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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 부산전 후기 - 변 감독의 데뷔전

lonely멧
801 3

(0.이 경기는 솔직히 많은 기대는 안 하고 봤다.시간도 생각보다 촉박했고(박경훈 단장 인터뷰에서 더 빨리 선임하고 싶었다고 하더라. 아무래도 대기업의 일처리는 그 자체로 늦는 부분들이 있긴 한 것 같음) 코치진도 기존 그대로 가는 거였으니...그럼에도 불구하고 뭔가 변화가 있을 듯한 모습을 보여서 나쁘지 않은 경기였다고 본다. 무엇보다도 뒤지던 경기를 동점으로 끝내긴 했으니...)


1. 쎄오 이후로 우리에게 가장 익숙한 포지션은 3백인 것 같다. 결국 변 감독의 첫 경기는 3백으로 시작했고 3백으로 끝났지...다만 중간중간 4백스러운 모습을 가져가기도 했었고, 디테일에 나름의 변화를 부여한 면이 보였다. 수비적인 면에서 상대를 틀어막는 데 어찌어찌 가능하기는 했으나, 중간중간 많이 흔들렸던 부분은 보완할 꺼리가 많다고 느껴지긴 했다. 시즌 초반보다 수비조직력이 오히려 퇴보하는 듯한 상황이었는데, 수를 늘린다고 성공적으로 메워지진 않는 모습이었으니...그런 모습으로 너무 내려앉아버리는 바람에 공격전환이 어려워지는 자충수를 두기도 한 듯 했고...그래도 후반 들어서 선수가 바뀌고 전술이 지향점을 찾아가면서 점점 좋은 모습들이 나오고 동점골이 나오고...뭔가 실전에서 점점 전술을 익혀나가는 시간이 되지 않았나 싶은 생각이 들었음. 뭐, 첫 경기였으니 그랬을 수밖에 없었겠다 생각해야지...생각보다 짧게 느껴졌던 90분이었다는...

1-1. 어떻게든 전술적인 우위를 가져가 보기 위해 디테일을 둔 부분의 핵심은 장호익. 3백 스토퍼와 풀백, 나중엔 윙백으로 올라서면서까지 여러 가지 역할을 맡아주면서 오른쪽 공격에 활력을 불어 넣었음. 툰가라가 오른쪽에 배치된 이유도 그렇게 오른쪽에서 살아나갈 때 측면 플메처럼 김주찬-뮬리치에게 공을 뿌려주는 역할을 하길 기대했었던 듯. 하지만 너무 내려가 있었고 뮬리치와 김주찬, 특히 뮬리치의 포지셔닝이 너무 좋지 않았고, 상대는 측면부터 매우 거칠게 수비로 나왔던 게 주효했었다고 봐야...툰가라도 답답했는지 직접 끌고 나오려고 했는데 그것도 주변 도움이 너무 적다보니 측면 지원만 계속 받았고 결국 막히는 모습만(나중엔 수비가 덮쳐서 부상까지...ㅠㅠ)...나중에 들었던 생각이었지만, 포메이션을 보는 순간 둘리 감독이 대처를 했겠구나 싶었음.

1-2. 그나마 장호익과 툰가라가 장점이 있는 선수들이라(장호익은 활동량과 체력, 그리고 수비 멀티플레이, 툰가라는 찔러주는 패스와 직접 드리블이 다 되는 선수) 이정도까지 구상이 가능하지 않았나 싶음. 다만 이들로 어떻게 오른쪽을 후벼 파보려 하기엔...중원-전방과의 연계가 너무 안좋긴 했음. 그나마 이종성이 반대로 전환이라도 몇 차례 시켜줬지만...유제호는...뮬리치는...김주찬(...은 좀 애매하지만...)...오히려 이게 개선이 된 게 앞선이 모두 활동적인 선수들로 바뀌고 나서(전진우 제로톱에 손석용-이상민) 앞선의 움직임이 활발해지면서 공간이 생기기 시작했을 때...


