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목록
  • 아래로
  • 위로
  • 쓰기
  • 검색

자유 번개처럼 왔다가 가는 찰나의 인생인거같다.

해리슨 해리슨
515 1

살다보니 사람 죽는거에 점점 무감각해진다. 

친구중에 하나는 길가다 화분에 맞아죽은일이 있었다. 

한달정도 살아있다가 가버렸다. 누가 던진건지, 떨어트린줄도 모르는 화분에 맞아죽은 친구. 

어릴적 무단횡단중에 덤프트럭에 치여 죽어버린 친구. 

매일밤 친구와 함께 친구 누나가 해주던 라면땅 먹고 동네 부께미 훔쳐먹고 취해본적도 있는 부랄친구도 어느날 겨울방학에 갑자기 죽어버려 마지막 인사도 못하고 보내줬었다. 

한 친구는 오토바이 사고를 당하고 내장이 다 터져버려 재건수술을 받은지 얼마 안되어 순대곱창이 먹고싶다는 블랙코미디를 한 뒤에 그 친구의 여자친구가 준 순대곱창을 먹고 죽어버렸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친구들을 보면 내가 얼마 안살았지만 정말 한줌 재 밖에 안남는 인생 좋은일만 해야겠다 생각이 든다. 어떻게 가버릴지 모르니까. 



나는 돈 받으러 다니는 일을 하는데, 카드빚이다보니 죄책감 없이 쓰기도 편하다 해야할까, 암 환자들을 한달에 한두번꼴로 본다. 암걸렸으니 한번 써봤다고. 나도 별다른 접촉을 안하고 그냥 피해버리곤 한다. 이 일을 하면서 ptsd같은게 왔는데 한번은 내가 암에 걸렸다는데 내가 죽으면 이 빚은 다 어떻게 되는거냐라는 질문을 고객에게 받은적이 있었다. 상속 받을 재산보다 빚이 많다면 가족들이 한정상속을 하던 상속포기를 하던 해서 당신의 빚 때문에 가족들이 피해를 받는 일은 없을거다 라는 말을 하고, 이런건 물어보지 말아달라고 했다. 그리곤 그 다음날부턴 이분과 연락이 안되었다. 이분도 모든걸 내려놓을 준비를 하고 그런걸 물어봤겠지. 하며. 일주일정도 뒤에 가족분들에게 연락이 와서는 빚을 다 갚아버리셨다. 가족분 본인을 계약자로 한 생명보험이 있었다나... 


쉽게 삶의 끈을 놓아버리는 사람들을 너무 많이 보니 죽음에 대해 무감각해지곤 했다. 


유상철 감독님은 이 끈을 놓을래야 놓을수가 없었을것이다. 쌓아놓은 부나 명예보다 응원하는 사람들이 너무나도 많았기 때문에. 이게 없어서 이 끈을 놓아버리는 사람이 얼마나 많은데 감독님은 어찌보면 축복받은 인생을 살다 가신것 같다.


유상철 감독님의 명복을 빕니다. 돌아보실것도 없이 멋진 삶을 살고 가셨다는것을 감독님은 아셨을겁니다. 

해리슨 해리슨
13 Lv. 15607/17640P

https://youtu.be/cvAKi39fBhQ?si=mLFUku3GqRQPjW1a

신고공유스크랩

댓글은 회원만 열람할 수 있습니다.


로그인 회원가입

공유

퍼머링크

첨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