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 상식종신 vs 상식아웃
축구팀에서 운영비 감축이 시작되면 나타나는 전조증상이 있는데, 로쓰나 예비비용으로 잡힐만한 일들을 줄이는 것이다.
올시즌이 끝나고 리그연봉이 공개되면 아마 매북이 울산보다 돈을 덜 썼을 가능성이 높다. 예전처럼 안쓰는선수라도 수집해놓고 임대보내는 버릇도 없어졌고, 선수를 땡기기위해 오버페이 하는 모습도 사라졌고, 백승호는 현질보다는 중상모략질이라는 어려운 방법으로 땡겨가는걸 보니 드디어 매북에서도 재정건전성이 우선된 선택이 시작 된거같기 때문이다
그중에 특징적인건 감독선임인데, 선수시절 흘러넘치게 받았던 연봉을 담보로 해서, 감독때는 시세에 맞춘 연봉으로 하되 헌신하는 모습을 가져가게끔 한다. 김상식이라는 신인 감독이 국내최고 돈지랄 팀의 감독이 되는건 다 이유가 있는거다. 재정건전성을 우선으로 보기 시작한거다.
팬들은 명장 감독만 보다가, 패장까지는 아니지만 어느새 지장이나 덕장으로 바뀐 모습을 낮설어 한다
또한, 구단은 장기계획을 가지고 천천히 진행하지만, 팬들이 피부로 느끼는건 자꾸 이해할 수 없는 급진적인 상황에 빡이돌아 구단을 욕하게 된다.
그래서 난 이 매북팬들의 자체 싸움이 너무 재밌다. 수원팬들은 황금알을 낳는 거위의 배는 가르면 안된다고 상식종신을 지지하지만, 사실 난 상식아웃을 더 지지한다. 어차피 운영비가 줄어들면 어떤 감독이 와도 성적은 안나오기 때문이다. 김상식이 문제가 아니라는거다. 반대로 지금 이상황에 누가 내년 매북을 우승시켜줄 감독인지 P급 잉여지도자를 생각해봐라. 솔직히 아무도 없다.
정작 문제는 돈이었지만, 실제로는 감독이 문제인것처럼 오해가 쌓이는거다. 만약에 감독의 능력으로 우승을 시킬 수 있다면, 욘스가 북패에 있을땐 최소 아챔권이라도 갔어야 하고, 지금 강원은 우승전력이랑 싸워야한다. 하지만 욘스의 성적은 그냥 리그에서 돈을 쓴만큼 나오는중이다. 욘스는 북패가 많이 쓸때 우승했고, 북패가 적게쓸때 강등위협을 당해 짤려나갔고, 강원에서는 병수볼이랑 똑같은 성적을 낸다.
넬로빙가다 라던가, 모라이스 같은 먹튀성 외국인감독이 리그우승을 시켜주는 이유는 그냥 구단에서 쓰는 돈이 많아서이다. 감독이 특별해서가 아니다.
대립되는 의견은 어느 한가지가 객관적으로 틀려있는 경우가 없다. 모두 옳은 얘기이기때문에 대립이 되는거다. 감독은 그 서로 대립되는 의견을 육감과 직감과 데이터분석을 통해 단 한가지 선택을 내야하는 솔로몬같은 존재이다. 선수들의 숨겨진 능력은 찾아낼지언정, 없는 능력을 만들어주는건 아니라는거다.
그래서 나는 어서빨리 김상식이 나갔으면 좋겠다. 매북의 재정 건정성을 위한 노력이 초기단계부터 어긋난 팬심에 의해서 와장창 망가졌으면 하는거다.
만약 김상식이 이 상황을 버텨내고 선수들에게 지지받는 덕장이 된다면, 팬들에게 작전 능력을 인정받는 지장이 된다면, 매북은 선수들끼리 끈끈한 정이 생기고 전우애가 생겨서 서로가 서로를 보듬어주는 따뜻한 구단이 될꺼다. ㅅㅂ 상상만해도 기분이 더럽다.
매북은 그냥 현질로 선수가 구단에 끌려들어오면 뼈마디 갈아넣으면서 지들끼리 눈치보는 오합지졸이다. 쇼윈도친목질 때문에 잘 안보였겠지만, 이제 슬슬 오합지졸이라는게 보이기 시작할꺼다.
자동차는 특별한 돈지랄이 아니면 수집하기 어렵다. 재산가치가 없는 감가상각형 공장제품이기 때문이다. 테슬라가 전기차를 만들었다고 신기해서 한대 더 사놓는게 아니고, 테슬라가 팔려나간만큼 현대차가 덜팔리는거다. 특히 우리나라 자동차 계열 노조들은 자동차회사의 더 큰 희생을 매년 마다 반복시키고 있다. 매북이 축구팀에게 돈을 쏟아붇기 어려운 시대가 시작된거다.
매북의 리모델링은 바로 지금부터 실패해야한다. 선수부터 코치시절까지 가장 오랜기간 매북의 장단점을 정확하게 알고 있기에 가장 최상의 적임자였던 김상식부터 짤려나가야한다고 생각했고, 그 장대한 병림픽의 시작이 바로 그 어린이들 떼쓰는 모습의 매북 팬들에게서 시작되어야 그 재미는 두배세배 더 올라간다.
그래서 난 이 상식out이 너무 반갑고 즐겁다. 어서빨리 김상식이 잘려나갔으면 좋겠다. 올시즌을 책임지네 마네 하지말고 매북팬들의 저능한 카타르시스를 충족시켜주기 위해 지금 당장 잘려나가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