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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 된 수원, 염기훈 주연의 감동스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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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풋볼=인천] 유지선 기자= 고생 끝에 낙이 찾아왔다. 힘겨운 나날을 보내고 있던 수원 삼성이 인천 유나이티드를 꺾고 오랜만에 활짝 웃은 것이다. 염기훈이 주연을 맡은 한편의 감동 스토리였다.

수원은 19일 오후 7시 30분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서 열린 인천과의 2017 KEB하나은행 FA컵 32강전에서 1-0으로 승리했다. 이로써 수원은 FA컵 16강에 안착하고, 분위기 전환을 위한 발판을 마련했다.

바람 잘 날이 없었다. 수원은 지난 시즌 막바지에 상승세를 타며 그동안의 근심을 훌훌 털어냈지만, 이번 시즌에도 힘겨운 항해가 이어졌다. 이길 수 있는 경기를 놓치면서 무승부를 거둔 적이 많았고, 그로인해 리그에서 단 한 번도 승리를 신고하지 못했다. 경기 종료를 앞두고 실점하는 패턴이 이어지면서 '쎄오(서정원 감독의 애칭) 타임'이라는 비아냥거림도 들어야 했다.

설상가상으로 지난 18일에는 '베테랑 수비수' 이정수가 돌연 수원을 떠나겠다는 의사를 내비치면서 구단이 발칵 뒤집혔다. 지난 주말 광주전이 도화선이었다. 수원 선수들은 광주전을 0-0으로 마친 뒤 팬들 앞에서 고개를 들지 못했다. 관중석에 있던 팬들 중 일부는 선수들을 향해 맥주 캔과 깃발을 내던지며 욕설을 퍼부었고, 이정수도 잠시 이성을 잃었지만 주변 동료의 만류로 발걸음을 돌렸다.

매 경기 달라지지 않는 모습에 팬들의 분노가 폭발했고, 팀 내 고참급 선수인 이정수도 그간 꾹꾹 눌러 담아온 감정을 주체하지 못한 것이다. 이런 결말은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다. 타 팀들의 러브콜을 뿌리치고 '친정팀' 수원에 명예롭게 돌아왔던 이정수이기 때문이다. 가뜩이나 어려운 상황에서 선수단이 받은 충격도 상당했다. 인천전을 마친 뒤 믹스트존에서 만난 염기훈은 "저도 많이 놀라서 선수들에게 어떤 말도 하지 못했다"며 당혹스러웠던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그렇게 팀 분위기가 최악으로 치닫는 듯 했다. 그러나 팬들의 마음은 여전히 수원을 외치고 있었다. 평일 저녁인데도 불구하고 많은 팬들이 원정석을 채웠고, 경기 내내 선수들에게 힘을 불어넣어줬다. 염기훈도 "사실 팬들이 경기장에 오지 않으면 어떻게 하나 걱정을 많이 했다. 그런데 많은 분들이 와주셨더라. 깜짝 놀랐다. 팬들의 응원 덕분에 골도 넣고, 선수들이 끝까지 버티지 않았나 싶다"며 놀라워했다.

더 놀라운 장면은 염기훈의 그림 같은 프리킥 골이 터진 후반 11분 발생했다. 염기훈의 프리킥이 인천의 골망을 흔들자, 원정석에서 우레와 같은 함성 소리가 터져 나왔다. 수원 선수들은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팬들 앞으로 달려갔고, 뜨거운 포옹을 나누며 그동안 가슴 아팠을 서로를 위로했다. 관중석과 그라운드가 바로 맞닿아 있는 숭의 구장이기에 나올 수 있는 명장면이었다.

"몇몇 팬 분은 울고 계시더라. 그 모습을 보는데 나도 울컥했다"며 눈물을 삼키던 염기훈은 "그만큼 팬 분들이 승리에 목말라하셨던 것 같다. 오늘을 계기로 선수들도 야유를 환호로 바꿀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라며 각오를 새롭게 다졌다.

이어 염기훈은 누구보다 마음고생이 심했을 서정원 감독의 마음도 헤아렸다. "감독님이 가장 힘드시겠죠"라고 입을 연 염기훈은 "우리가 감독님을 웃게 할 수 있는 건 승리라고 생각한다. 리그에서도 환하게 웃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이를 악물었다. 서정원 감독 이야기가 나오자, 말을 이어가는 중간 중간 감정이 북받치는 듯 염기훈의 목소리도 촉촉해졌다.

오랜만에 경기를 마친 뒤 마음껏 '만세 삼창'을 외친 수원. 이정수와의 면담과 리그 무승 등 아직 풀어야 할 과제가 남아있지만, 적어도 이날 만큼은 잠시나마 골치 아픈 고민을 잊을 수 있었다. 서정원 감독과 선수단, 그리고 팬들이 저마다 각자의 위치에서 제몫을 다했기 때문에 거머쥔 16강 진출 티켓이다. 물론 그보다 더 의미 있는 건 분위기 반전을 꾀하고, 팀을 아끼는 서로의 마음을 재확인했다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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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http://sports.news.naver.com/kleague/news/read.nhn?oid=413&aid=0000049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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