2. 변성환 감독의 옛 인터뷰를 보면 U17 팀을 구성할 때 김명준(FW)-임현섭(MF)-강민우(DF)라는 축을 중심으로 윤도영-양민혁이 좌우에서 활발하게 움직여주는 구조를 확고하게 가지고 있었음. 어제 우리 포메이션에선...이종성(MF) 정도밖에 없었다고 봐야...그래서 그나마 오른쪽을 중심으로 잡고 해보려 했던 것 같은데, 오히려 중심이 잡힌 건 앞에 전진우가 들어가고 나서였던 듯. 뭔가 일자로 중심이 잡혔다기보단 이종성을 축으로 공격이 일정한 축 없이 전반적인 역할을 분담받아 흔드는 구조였달까...물론 후방 빌드업은 어려웠고, 그 이상의 뭔가를 보여주기엔 여러가지로 버거운 부분이 있긴 했음. 김상준이 들어가고 중원이 한층 안정을 찾긴 했는데, 완벽하게 축을 만드는 건 실패였달까...김현의 공백이 아쉬웠음. 뭐, 휴식기 끝나면 돌아올 테니...다만 서브로 축이 될 수 있는 선수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봄. 그리고 뮬리치는 확실하게 아님.


3. 전진우...들어오자마자 대형 사고를 치는 바람에 이거 그냥 눈밖에 나는 거 아닐까 싶었는데...그래도 톱으로 배치되고 나서부터는 어찌저찌 상대를 흔들고 공간 만드는 역할은 잘 했다고 봄. 뮬리치가 잠깐 측면으로 빠지니 원터치로 뮬리치에게 연결해주는 모습을 보고 생각보다 괜찮게 하네? 라는 생각을 들게 하더라. 다만 오랜만이어서 그런지 익숙치는 않아보였음(이걸 나름 좀 썼었던 게 병근쌤...) 뭐 어쨌든, 다시는 뒤까지 내려와서 그런 호러스러운 모습은 안 보여줬으면 좋겠음.


4. 유제호를 보면서 드는 생각은...국대에서 백 뭐시기를 3선에 쓰는 것과 비슷한 듯하다는...(물론 백 뭐시기보다 효율이 더 떨어지는...) 유제호의 장점이라고 본다면 어느 정도 공을 잡아서 유지해 주고 바로 주변으로 연결시키는 등 이어나가는 능력일 텐데, 공을 유지하는 것도 그렇고 연결시키는 것도 그렇고...데뷔 시즌에 더 좋은 모습을 봤던 것 같은 느낌이랄까...활동량은 애초에 많은 스타일이 아니었고...그나마 앞선으로 가면 공격 전개라도 좀더 하는 모양새고 중거리 능력도 있긴 한 자원인데, 거기 갖다놓을 자원은 많고 3선에서 뭔가 해줘야 할 자원은 부족하니 돌려쓰는 모습 혹은 그 조금의 장점이라도 써먹어보려는 전술의 희생양...정도로밖에 안보이는 상황이랄까...데뷔시즌에 십자인대 안 다치고 잘 뛰었다면 더 발전한 모습으로 있었을까 하는 아쉬움마저 생기는데...뭔가 수비라도 되고 조금이라도 더 뛰려는 김상준, 좌우 전환 횡패스나 시야, 노련미 등 장점을 잘 보여주는(+ 상대도 잘 긁는) 이종성, 점유와 전개 카즈키에 비해면 뭔가 하나씩 부족한 듯한 느낌...

4-1. 사실 이 부분도 생각해 보면 중원에서 길게 점유하는 플레이에서는 유제호의 플레이가 조금 더 돋보일 수도 있지 않을까 싶은 생각은 있음. 어제 경기에서 중심이 너무 뒤로 쳐지는 바람에 3백 언저리에서 플레이하는 경향이 잦았을 때가 있는데, 이 때 좀더 중원에서 중심을 잡았다면 조금 더 돋보일 수 있지 않았을까 싶은 생각이긴 함. 짧게 짧게 썰어들어가는 플레이라면 장점을 찾을 수도 있을 것 같은데...이번 시즌 우리에게 그런 걸로 우위를 점한 적이 있었던가...중원을 장악당한 적이 더 많았던 것 같은 느낌적인 느낌이...


