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 전반 호랑이, 후반 고양이?
전반전에 진짜 축구다운 축구를 했어
패배의식 하나도 없어보였고
이상민, 김주찬 뒷공간 잘 털었고
카즈키도 공간에 맞게 공도 잘 찔러줬고.
김주찬 마무리가 아쉬웠지만
얘는 신인이니 그렇다고 치고
전진우 왼쪽에서 드리블 치다
오른발 마무리 타이밍 나왔는데 안 때린 게 너무 아쉽다
각도가 안 나와도 더 질질 끌기보단
마무리 하는 게 낫지 않았을까
카즈키가 좌측에서 돌파 후
진우한테 흘려준 패스,
그것도 왼발로 원터치로 다이렉트로 마무리했다면
더 좋았을 것 같다.
공이 좀 뒤로 온 거 같긴 하지만…
요 세 장면에서 골이 들어갔다면
훨씬 더 쉽게 풀어갈 경기였는데 아쉬웠다
그래도 전반전 분위기는 정말 압도적이었어
어느정도였나면 박대원이 선수 하나를 제끼고
전방으로 패스를 찔러 넣을 정도였어
박대원이 세컨볼을 침착하게 터치해서
슈팅까지 가져가고 코너킥을 얻어낼 정도였어
난 우리 팀에서 가장 압박을 느끼고 있는 선수가
박대원이라고 생각해
공을 항상 아래에서 전개해왔고
박대원은 항상 압박받는 상태에서 플레이했잖아
그래서 매번 뒤로 돌리는 패스밖에 못했어
앞에 공간이 없으니까 2:1 패스도 못하고 말야
그런 박대원이 선수 하나를 제껴낼 정도였으니까
진짜 선수 중 그 누구도 ‘이러다 또 지면 어떡하지?’ 하는
그런 생각을 하는 선수가 아무도 없어보였어
근데 골을 넣고나니까 선수들이 깨달은 거 같더라
‘아, 우리 이러다 매번 골 먹혔는데’
‘아, 이대로 지킬 수 있을까?’ 하는
그런 생각을 하는 듯한 모습들이었고
자연스레 패스도 자신이 없어지고
자신 없는 패스에 마음이 전해졌는지
팀 전체가 점차 ’이러다 또 지는 거 아냐?‘ 하고
침체되는 모습이었어
전반전 상당히 오버페이스라고 생각했지만
후반에 교체될꺼고
그럼 교체된 선수들이
45분만 버텨준다면 이길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는데
선수들도 그런 생각을 한 것 같아
오늘 이긴다! 가 아니라
오늘은 지켜내야한다… 하는 그런 생각.
전반전의 수원을 매일 보고 싶어
선수들이 질 생각이 없어보였고
마음도 편해보였고
마음이 편하니까 플레이도 생동감이 있었고
그런데 후반전에는 걱정이 가득해보였어
숙제 안해온 걸 깨달은 초등학생이
아직 선생님이 들어오지도 않았는데
혼날 걸 미리 걱정하고 있는 모습이었어
팬들도 속상하고 선수들은 더 속상하겠지만
결국 이겨내야하는 건 선수들이야
항상 압박을 받고 있고
여러경기 패배하며 마음도 상했겠지만
죽든 살든 우리 선수니까 끝까지 응원할테니
딱 한 번만 다 잊고 오늘 이긴다는 생각으로,
오늘 버틴다가 아니라 오늘 이긴다! 라는 생각으로
플레이하는 모습을 보여주길
뒤덮는파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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