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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 나는 염기훈 감독으로 꼭 성공했으면 좋겠거든

염기훈의왼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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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에 동의 안하는 사람들도 많겠지

근데 나도 그렇게 생각하는 이유는 있어.


일단 나는 작년 시즌 소위 쿠데타라는 건 안믿는 편이야.

팀내 분란이 있었던 건 맞겠지. 그 등장인물이 김병수 감독이나 염기훈인 것도 맞겠고. 그런데 팀내 분란은 원래 망해가는 팀에는 의견 충돌이 있는 건 당연한 거라고 생각해. 팀내 불만은 잘나가는 팀에도 있는 건데 성적이 나쁜 팀에 말나오는 건 당연하겠지. 단지 여러 기자들의 얘기를 종합해보면 그게 감독을 몰아내는 쿠데타의 형태는 아니었다고 생각해. 선수들이 '저 형은 잘됐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든지 염기훈을 중심으로 단합해서 마지막까지 강등싸움을 이어간 걸 보면 외부인들이 뭐라 상상하건 간에 내부인인 선수들은 감독 교체 과정을 용납하지 못하는 그런 분위기는 아니란 걸 짐작할 수 있지.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염기훈의 감독 선임에는 의구심을 갖고 있었어. 작년에야 강등을 피하기 위해 승점이 필요하니 442 두줄수비 카운터치는 역습축구 했지만 실제로 염기훈이 추구하는 축구가 뭔지 아는 사람이 아무도 없었거든. 개런트도 몰랐을걸. 이정효가 호평했다는 말은 들었지만 눈으로 본게 없잖아? 겨울 내내 그냥 궁금하기만 했지. 그냥 까보면 피를로일까? 사비알론소였으면 좋겠다. 그러기만 했었지.


개막전때 보러 가니까 변형 3백에 밑에서부터 3 2 빌드업 대형을 만들고 공격 숫자를 늘리고 공을 뺏기면 즉각 압박해서 볼을 사냥하는 새벽에 많이 보던 트렌디한 축구를 하더라고? 이정효가 좋아하겠다 싶더라고. K리그 감독들 다수가 말로는 공격축구 준비했다 하면서 실제로는 5백에 두줄수비 라인내리고 버티면서 골 안주는 게 우선이고 공격은 공뺏으면 개인능력 좋고 빠르거나 뚝배기 좋은 애들 갖고 소위 요즘 유행하는 딸깍축구 하는 게 K리그의 가장 주류 전술이라고 생각하거든. 다른 리그에 비하면 수비우선 경향이 강하지. 이정효같은 감독들이 센세이션한 이유도 수비 우선이 아닌 공격으로 상대를 깨는 축구를 하는 감독이 드물고 방법론까지 갖춘 감독은 더 드물기 때문이지.


2부리그가 1부리그와 수준차이가 나는 것도 맞고 승격하기 쉽지 않은 늪인 것도 맞는 말이야. 나는 지난 몇년간 2부리그 플레이오프권 팀들 위주로 챙겨봤었는데 요즘 데이터들 공개되는 거 보면 1부 2부는 뛴거리나 속도 같은 면에서 차이가 뚜렷하더라고. 기술적 전술수행능력 차이도 눈으로 보면 알수있고. 2부리그 플레이오프권 팀이라 해도 선수들 보면 1부리그에서 출전 못하던 선수들 위주라 1부리그 팀이면 스쿼드 수준의 차이는 있다고 봤어. 우리가 고승범 김태환 정승원 등을 잃었다고 해도 나머지 스쿼드로 2부리그에서 경쟁력이 있다고 봤어. 단 금방 승격하지 못하고 2부 생활이 길어지면 이 1부급 경쟁력의 선수들이 다 이탈하겠지. 그러면 2부 지박령 되는거라 2024년이 중요했지. 


그런데 2부가 1부와 수준차이가 뚜렷한데 왜 2부가 쉽지 않을까. 우리 팬들도 최근 5경기 이상 2부를 봤겠지만 감독들이 싹다 말로는 공격축구 준비했다 하면서 실제로는 5백에 전원수비 카운터 치는 축구를 한단말이야? 겨울에 기성용이 유럽을 방문해사 유명 감독들에게 5백 깨는 방법을 질문하는 네이버 연재글을 읽은 적이 있는데 전세계 감독들 중 주도하는 축구를 하는 감독 치고 5백 두줄수비로 공간을 극도로 줄인 수비라인을 깨는 게 고민이 아닌 감독이 없을거야 그만큼 어렵고 디테일한 훈련이 필요하지. 공격적인 축구를 추구한다는 K리그 감독들이 싹다 5백 쓰는 이유도 그런 디테일한 방법론이 없고 있더라도 2부리그 선수들 기술 수준으로는 구현하기 어렵기 때문일거야.


그런데 염기훈은 부산전을 지고 이랜드전을 지면서도 계속 인터뷰에서 우리가 할려고 하는 축구 얘기를 한단 말이야? 나는 K리그가 전술적으로 더 공격적이고 수비를 깨는 방법을 다양하게 보여줬으면 하는 입장에서 염기훈의 축구가 성공했으면 좋겠어. 아직은 디테일한 측면에서 5백 깨는데 쉽지 않지만 어차피 우리가 2부리그 우승과 승격을 원한다면 버티다가 우당탕탕해서 한 골을 요행히 얻는 축구로는 어렵단말이야? 그런 축구를 해서 요행히 승격한다고 해도 2부리그를 제패하고 1부리그에서 성과를 내는 감독들은 다들 공격에서 경쟁력을 보여준 감독들이거든. 그런 면에서 지금 연승행진이 반가운 이유는 만약에 염기훈이 성적의 압박을 심하게 받는 상황이면 하려고 하는 축구를 포기하고 쉬운 축구로 돌아설 수도 있는데 하고 싶은 축구를 시도할 수 있는 추진력을 얻는데 뒷받침을 해줄 수 있지 않을까 싶어.


아직 염기훈의 방법론이 디테일한 부분에서 부족하다는 건 동의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새로운 방법들을 찾아나가고 있다는 점에 다들 동의가 되지 않나 싶고 무엇보다 지향하는 축구가 확고하다는 점에서 염기훈이 성공하는 게 싹다 수비에 나서는 우리 리그에 더 매력적인 축구를 하나 얹어주는 계기가 되었으면 하는 소망이 있네. 우리 팬들 이정효가 수원왔으면 좋겠다 그런 얘기하는 거 들어본 적 있는데 그런 일이 일어나지는 않을테니 우리 감독이 그런 축구를 구사할 수 있게 되는게 빠르겠지. 시간이 지나서 이기제 최지묵 박상혁 등이 자리잡고 아코스티 대신 외국인이 오면 더 다양한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 거라 생각함. 이시영 완전영입도 원하고.

염기훈의왼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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