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 촬영 전공자가 보는 K리그 중계의 문제점 - 1.txt
카메라 위치에 대해 지적하는 형들이 많은데
단순히 카메라 위치 때문만은 아닌듯
오히려 나는 카메라가 보여주는 앵글들에 문제가 있다고 봐.
(물론 앵글과 카메라의 위치는 뗄레야 뗄 수 없는 관계지만)
결론부터 말하면 경기를 화면에 담아내는 것에 대한 고민이 없어
예전에 대학 과제로 분석글 쓴 적 있었는데
K리그 10경기, EPL 10경기 보고 분석해본 결과
K리그에서는 카메라 많아봐야 6대 들어감
경기장 전체를 잡는 Full Shot 카메라 총 1대
각 골대 뒤에 지미집 카메라 한 대 씩 총 2대
사이드 라인에서 달리는 선수 잡는 카메라 총 2대 (부심과 위치가 비슷함)
그리고 각 벤치 반응 담는 카메라 1대임
이러다보니 식상한 앵글이 많이 나오는거야
말 그대로 보여주는 것밖에 못보는 거지.
그런데 유럽리그는 아무리 듣보팀끼리 경기해도 최소 20대 이상은 카메라가 투입됨.
시청자 입장에서 정말 경기장에 있는 느낌을 줄 수 있는거지.
우리나라에서는 카메라 6대로 중계하는데
단순 계산으로도 6vs20은 게임이 안되지.
게다가 유럽 친구들은 그 다양한 각도에 배치한 카메라를 가지고
90분동안 스토리텔링을 기가막히게 하더라
예를 들면
코너킥 상황에서 우리나라는 코너킥 찬스에서 '선수가 차는 모습'을 보여준다면
유럽에서는 '선수가 차는 방향'을 주로 보여줌.
더 자세히 설명해볼게
K리그 중계에서는 선수가 공을 놓고 물러나는 '앞모습'을 촬영한 뒤에
그 다음에 오는 컷은 선수가 공을 차고, 골문 앞에서 경합하는 나머지 선수들의 모습을 보여줌
대부분의 K리그 중계는 이렇게 단 두컷으로 이 긴박한 장면을 끝내버리지.
그 두 컷 마저도 충분한 고민을 하지 않고 말이야.
그 반면에 유럽의 경우,
코너킥 찬스에서 선수들의 '뒷모습'을 촬영하게 되는 경우가 많아.
이렇게 구도를 잡았을때의 장점은
카메라가 선수의 시야를 대변하기 때문에 시청자들의 몰입도가 높아지지.
골문 앞에 경합하고 있는 선수들과 그 뒤에 열광적인 서포터즈.
그리고 그 사이의 코너킥 키커.
이렇게만 놓고 봐도 박진감의 차이가 크지 않겠어?
몇 년 전에 쓴 레포트라 기억이 가물가물하기는 한데
어디 뒤져보면 있을듯
혹시나 더 쓰고 싶어지면 그때 썼던 분석글 토대로 다시 작성해볼게
읽기 귀찮은 형들은 굵은 글씨만 읽으면 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