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목록
  • 아래로
  • 위로
  • 쓰기
  • 검색

자유 시드니전 냄비리뷰

조은마우스
57 8

하아.. 진짜 무슨말이 필요합니까...

경기를 다시 한번 보며 도를 닦는 기분으로 관전했습니다.

유쾌하지 않은 기분이네요... 다들 고퀄리티의 리뷰를 많이 뽑아주셔서

이런 발퀄의 리뷰도 있어야 밸런스가 맞는다고 생각합니다.

약간의 잡소리 타임이었는데.. 시작하겠습니다.


1. 수비진

3(형진, 성진, 자룡)으로 나왔습니다. 오늘은 진짜 수비가 경기를 시원하게 말아먹었습니다. 

누가봐도 4골을 먹었다는 것 자체가.. 아무리 쉴드를 치고 치고 또 치려고 해도 오늘의 수비수들은 전부 X잡고 반성해야한다고 생각합니다. 

오늘 시드니의 공격패턴을 보면, qwer님의 프리뷰대로 전반에 시드니 수비진에서 오른쪽(구자룡 - 크리스토밤) 라인을 보고 계속 침투패스를 찔러주었습니다.

물론 한골 먹기 전까지 4~5번의 패스를 구자룡이 잘 막아주고, 조성진이나 크리스토밤이 커버해주었지만, 첫골 실점장면 역시 시드니는 수비에서 오른쪽으로 뒷공간 찔러주는 패스를 주었고, 늦었다고 생각한 신화용이 어정쩡하게 나와있다가 상대 공격수의 로빙슛에 아무것도 못하고 골을 먹었습니다. 

물론 그 경우에도 신화용이 나와있지 않았다면, 구자룡이 커버를 들어갈 수 있었을 것이라 생각은 되지만, 어디까지나 추측이기때문에 설령 구자룡이 뒤늦게 커버를 가서 길을 막았다 하더라도 골을 먹혔을 확률 또한 있습니다. 

이 첫번째 골을 기점으로 수비는 헬을 보여주는데, 두번째 골의 실점장면(세트피스)에서는 앞으로 빠지는 마크맨을 놓치는 장면이 있었고(자룡마크미스), 세번째 골에서는 후반(26분경)에 임상협이 들어오며 4백으로 전환된 시점에서 조성진과 크리스토밤의 수비 미스로 인한 노마크 찬스에서 골, 네번째는 조원희가 경합밀리고, 조성진은 옵사이드 트랩을 걸지 못해 노마크로 골을 내준.. 좋은 점은 찾아볼래야 찾아볼 수 없는 경기로 흘러갔습니다. 

수비의 멘탈이 와장창 한 경기인데, 문제는 아무도 잡아줄 사람이 없었고, 마치.. 사이좋게 내가 똥싸니 너도 똥싸자~ 라는 발랄한 느낌으로 즐겁게 수비에서 똥들을 싸주셨습니다. 전반 20분까지만 수비는 볼만했고, 그 이후의 수비는 시드니에게 능욕을 당했네요.


2. 미들진

4(기제, 지훈, 원희, 크리스토밤)으로 나왔습니다. 세오는 이 미들에서의 키를 조지훈으로 잡은 듯 하였습니다. 

전반전에 공격전개를 조지훈이 하려는 듯한 움직임을 많이 보였고, 이상하게 거쳐가지 않아도 될 듯한 움직임이였는데 조지훈을 거쳐서 볼을 운반하며 안그래도 느려터진 수원공격템포를 다 작살내버렸습니다. 

우선 한동안 안나오던 조지훈을 16강 진출이 걸려있는 중요한 순간에 뽑아 쓴 것 자체가...하아...조지훈이 볼을 잡고 시원한 전개를 전반에 한번인가 보여주고, 수비할 때 어정쩡하게 볼 돌리다가 시드니에게 볼 헌납하며, 구자룡이 힘겹게 저지한 공격을 본인이 볼을 가지고 있으려고 하다가 시드니 압박에 또 헌납.

원희형이 조지훈 똥 치우고 다니다가 기력이 쇠하는거 아닌가 할 정도로 의욕도 없고, 템포도 다 짤라먹었습니다. 또한 시드니는 집요하다싶을정도로 오른쪽을 두들겼는데, 크리스토밤이 수비에서 큰 도움이 되지 못하며, 구자룡이 뚫리면 바로 위험한 상황이 계속 연출되는 장면을 보여주게 되었습니다. 

