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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 임상협 인터뷰 수원 부분

풋픗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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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n.news.naver.com/sports/kfootball/article/436/0000043824


- 가장 최근 얘기부터 해 보자. 포항에서 열렸던 수원전과 달리 이번 원정에서는 선발 출전했다. 오랜만에 빅버드로 갈 때의 심정은 어땠나?
경기를 준비하며 의식을 안 하려고 노력했다. 이제는 베테랑의 위치에 있다. 상대를 의식하면 몸에 힘이 들어간다는 걸 안다. 20대 때는 그런 상황에서 오버페이스를 하다가 경기를 망친 적도 있었다. 이럴수록 즐기고, 상대를 의식하지 말자고 마음먹었다. 다른 경기에 비해 마인드 컨트롤에 신경 썼다. 내 축구 인생에 주어진 보너스 게임이라고 생각했다. 물론 준비는 철저히 했다. 수원에 대한 추억은 내 개인적인 것이고, 포항 선수로서는 중요한 경기였으니까. 버스에서 내려서 왼편의 홈팀 라커룸이 아닌 오른쪽의 원정팀 라커룸으로 가는 건 어색했다. 일부러 경기 전에 그라운드로 안 나갔다. 수원 선수들과 안 만나려고 했다. 안에서 차분히 준비했다.


- 용두사미로 끝난 수원 생활에 대한 아쉬움이 있나? 많은 기대를 받고 수원 유니폼을 입었는데 그만큼의 활약을 하지 못하고 떠나야 했다. 
수원에서 3년간 7득점 4도움(리그, FA컵, ACL 포함)을 기록했다. 그 이전에는 보통 한 시즌에 그 정도 공격포인트를 올렸었는데… 수원 이적에 후회는 없었다. 정말 가고 싶어서 택한 팀이었다. 2017시즌이 끝나고 J리그에서도 제안이 왔고, 포항은 당시에도 러브콜을 보냈다. 하지만 내가 무조건 수원으로 가고 싶다고 했다. 많은 팬들, 또 멋진 팬들 앞에서 뛰고 싶었다. 무리뉴 감독이 축구를 종교라고 말하는데, 수원에는 축구를 종교처럼 생각하는 분들이 많다. 결과로 보면 경기도 많이 못 뛰었고, 자연스럽게 팬들에게 질타도 받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항상 묵묵히 내가 해야 할 준비와 노력을 했다. 그랬기 때문에 마지막에 ACL이라는 기회에서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었던 것 같다.


- 수원 원정에서 선제골을 넣고 셀레브레이션을 하지 않은 것도 팬들에 대한 존중 차원이었나?
경기 전에 골을 넣으면 어떻게 할까 하는 상상을 했다. 그러면 당연히 셀레브레이션은 하지 않는다고 마음먹었다. 그렇게 빠른 시간에 골이 터질 줄은 몰랐다. 질타를 보낸 팬들도 있지만, 응원을 보내주신 분들도 많았다. 그 분들을 존경하는 마음으로 자제한 게 맞다.


 - 하프타임에 1-0으로 리드한 상태로 들어가는데 몸을 풀러 나온 선배 염기훈이 와서 장난으로 때리며 뭐라고 하는 모습이 보였다.
기훈이 형이 웃으며 "야, 살살해~"라고 얘기했던 거 같다. 기분 좋은 얘기였다. 하프타임과 경기 후 수원의 옛 동료, 후배들이 다가와 반겨줘서 좋았다. 팬들도 이제는 골을 넣은 상대팀 선수지만 박수를 보내주셨다. 3년 동안 대체적으로 부진했지만, 그래도 마지막에 최선을 다 했던 모습을 좋게 기억해 주시고 인정해주신 것 같아 기분 좋았다.


 - 밖에서는 선수가 부진한다고 하지만, 보이지 않는 내부에서의 상황들이 경기력에 영향을 미친다. 포항에서는 그 상황이 오히려 해내야 되겠다는 강한 동기부여와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준 것 같다. 
포항에 와서 돌아보니 수원에서는 그런 시간이 없었던 것 같다. 여기서는 언제 투입될 지 모르니까 늘 최선을 다 해 준비하고 있다. 긍정적인 긴장감이 있다. 수원에서는 1경기를 못 하면 2군으로 내려가야 했다. 할 만 하면 기약 없이 준비해야 하는 사이클의 반복이었다. 그래도 싫은 티를 한번도 안 냈다. 묵묵히 최선을 다 하고 이겨보려고 노력했다. 인조 잔디에서 훈련하고, 고등학생 선수들과도 훈련했다. 어떤 후배는 자기라면 형처럼 그렇게 못 하겠다고 하더라. 수원에서 마지막에 박건하 감독님을 만나서 감사했던 게 그 부분이다. 넌 좋은 선수고, 할 수 있다는 믿음을 주시니까 신나서 뛸 수 있었다. 떠나면서 박건하 감독님에게 감사하다고 얘기 드렸다. 감독님은 더 하지 못해 아쉽다고 하셨다.

풋픗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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