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 선수들도 물론 힘들겠지만

그래 선수들도 힘들겠지. 속상하겠지.

누가 경기 지고 싶어서 지겠어. 골 먹히고 싶어서 먹히겠어.

경기 이기고 만세 삼창하고 나사나수 같이 부르고 싶겠지.

그런데 우리 팬들 심정도 한 번 생각 해줬음 좋겠어.

우리... 팀이 역대 최악의 성적을 찍고 있는데도, 황금 같은 토요일 꼭두새벽부터 팬샵에서 줄 섰고,

피 땀 흘려 번 돈 써가며 비싼 굿즈 사고, 그래도 우리 선수들이라면서 홈 경기에서 무승중인데도 12,000여명은 가서 응원했어.

결국 또 패배해서 짜증스럽고 아쉬워도 박수치고, "힘을 내라 수원" 외치고 다 같이 담엔 꼭 이겨달란 맘으로 각자 집에 돌아갔어.

솔직히 말해서 이런 팬들이 어딨냐?? 지금 관중 1위찍는 울산? 평관 1위찍는 북패? 슬슬 올라오는 매북?

거기 팬들이 홈에서 1무 7패 찍고 있는데 이 만큼 갈 거 같아? 만 명씩 관중 찍어 줄 거 같냐고...

너네 진짜 팬들한테 고마운 줄 알아야 한다. 선수들 뿐만 아니라 이 구단 직원 모두가 팬들한테 부끄러운 줄 알아야지.

간담회 날짜는 확답도 안 주고, 아 새로운 좋은 감독 찾아다가 선임했으니 이제 땡인건가?

생각해보면 웃기지 않아? 우리 여기에 돈 쓰고 시간 쓰고 그럴 필요가 전혀 없거든. 안 가고 안 사면 그만이거든. 근데 왜들 그러겠어? 수원이란 구단에 각자 하나씩들 갖고 있는 행복했던 추억들, 힘들 때 돌이켜 보면 미소 짓게 되는 순간들 때문에 응원하는 거거든.

이제 먼지 쌓인 기억이 되어 가고 있지만 말야.

지구는 둥그니까 가장 가깝게 바라보고 있는 사람이 돌아서면, 가장 멀리 바라보게 된다더라.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늦기 전에 잘 하라고...

그냥... 그렇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