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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 심심해서 쓰는 수원팬이 된 과정

펩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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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어릴 때 안양에 살았다.

정확히 말하자면 안양종합운동장 5분거리..
다른 수원팬이라면 상상도 못할 일 일수도 있지만 어릴땐 아빠손을 잡고 안양경기도 몇번 보러갔다.

너무 어려서인지 별로 관심이 없어서인지 경기 내용이 기억나진 않는다.
선수는 최태욱, 김치곤(이름에 김치가 들어가서 기억하는듯..), 이영표가 기억난다.
그땐 너무 어린 나머지 연고지라는 개념을 이해 못해서 모든 안양 선수가 다 안양 사람인줄 알았다.

뜨거웠던 월드컵이 끝나고 어느날 스포츠 뉴스에 우리 동네가 나왔다. 연고 이전문제 때문이었다. 우리집 앞에 있던 육교에는 연고이전 반대 플랜카드가 걸려있었다.

그렇게 안양에서 축구팀은 사라졌다.

난 2011년에 용인으로 이사를 왔다.

9년 뒤, 난 여느 해축빠 고딩들과 다를 바 없이 k리그는 뻥축이라고 무시하며 아스날 경기를 보는데에만 열중하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날 우연히 FC안양이 창단한다는 뉴스를 접했다.

그러면서 어릴 땐 몰랐던 안양 축구팀의 역사를 알게되고 나도 모르게 조금 화가 났다. 그때 분명히 정말 많은 사람들이 경기장을 찾아서 축구를 봤는데, 그 사람들을 다 무시하고 서울로 올라가다니...

나는 분노와 관심이 적절히 섞인 마음으로 K리그를, 그중 가깝기도 하고 서울과 라이벌인 수원 경기를 보러가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한 두번 가다보니 운좋게 극장경기를 보게되는 날에는 팀에 대한 엄청난 애정과 충성심이 생기게 되었다. 그렇게 팬이 되어가고 있었다.

중간중간에 조금 멀지만 안양까지 가서 직관하기도 한다. 경기력이 썩 좋진 않지만 어릴 적 아빠와 왔었던 걸 생각하면 미소가 지어진다.

이젠 수원의 축구를 본지는 4시즌 째다. 매 시즌 마다 "이번시즌 참 아쉽다" 싶었는데 이번시즌이 아주 가관인 듯 싶다.

하지만 난 잘하든 못하든 우리 팀을 위해 끝까지 박수를 쳐주고 싶다.


그냥 심심해서 써봄.

펩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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