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 타 구단에서 일했었는데 우리 프런트 정말 이해 안가는게
어떻게 이런 어마어마한 팬덤 앞에서 이딴 식으로 일할 수가 있지?
나는 어릴 때부터 수원 축구 보면서 축구산업의 꿈을 키웠고
내가 지금은 내 능력이 부족해서 수원에 들어갈 수는 없을지라도
다른 구단에서 경력을 쌓아서라도 반드시 들어간다고 다짐했다.
소위 비인기 구단이라고 분류되던 곳에 입사했는데
여기서 일해보니까 우리 구단이 더 이해가 안 가더란 말이야?
내가 일했던 곳은 주말에도 관중 3~4천이 버거운 곳이었다.
그럼에도 그 관중들을 위해 프런트는 정말 죽어라고 일을 했다.
어쩌다 한번 온 사람도 우리 팬을 만들겠다는 각오로
사무국 전체가 똘똘 뭉쳐서 팀 구분 없이 젊음을 불살랐다.
매일 같이 자정이 되어서 집에 들어가도, 주말에 나와서 일을 해야 해도,
내 작은 노력이 우리팀을 인기 구단으로 만들 수 있다는 생각에
싫은소리 들어도 구단 직원이 직접 영업도 뛰고 그랬다.
집에 있어도 쉰 적 없이 국내 타 구단, 타 종목, 해외구단의 사례를 보며
우리팀에 접목할 수 있는 것이 있을까 끊임없이 고민했다.
주말에도 팀 단톡은 불이 났고 친구들은 미친놈이라고 했다.
평일에 야근하고 주말에 출근한걸로 모자라서 쉴 때도 일을 하냐고..
근데 여긴 이미 인기 구단의 조건은 갖춰져 있는 거 아니냐?
누군가는 서포터즈 수백 수천명의 함성소리 안에서 일하고 싶어서
단 한 번 만이라도 꽉찬 관중석을 보면서 희열을 느끼고 싶어서
하루를 24시간이 아니라 48시간, 72시간으로 쪼개 쓰는 사람들도 있는데
그게 노력을 안해도 이미 갖춰져 있으니까 배가 부른거냐?
우리가 무슨 손흥민 급 선수를 영입하라고 하는 것도 아니고
적어도 팬들한테 부끄럽지는 않을 정도로 일을 해야 하는 거 아니냐?
선수, 감독, 프런트 누군가에게는 꿈의 구단인 곳에서 일하고 있다면
적어도 근무복 가슴에 붙은 엠블럼에게는 떳떳해야 하지 않겠냐?
진짜 수원 팬질 하는게 기다림의 연속인 걸 누구보다 잘 알아서
올 겨울도 어떻게든 기다려보려고 인내하고 또 인내했는데
요즘 나오는 썰이나 이것저것 듣다 보니까 답답해서 푸념하고 간다..
어디든 구단 마케팅팀은 팬 커뮤나 축구커뮤 눈팅하는거 알고 있는데
혹시 이 글 보게 된다면 제발 자부심 가지고 일 좀 해줘라..
수원팬B_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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