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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 뭐? 카즈키가 트레이드? 구단이 또 쓰레기짓을 했다고?!!!

햐얗게눈이내리던 햐얗게눈이내리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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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며 분노하실 분이 많으신 것 같은데.

저도 그 마음 충분히 이해합니다.


저도 원래 아주 옛날엔 서울에 사는 안양 치타스의 라이트 팬이였고 자연스럽게 FC서울을 응원하게 되었다가 

백지훈을 너무 좋아하게 되었는데, 구단이 백지훈의 의사도 묻지 않은 채 수원으로 보내 버렸고

이 이적 소식에 겁나 분노하면서 "서정원 때도 저러더니 더 이상은 못참겠다!" 하며 

백지훈을 따라 수원팬이 되었습니다. 그게 2006년이니까 벌써 18년이 되었군요.


그 때는 FC서울에 엄청 분개했었는데 나중에 알고보니 다 양쪽의 사정이 있더군요.

백지훈의 주가는 올라가는데 백지훈은 해외진출 하겠다며 재계약을 거부하고, 구단은 돈을 좀 벌고 싶고

그 때 마침 수원이 넉넉한 돈을 제시하며 보내달라하니 FC서울 입장에서는 안보낼 이유가 없죠.

물론 선수 의사에 반하는 이적이였고 이적하지 않으면 임의 탈퇴 시켜버린다는 협박도 있었으니 FC서울이 양아치 같은 짓을 한 건 맞습니다.


그럼 이번 일도 우리 구단이 그런 양아치 같은 짓을 한 것이냐.

그건 나중에 양쪽 이야기를 다 들어봐야 알 수 있는 겁니다. 지금은 그저 추정할 뿐이죠. 


다만 카즈키가 기사에 나왔던 것처럼 서운해 할 수는 있다고 생각합니다.

본인은 수원의 승격을 위해 큰 결심으로 구단에 남았는데 자기를 이렇게 토사구팽하듯이 내팽겨 칠 수 있냐 하며 섭섭하게 생각할 수도 있고 

누군가를 미워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개인의 감정일 뿐입니다.


구단간의 트레이드는 개개인의 감정과 사정을 다 봐주면서 진행하기에는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습니다.


아래 적절한 예시를 영화에서 보여주는 것 같아서 짤을 좀 캡쳐해봤습니다. (문제가 되면 말씀해 주세요 삭제하겠습니다.)


영화 머니볼입니다.

단장인 빵형이 부단장인 조나 힐에게 원정 경기는 니가 가라고 합니다.

왜 단장님은 안가냐는 질문에, 나는 선수를 잘라야 하는 일을 하는 사람인데 선수들하고 친해지면 어떻게 그런 일을 할 수 있겠나며

너도 언젠간 나처럼 선수를 잘라야하는 순간이 올테니 연습한다 생각하고 나를 잘라보라고 합니다.

그래서 조나힐이 아래와 같이 연습해 보죠.



이렇게 단장인 빵형의 가르침을 받고 나중에 팀을 위한 트레이드가 진행될 때 배운대로 실행을 하게 되죠.



영화이긴 하지만 우리의 상황도 같습니다.

개개인의 사정과 기분을 다 봐줘가면서 트레이드를 진행할 수는 없습니다.

새로 감독이 왔고, 

카즈키는 새로운 감독의 피드백을 받아들이지 못했고

감독에겐 다른 유형의 선수가 필요했는데 그 선수가 이랜드에 있었고

이랜드에서는 그 선수를 매물로 내놨죠.


우리는 그 선수를 영입하기로 했고 

돈 or 선수의 선택 사항에서 이랜드가 카즈키를 선택했습니다.


아주아주 나이스한 윈윈 딜이죠. 

그리고 프로스포츠 안에서 벌어지는 비즈니스일 뿐입니다.

어떠한 법규를 위반한 것도 없고 아무런 문제가 없습니다.


이를 알리는 과정에서 카즈키의 마음까지 잘 어루만져서 설득할 수 있었으면 정말 더 없이 나이스 했겠지만

그렇지 못하다고 해서 구단이 양아치 짓을 했다거나 쓰레기 같은 짓을 한 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만약 카즈키가 가기 싫다고 했으면 거래가 성사 되지 않았겠죠. 

여기서부터는 카즈키의 선택 사항입니다. 

팀이 더 이상 날 필요로 하지 않는다는 사실에 기분은 나쁘지만 나의 가치를 증명하기 위해 남아서 어려운 도전을 이어갈 것인지

떠날 것인지.


저도 저희팀이 저보고 더 이상 제가 필요 없으니 다른 팀으로 떠나라고 하면 기분 나쁠 겁니다.

뭐 욕도 하겠죠. 


하지만 어쩌겠습니까. 세상 일이 다 그런거죠.


카즈키 본인과 카즈키를 사랑했던 팬들의 입장에서는 너무너무 속이 상한 일이겠지만 

팀을 위해서는 어쩔 수 없는 일이였기도 합니다. 


저도 카즈키의 낭만이 참 좋았고 카즈키의 축구가 참 좋았던 사람으로써 이번 트레이드가 여러모로 아쉽지만

더 나아지는 팀을 보며 쓰린 마음을 달래보려고 합니다.


마지막으로 바라는게 있다면 

앞으로는 명문 구단 답게 이런 일이 있을 때 더욱 신사적이고 멋진 태도로 떠나는 이를 보낼 수 있는 수원삼성블루윙즈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럼 긴 잡설은 여기까지.





햐얗게눈이내리던 햐얗게눈이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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