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목록
  • 아래로
  • 위로
  • 쓰기
  • 검색

자유 To. 한석희

수원팬블루스
704 9

맞임대를 간다는 뉴스를 봤습니다.


대학연맹전 득점왕 출신에, 빠른 스피드가 강점인 신인선수의 입단 뉴스를 본게 불과 3년 전인데, 저는 한석희 선수가 구단에 오래 몸담은 선수라는 느낌이 늘 있었던 거 같습니다.


아직 26세라는 나이도 오늘 새삼 놀랍네요.


팬들에게 뭔가를 보여줄만 하면 부상, 그리고 그 부상이 장기화되면서 느꼈을 힘든 마음을 저는 어렴풋이나마 알 것 같습니다.

이곳에 있는 모든 팬들도 그럴 것입니다. 어느 정도 인생경험이 있는 사람들은, 누구나 그런 경험을 한번씩은 하거든요.

열심히 달리다가 한번씩은 넘어지더라구요. 그리고 넘어지면서 어딘가를 다치거나, 손에 들고 있던 무언가가 떨어져서 깨지는 그 절망과 아쉬움.

그리고 그 사이 앞서가는 사람들의 뒷모습을 보면서 다시 달릴 수 있을까 하는 스스로에 대한 의문과 가슴 아픔은 누구나 한 번쯤은 겪습니다.


다만 그 것을 딛고 일어서 다시 달리느냐, 그대로 주저앉아 후회만 하느냐는 사람마다 다른 것 같습니다.

그렇기에, 다시 딛고 일어서서 꾸준히 재기할 그 날을 기다렸다는 것 만으로도 한석희 선수에게 마음으로 박수를 보냅니다.


공격수 부재가 유독 수원을 괴롭혔기에, 한석희 선수를 기다리는 팬들이 많았고, 그만큼의 관심이 실망으로 돌아오는 것 같습니다.

실망과 비판을 넘어서 비난도 있을 수 있지만, 그런 날선 말들도 상처가 아닌 관심으로 받아들이고 힘을 냈으면 합니다.

수원에서 이름없이 사라져간 많은 선수들에겐 그런 관심과 비난조차 간절했을지 모르니까요.

살아보니 그런 비판도 결국은 애정으로부터 시작되는 경우가 많더라구요.


한석희 선수가 임대를 마치고 다시 돌아오는 날, 고승범 선수처럼 그 실망을 기대와 환희로 바꾸어, 선수와 팬들 모두 다시 환한 얼굴로 서로를 바라볼 수 있기를 바랍니다.


축구를 사랑하는 많은 사람들이, 평생 그렇게 축구라는 스포츠에 눈을 떼지 못하는 이유는,

축구는 인생과 같기 때문이 아닐까 합니다.

우리는 모 구단을 보면서 느끼듯, 재벌이라고 해서, 그래서 늘 높은 성과를 낸다고 해서 무작정 사람들의 존중을 받지는 않는다는 것을 압니다.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던 선수가 어느 순간 4부리그에 가 있는 모습도 보고,

팬들의 질타만 받던 선수가 화려하게 재기하는 것을 보며 살아갈 힘을 내고, 

전진우 선수처럼 숨죽이고 있던 선수가 넣는 결승골을 보며 함께 눈물을 흘리기도 합니다.


그런 과정 안에서 우리는, 우리 안의 희망을 찾을 수 있기 때문이 아닐까 합니다.


꼭 재기하셔서, 빅버드에서 골을 넣으시고, 팬들에게 감사의 인사와 더불어 오랜 기다림에 대한 사과를 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기쁜 마음으로요. 


선수와 팬의 관계를 넘어, 우리는 모두 푸른 옷을 입고 있기에, 힘든 세상을 살아가는 인생의 동반자로 한석희 선수의 앞날을 응원합니다.

수원팬블루스
5 Lv. 2652/3240P


작성된 서명이 없습니다.
신고공유스크랩

댓글은 회원만 열람할 수 있습니다.


로그인 회원가입

공유

퍼머링크

첨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