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 변성환감독의 첫 경기 총평

부임하고 일주일도 지나지 않아서, 아니 사실 행정적 일처리할 시간과 여러 가지 부가적인 업무에 소비한 시간을 빼면 전술적인 부분에 집중한 기간은 하루 내외일 것입니다. 그렇기에 이번 경기를 가지고 전술적인 부분을 논하긴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감독이 새로 선임되었다고 승점유예기간을 주지는 않죠. 한 번 경기를 곱씹어보겠습니다.

1. 불안한 빌드다운의 연속.

상대의 압박을 무력화시키기 위한 패스워크를 빌드업이라고 하죠. 그러나 오늘 수원의 모습은 상대로 하여금 오히려 압박을 하고 싶게 만들고 공을 쉽게 헌납하는 빌드‘다운’의 느낌이었습니다. 작년 광주처럼 상대를 끌어내서 공간을 스스로 창출한 뒤 그 공간을 활용하여 라인을 형성하는 전술적인 빌드업이 아니라, 선수들이 위치가 겹치고 침투 타이밍이 맞지 않아 백패스를 하고 압박에 걸려서 어쩌다 자리가 난 선수한테 급하게 공을 미루는 형태였죠. 이정효감독과 유사한 전술을 변감독이 지시한건지 선수들이 급하게 볼을 돌린건지는 모르지만 이러한 과정에서 전진우의 턴오버가 나왔고 실점으로 직결되었죠. 안정적인 빌드업은 변감독이 꼭 챙겨야할 과제인듯합니다.

2. 최악의 모습을 보인 공격진.

손석용, 툰가라, 김주찬, 전진우, 이상민에게 평점 1점을 부여하겠습니다. 뮬리치는 왜 빼냐고요? 그녀석은 마이너스입니다. 전방압박, 마무리, 침투, 패스, 크로스 모두 형편없었습니다. 도저히 전술적인 무언가로 해결할 수 있다는 느낌이 들지 않을 정도로 어처구니없더군요. 그나마 손석용은 투박했지만 적극적인 압박을 보여줬습니다. 뮬리치는 공중볼 경합에서 여전히 최악의 지표를 보였고 전진우는 완전히 폼이 떨어진 모습으로 무지성 슛만 난사했죠. 뮬리치의 볼미스 횟수가 공중볼 경합 성공횟수보다 2회 많았고 전진우의 마지막 슛 xG는 0.05였습니다. 처참합니다. 

3. 미드진 이모저모.

유제호 이야기를 하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후반에 페신에게 농락당할 때에만 눈에 띄었습니다. 예리하지 않은 전진패스와 부정확한 횡패스, 급한 백패스. 키패스 1회 기록했지만 이 역시 애매했습니다. 이종성의 경우 지난 이랜드전 개인적으로 수비적인 롤을 굉장히 잘 수행했다고 생각했는데 오늘도 역시 수비시 수원의 중원에 이종성이 있고 없고 차이가 컸다고 보여집니다. 골까지 기록했죠. 다만 이종성이 진영 위쪽까지 올라갈 때 아무래도 기동력이 탁월한 스타일은 아니기에 투박하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이 롤은 박상혁이나 유제호, 카즈키, 툰가라가 수행해줘여 할 것 같은데 이들의 현재 폼은 ‘글쎄’입니다...변감독이 전술적인 수정으로 수원의 역습전개 속도 개선을 이뤄내길 간절히 기도해봅니다.

4. 불안한 수비진.

최지묵, 한호강, 박대원이 이탈한 상황입니다. 로테이션을 돌릴 인원도, 여유도 없습니다. 현재 남은 선수들이 멘탈을 견고히 해서 버텨줘여합니다. 현재 뎁스에서 장호익이 센터백 롤을 수행하는 것도 뭐라고 할 수가 없습니다. 다만 이랜드전 나쁘지 않은 수비 커버를 보여준 장호익인데 오늘은 실수가 잦았습니다. 스리백 체제에서 중앙수비와 측면수비를 모두 많이 경험해본 유일한 이가 장호익입니다. 조금 더 집중하는 모습을 보여주길 기대해봅니다. 로페즈에게 연신 공간을 내줬고, 그 외의 선수들에게도 줘서는 안되는 각을 열어줘서 슛을 많이 허용했습니다. 수비진의 문제로 실점을 하는 장면은 다행히 나오지 않았지만 언제 실점해도 이상하지 않은 경기력이었습니다. 이적시장을 통해서든, 전술을 통해서든 발전된 모습을 보여줘야 합니다.

신임 감독님의 첫 경기여서 조금 추상적인 분석이었지만 수원의 반등을 간절히 기도하며 글을 마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