로 좀 한다는...) 순간적으로 완전 오픈 찬스에서 쏴야 정확도가 확 올라감(물론 그게 다 들어가진 않는 게 또 다른 문제지만...유효슛이라면 계속 봐줄 만 하다고 봄). 헤딩도 몸싸움도 제대로 안하던 시절에 비하면야 좋다고는 하지만, 그 자리에 계속 선다면 우리에게 필요한 건 골을 보여주는 능력임. 그런데...이걸 어떻게 키워줘야 하나...

4. 박승수 데뷔골 축하~~~ 언젠가 라면 CF 들어올꺼야~~~ CF 들어올 때까지 골 많이 넣자~~~~~~(체력만 동나이때 오현규 수준으로만 올라와주면 K리그1까지 씹어먹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더라...잘 하는 건 알았지만 이정도까지...ㄷㄷㄷ)

5. 이종성...지금은 이 팀의 본체라고 봐도 무방한 선수...다만 포항전부터 이어진 강행군 탓에 체력 문제가 발생한 것 같다는 생각이다. 체력적으로 부족한 상황에서 실수가 나오는 것 같다는 생각이고...그 PK에서 프리킥 바뀐 상황도 결국 발 잘 안맞고 체력적으로 떨어진 상황에서 커버하려다 발생한 실수가 아니었을까...후반에 이종성이 없으니 중원에서 뻗어나는 패스가 많이 줄어든 게 아쉬웠다. 피터가 어느 정도 해주긴 했지만(이 친구도 대단하긴 해...몇 경기 안되었는데 이 정도...ㄷㄷ) 김보경도 좋지는 않았고, 홍원진은 전술적으로 발을 좀더 맞춰봐야 할 듯. 다행히 2주라는 시간을 벌었으니 다음 경기엔 볼 수 있겠지?

6. 왼발...뭔 말인고 하니, 이번 시즌 우리에게 아쉬운 부분 중 하나가 우리 팀 왼발러들이라는 거...한때 좌파축구라고 할 정도로 왼발 킥 잘 하는 선수들이 즐비했고, 지금도 그 선수들이 활약하고 있긴 한데...확실히 예전에 비해 왼발에서 나오는 포스가 많이 줄어들었다. 지금 왼발을 주발로 쓰는 선수가 이기제, 김보경, 이상민, 장석환, 황인택 정도인데...(양형모는 키퍼고, 정성민은 데뷔 안했으니 제외) 데드볼에서 항상 기대되던 이전과는 달리 프리킥도, 코너킥도 뭔가 유의미한 성과가 잘 안나오는 느낌이다. 특히 이기제, 김보경이 코너킥을 차는 경우가 좀더 많을 텐데, 이전보다 확실히 기대가 덜 되는...물론 가장 중요한 건 감독의 전술적인 움직임을 통해 원 팀이 되는 길이지만, 데드볼이든 플레이 상황이든 믿을 만한 킥력만으로 위협적인 상황을 만들어줄 만한 선수가 없다는 게 참 아쉽네. 골결정력 만큼 골에 가까운 상황을 마법같이 만들어내는 것도 어찌 보면 우리가 잃어버린 부분 중 하나가 아닐까...(염감 이후 이기제의 킥력이 이렇게 빠르게 떨어질 줄은...우리가 염감을, 아니 그 시절 염갓(...)을 좋아했던 이유도 결국 이런 거 아니었나...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킥력...) 개인적으로, 이게 우선순위은 아니더라도 언젠가 반드시 보강해야 할 부분이라고 본다.(...생각해 보니, 굳이 왼발일 필요까지는 없겠네...누구든 이런 선수가 하나 나와줬으면...왼발이면 더 좋다고 보지만...)

7. 휴식기...다른 팀들은 경기를 진행하기에 가만 있는 동안 순위가 어떻게 될지 걱정되기도 하지만, A매치 휴식기 이후 새로운 선수들과 합을 맞춰볼 소중한 기회가 생겼다고 봐야지. 위의 이종성 등 지친 선수들이 쉴 시간도 생겼고, 새로운 영입도 기대해 볼 수 있을 것이고...설왕설래가 있지만, 경남전부터 지금까지 발전한 모습들이 계속되는 느낌을 휴식기 이후에 다시 한 번 보여줬으면 하는 바램. 보강까지 잘 되어서 하나의 팀으로 더 잘 뭉치게 된다면 아직 올라갈 기회는 충분히 있다. 잘 해 봤으면~~~(그나저나 감독님은 며칠 정도 짧게라도 집에서 좀 쉬시는 것도...너무 피곤해도 효율이 안나와요...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