5. 뮬리치...키 큰데 공중볼에 약함. 헤더 자체도 잘 못 함. 발밑 좋음. 일단 잡아놓으면 부드러움. 스피드 붙으면 따라잡기 어려움. 몸이 워낙 좋으니 몸싸움 자체는 각잡고 하면 막기 어려운 타입...인데 몸싸움을 안함. 포스트 플레이 잘 못함. 슛은 대충 차는 것 같은데도 강함. 정확도는...음...방해만 없다면... 이런 건 하루이틀에 이렇게 정해진 게 아니라, 본인 스타일이 이렇게 점점 발전(?)했다고 봐야겠지. 사실 잡아놓는 게 그 몸 치고는 부드럽긴 해도 전체적인 측면에서 보면 그 몸 때문에 투박한 부분이 생길 수밖에 없음. 그게 생각보다 적다는 거지, 투박하지 않은 건 아니고...사실 위와 같은 특성 때문에 주변에 큰 방해가 없는 상황에서 자기 슛을 급하지 않게 잘 차는 상황이라면 막기 어려운 슈팅을 날려대는 위협적인 선수가 됨. 물론 그런 상황을 상대가 바보가 아닌 이상 만들어주지는 않고...우리가 전술적으로 만들어야 하는데...변성환 감독도 그런 걸 생각을 해서 어제와 같은 포메이션을 구축한 것 같은데 결과적으론 실패...다만 라인이 조금만 더 중원 쪽으로 중심이 잡혔다면 또 몰랐겠지만...뭐 그것부터 성공하지 못했으니...그렇다고 도와주러 오는 것도 아니고 앞에서 대기...앞에서 받아도 결국 둘러쌓일 수밖에 없고...탈압박이나 포스트 플레이엔 약하니 빼앗기는 경우가 많아지고...사실 이런 특성의 선수를 그 효과를 극대화시키려면 동점이나 우리가 이기는 상황에서 확실한 포스트 역할을 수행할 선수와 함께 (상대 체력 떨어졌을 때) 교체로 내보내는 게 가장 좋은 방법인데...그런 장면에만 쓰기엔 외국인 슬롯이 참 아깝...어제는 전진우와 스위칭 시키는 모습까지 나왔는데 인상적이진 못했음. 만약 변 감독이 뮬리치 활용법까지 찾아낸다면 기적이겠지만, 왠지 다른 선수를 데려오는 게 더 빠를 것 같긴 하다. 뮬리치 하나에 전술을 몰빵할 수도 없는 노릇이고...(그라운드에서 하는 거 보면 뭔가 노력을 하는 것 같긴 한데...)


6. 개인적으로 감동? 감격? 하여튼 그런 부분이 있었는데, 이상민의 2선 투입이었음. 드디어 풀백에서 벗어나서 공격을 해보는구나 싶더라. 항상 열심히, 열정적으로 뛰는 선수인데, 이번엔 수비 생각 좀 덜하면서 공격에 좀더 집중할 수 있게 뛰니까 한층 물만난 듯한 모습이긴 했음. 오랜만에 뛰어서 그런지, 감독 부임 후 첫경기라 그런지 조금 어색해 보인 면도 있었지만, 2선에서 뛰는 모습 그 자체로도 좋았달까...이날 이기제가 풀타임을 뛰어서 계속 2선에 머물 수 있었음. 2선 경험치를 다시 조금씩 더 쌓아나가면서 좋은 모습 보였으면 좋겠네.ㅎㅎ

6-1. 막판에 민상기가 교체투입되면서 장호익이 윙백으로 올라갔었는데, 이 때 계속 반대발 윙어로 뛸 게 아니라 손석용과 자리를 바꿨다면 어땠을까 싶기도 함. 이상민도 풀백-윙백이 가능하고 이기제도 올라가면 어느 정도 영향력을 보여줄 수 있는지라(크로스, 패스, 슛 다 가능하니) 좌측에서도 이기제-이상민이 어느 정도 시프트처럼 플레이할 수 있지 않았을까 싶었던...그 부분은 준비를 안한 듯 싶긴 했지만, 나중에 고려할 수 있는 카드가 될 수도 있지 않을까 싶음.(경우는 좀 다를 수 있는데, 상무시절 홍철-김민우 왼쪽 라인은 ㄹㅇ 무시무시했던 기억이...)


7. 간만에 맞는 휴식기. 새 감독님 아래에서 재정비 잘 하고 새로 전략-전술 잘 짜서 새로운 모습 잘 보여줬으면 좋겠다. 새로운 얼굴을 볼 수도 있을 것이고, 기존 선수들이 새로운 모습을 보일 수도 있지 않을까...변 감독님, 전력강화실, 단장님. 모두 믿습니다!!!

7-1. 그런 면에서 궁금한 게...새로운 코치진은 과연 누가 올 것인가...휴식기동안엔 그 오피셜도 기다려지겠네...ㅎㅎ

lonely멧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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