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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 대체 누가 선비질을 하는 걸까.

venceremos
1752 24

'선비질', 경우에 따라서는 'ㅅ십선비질'을 하는 사람이 무엇인지 생각해본다. 통상 개념있는 척, 착한 척 하며, 스스로를 남들과는 다르다고 믿고 행동하는 사람들을 일컬어 선비질을 한다고 하는 것 같은데, 'ㅅ십선비'라고 하면 그 정도가 지나친 사람을 일컫는 말이겠지.


이상호한테는 오만쌍욕을 다했으면서 구자룡한테 박수치면 선비질이고 체통이 안선다? 이런 식이면 정말 곤란하다. 여러 인격을 한 데 버무려 자기 멋대로 상정해놓고 선비질입네 체통이 안서네,라고 하면 무슨 말을 할까? 그런데 그거 아시나? 이런 거 옛날에 일본 제국주의자들이 조선인들한테 참 잘 써먹었다. 앞에서는 독립이 어쩌네 저쩌네 하지만, 뒤로는 일제에 협력하는 게 한국인들이라고. 그런데 그게 정말 그런가? 물론 그랬다. 걔들 말이 사실이다. 당시에 조선인들이 정말 그랬다. 단, 이 따위 주장이 가능하기 위해서는, 우리는 이완용과 안중근을 조선인이라는 이유로 한 인격으로 묶어야 한다. 그런데... 


안중근하고 이완용을 한 인격으로 묶을 수가 있나? 각자 저마다 다른 수많은 사람이 있는 것이지, 자기 멋대로 오로지 비아냥을 위해 수많은 사람들 중에 일군을 표준으로 상정하고 이율배반이라고 욕 하는 게 허수아비 때리는 것 밖에 더 돼?


이상호 이름이 나와서 말인데 참고로 나는 이상호가 인사하러 왔을 때도 박수쳤다. 음주운전 병크는 그 이후에 불거진 일이고, 인사하러 올 때까지는 뭐 내가 모르는 일이었으니까. 북패나 매북이나 팀이야 물론 혐오스럽고 그 팀으로 간 것은 짜증나지만, 굳이 인사하러 오겠다는 이에게 쌍욕 안박고 박수를 친 것이, 혹은 치겠다는 것이 선비라는 비아냥을 당해야 할 일인지 나는 도대체 모르겠다.

 

대체 선비질는 누가 하고 있나? 삼천만원 더 받겠다고 매북을 간 구자룡을 비난하지 않고 인사하러 오면 박수칠 의향이 있는 사람이 선비질을 하고 있나? 아니면 그깟 삼천만원 따위보다는 의리,신의,충성심 등이 훨씬 더 중요한 가치라고 믿어서 그 가치를 배반하고 매북을 간 구자룡 따위가 인사하러 오는 것인데도 굳이 박수를 치겠다는 사람들이 못마땅하여 기어이 비아냥대야만 직성이 풀리는 강직한 분들이 선비질을 하고 있나? 미안하지만 적어도 나는 후자보다 더 과하게 선비질을 하는 분들을 알지 못하겠다.


이 커뮤니티에서 내 의견이 주류가 아니라는 것을 잘 안다. 내 기준에 불편한 의견들이 가끔 있는데 통상은 그냥 지나친다. 싸워봐야 피곤하기만 하지. 아무튼 본인의 의견이 주류라는 걸 알기에 다름의 영역에 남겨두어야 할 것을 존중하지 않고, 함부로 선비니 뭐니 비아냥대는 것이겠지. 나야 구자룡이 인사하러 왔을 때 쌍욕박고 그런 짓을 안했으면 좋겠다고 여기겠지만, 하겠다는 걸 내가 뭔 수로 말리고, 하지 않아도 그 편에 심정적으로 동조하는 것 역시 내가 뭔 수로 말리겠나. 그냥 그러려니 하는 거고 나는 나대로 행동하면 그만이지. 구자룡이 대체 뭐라고 내가 그런 식으로 행동을 할 필요가 있겠나. 그냥 무심하게 지나치되 인사하러 오면 옛정으로 박수 정도 치고 마는 거지. 이 '무관심'에도 보나마나 선비질이라는 딱지를 붙히겠지만. 

venceremo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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