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 통탄을 금치 못하다
2004년 초등학교 2학년 수원 창단 팬이신 아버지 손 잡고 바르셀로나와의 경기를 보고 수원을 응원하게 됐다.
어렴풋이 기억나는 무사의 휘날리는 머리카락, 나드손의 골..
인생에 수원이 들어오기 시작한 04년
우승의 역사를 직관으로 경험했다.
4년 후 다시 08년 상암에서의 곽대장의 동점골은 아직도 생생하며
하얗게 눈이 내리던 그 역사적인 날
나는 또 한번 역사의 순간에 현장에서 함께했다.
중학교 교복셔츠 안에도 그랑블루반팔을 입고 학교에 다니며
당당하게 수원팬임을 학교에 자랑하며 다녔고 친구들에게 같이 수원을 응원하자고 했다.
06년부터 코로나 전까지 아버지는 연간회원권을 안 산 시즌이 없었다.
차감독부터 윤성효, 서정원, 이임생, 박건하, 이병근, 김병수
위 감독들이 이끈 수원을
단 한 시즌도 응원을 안 한 적이 없다.
응원을 하면서도 내 눈으로 수원의 몰락을 지켜볼 수 밖에 없었다.
시간이 지날수록 구단의 방향성은 사라지고
팀은 점점 망가져 가는 것을 보며
할 수 있는 것이 응원밖에 없다는 것이
너무 마음 아팠다.
지난 시즌 취업준비로 인하여 제주도 한 카페에 앉아서
플레이오프 현규의 골을 보며 혼자 소리를 지른게 엊그제 같은데
그래 올 시즌은 다르겠지 기대를 하며
이병근을 응원하고
김병수를 응원하고
그러다가 정말 말 같지도 않은 김병수감독님의 사임과
우리의 레전드 염기훈의 감독대행이라는 어이없는 구단의 행보에
너무나도 개탄스러웠다.
그래도 38라운드 전 2연승을 보며
다시 한 번 희망을 품고
가족 모두 빅버드로 찾았다.
강등만은 면하겠지.. 오늘은 무조건 이기겠지..
기대하고 기도하고 자리에 앉았다.
전반전 은 참담했으며 후반전 수원fc의 동점골...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는데 돌파구가 안보이는 경기력...
경기 종료 휘슬이 울리고 경기장을 가득 채운 적막 속 뒤에서 들리는 비통한 울음소리
그렇게 하나 둘 눈물을 흘리며
나 또한 눈물이 흘렀다.
믿겨지지 않았다.
가장 많은 팬을 보유하고 있고 k리그를 이끄는 리딩클럽
내 인생의 반 이상을 함께한 내 팀 수원블루윙즈
강등이었다.
어디서든 질 때마다 듣던 상대팀의 수원강등콜...
너무 아팠지만 그래도 강등만 안 당하면
웃어 넘길 수 있지..
그런데 현실은 진짜 강등이네
너무 힘들다
인스타, 유튜브 어딜가도
수원강등을 축하하는 조롱뿐이다.
잠이 안온다
잘 수 없다
아직도 믿겨지지 않는다
떠나면 그만인 선수단 및 코칭스텝들과 구단프런트
너네는 관두고 떠나면 그만이지만
"우리는 죽어도 프렌테트리콜로다"
대를 이어도 수원블루윙즈를 응원하고
해체하는 그 날까지 우리는 수원을 응원한다
이 사랑에 후회는 없다
내년에도 2부에서도 나는 변함없이 수원을 응원하고 지지한다.
프런트가 아무리 삽질을 하더라도
아무리 병신같은 경기력을 보여도
난 수원을 응원한다.
두 번의 우승과 한 번의 강등
그 역사를 난 현장에서 함께 했다.
앞으로 써 나아갈 역사도 난 함께 할 것이다.
마지막 우승 후 하락곡선을 보인 우리 구단이
다시 상승곡선을 타고 아시아의 챔피언이 될 수 있다고 믿어 의심치 않다.
우리는 우리는 우리는 아시아의 챔피언~
이 응원가가 현실이 되는 그날까지
나는 절대 포기하지 않는다.
받아들이기 힘든 강등이고
아직도 눈물이 흐르지만
이제는 겸허히 받아들이고
반드시 명가재건을 믿으며 자리에 눕는다.
올 한 시즌 응원하신 모든 팬 분들 고생 많으셨고
오늘 많은 팬들이 눈물을 흘렸을텐데
다들 마음 잘 추스리시길 바랍니다.
믿기지 않는 강등이지만
다시 올라간다는 믿음으로
내년도 열심히 응원해봅시다.
곽대장보고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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