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 (장문) 단 한 번도 수원 의류입고 나가도 쪽팔린 적이 없었다
수원정상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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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긴 지방이고 축구 인기도 적은 곳이라 내가 입은 트레이닝이 뭔지 잘 모를 수 있다.
그럼에도 비장하게 코인빨래방을 갈 때나 편의점 갈 때나 세차하러 갈 때나 다이소 갈 때나 우리 엠블럼이 박힌 의류를 입으며 자부심을 느꼈고 그럴수록 더 행동을 조심했다. 마치 아무 것도 아닌 내가 수원의 일원이 된 듯이.
차에서 운전하다 졸리면 볼륨크게 우리 형들의 목소리가 담긴 응원으로 잠을 깼고 나도 모르게 흥얼거리는 멜로디로 수뽕을 채웠다.
박봉의 직장인으로서 작년에 직관과 용품 구매로 큰 지출을 했지만 결과는 승강플옵에서 간신히 살아온 턱걸이었지만 우리 가사처럼 이 사랑에 후회는 없었다.
근데 이젠 우리 엠블럼이 민망해진다. 분명 엠블럼을 알아 볼 사람이 매우 적다는 걸 알면서도 안 입게 된다. 적어도 팬들이 수원팬이란 걸 부끄럽게 생각하게끔은 안 만들 수 있었다. 그럼에도 승강플옵행에 누구 하나 책임지지않고 흘러가듯 지나가고 지금 강등의 급행열차에도 느긋한 모습을 보니 구단이 우릴 버렸구나하는 배신도 느껴진다.
유니폼을 팔고 굿즈를 팔 때 사는 팬들이 엠블럼이 자랑스럽게 느껴지진 않더라도 부끄럽게 느껴지겐 하지마라.
진심으로 이 구단이 다시 살아나길 바라는 마음으로 절실하게 부탁한다.
긴 글 읽어줘서 고마워😀
수원정상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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