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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 그깟 공놀이…

Babyca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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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깟 공놀이 때문에 5명이 사는 대가족이 우울하다. 기분좋게 떠나던 동생 둘, 스트스만 받는 경기 뭣하러 보러가냐며 아부지에게 장난식으로 말하면서도 내심 못가는 것이 아쉬웠고 이 지긋지긋한 고삼이 끝나면 가장 기대되는 것 역시 수원 경기를 마음껏 보러댕기는 것이었다.. 공부하면서도 자꾸 신경이 쓰여 몇번 들어가보았던 경기, 순식간에 3:0이 되어있는 모습을 보고 참 가슴이 쓰렸다.

생각해보니 벌써 이 팬질을 한지도 8년이 다 되어간다. 아직 막 팬질을 시작한 새내기 같은데, 거진 8년 되어가더라. 학교에서 무료로 나누어준 티켓을 들고 이모를 꼬셔 경기를 보러갔던 기억이 생생하다. 그 길로 아부지를 또 꼬셔서 북패 원정경기를 보러가고 바로 눈앞에서 로저의 헤딩골을 본 후 축구에 빠져들어 바로 다음해에 연간권을 구매했지.. 처음엔 시큰둥하던 엄마도, 수원의 매력에 빠져 수원팬이 되고 당시 어렸던 동생들도 꽤 많이 자라 어엿한 수원팬이 되었다. 1박2일로 원정도 여러경기 다니며 꽤나 열정적인 가족 팬이었던 것 같다.

고등학생이 되고, 많이 바빠져 경기를 잘 못보러 댕기지만 늘 수블미를 확인하고 경기 결과를 보고 하이라이트를 보며 기뻐하고 슬퍼하는 모습을 보며 정말 이 사랑이 깊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 

올시즌 말고도 참 힘든 시즌이 많았지만 그래도 늘 잘 견뎌냈다. 이 사랑이 밉고 험난하고 힘들어도 늘 수원이라는 자부심으로 견뎌냈던 것 같다. 아무리 미워도 우리팀이고 우리 선수들이니, 우리가 아니면 누가 또 함께 싸워주겠는가. 수원은 참 그런 마성의 매력이 있는 팀 같다. 밉지만 사랑하고, 힘들지만 또 기대하게 된다. 경기장에 갈때면 ‘이 사랑에 후회는 없어’를 목터지게 부르는 이유도 그럴때마다 무언가 마음이 뭉클해지는 이유도 떼어낼 수 없는 애정때문인 것 같다.

팬질에 시련이 올 때 나는 항상 내가 지금껏 수원을 사랑해온 역사를 되새기곤 한다. 비록 그리 긴 시간은 아니지만, 내가 왜 이 힘든 사랑을 하는지 점점 납득이 되게 된다. 힘들지만 다시한번, 나는 이 사랑에 후회가 없다. 얼른 이 고난의 시기가 끝나고 다시 승리의 노래를 부르며 기뻐할 날이 왔으면 좋겠다.

Babyca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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