수비를 못하면, 공격에서라도 그 상황을 만회해서 시드니의 공간을 찢으면 상관이 없지만, 크리스토밤은 공격에서도 시드니에 피지컬에 사이드쪽으로 몰리며, 의미없는 크로스 위주의 공격을 하게 됩니다. 

또한 후반 11분경 세오는 조지훈을 김종우로 교체하게 되는데, 개인적으로 이 교체는 정말 자충수였다고 생각합니다. 

종우 다리에 테이핑이 어마어마하게 감겨있는 상황에서 후반에 나왔다고는 믿어지지 않을 정도의 활동량(아파서 못뛰었다고 쉴드치고 싶습니다.)으로 압박도 못하고, 공격에 도움도 안되는, 종우는 이번경기에 출전하면 안되었다고 생각했지만, 결과론적으로 세오의 1교체카드였습니다. 

김종우가 좋았던 적은 후반 막판에 프리킥 상황에서 박형진에게 헤딩슈팅을 연결했다는 점... 무언가 열심히 뛰긴 하지만 효율은 1도 없는 느낌의 미들진을 보면서, 원희형은 조지훈 똥 치우랴, 김종우 똥치우랴, 크리스토밤 똥 치우랴 나이먹어서 무슨 고생인지 모를정도로 똥만 치우다 결국 마지막에 똥을 같이 싸게 됩니다. 

이기제 역시 공격 올라간 건 좋지만, 공격진에 닫지 않는 크로스만 줄창 올리면서 본인의 힘 빼고, 시드니 수비를 편하게 해주는데 일조를 하였습니다. 패턴이 없다는 단순한 핑계거리를 찾기에 선수들이 너무 생각을 안하는 느낌의 플레이만 기계적으로 반복하였던 미들진이었습니다.


3. 공격진

3(기훈, 데얀, 바그닝요)으로 나왔습니다. 사실대로 말하면 전 이 선발 라인업을 보고 욕부터 했는데, 염기훈과 데얀을 같이쓰고 싶어하는 세오의 욕심은 말그대로 과욕이라고 생각합니다. 

리그 최고의 스코어러가 있긴 하지만, 그 스코어러를 사용하려면, 양 윙은 진짜 죽을 듯이 상대방과 비벼주어야 합니다.(GS전의 임상협, 유주안이 그 역활을 해주었습니다.) 

근데 염기훈이라니요... 염기훈은 정적인 순간을 동적으로 만들 수 있는 크랙이지 데얀을 살려주는 크랙이 아니라는 건 누구보다 선수들이 더 잘알고 있을 것입니다. 

실제로 염기훈은 좌측에 많이 빠져서 묻지마 크로스를 줄창 올리고, 데얀은 시드니의 피지컬에 밀려서 헤메고 있고, 바그닝요는 삽질하는 크리스토밤이랑 같이 삽질하고 있는게 수원의 공격이었습니다. 

물론 골이 들어갈 분위기는 많이 만들었지만, 경기를 다시 보면서, 현장에서 느꼇을 때, 시드니에게 위협적인 상황이 있었냐고 물어본다면, 저는 염기훈의 전반 프리킥 2번, 데얀의 골장면 외에는 없었다고 생각합니다. 

"세오가 수원했네"라는 말이 정확하게 맞아떨어진 애무축구 경기였으며, 데얀과 염기훈 공존에 대해서는 정말 다시 생각을 해봤으면 좋겠습니다. 

본론으로 다시 돌아와서 염기훈과 데얀은 공존하지 못했고(이경기에서), 시드니는 편하게 올라오는 크로스를 걷어내기만 하면 되었습니다. 애초에 수비 지시를 중앙에 데얀은 좀 골 잘 넣으니까 못오게 그 길만 차단해. 라고 받은 듯이 사이드쪽으로 움직이는 볼은 크게 관여 하지 않았으며, 중앙쪽으로 데얀쪽으로 볼이 가는 루트만 집요하게 막아내어 안정적인 수비를 가져갔습니다. 

후반에 임상협이 들어가며 4백으로 전환되고 임상협과 염기훈이 좌/우를 스위칭하며 자유롭게 플레이 하였지만, 결과는 크게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임상협의 고자 컨트롤로 인한 볼 빼앗김과 바그닝요의 시드니 수비진에 말린듯한 우당탕탕 공격전개, 염기훈의 묻지마 크로스, 힘빠진 데얀의 노인정 모드.. 전반까지는 데얀이 공격진을 이끌어준건 맞습니다만, 후반전에 그렇게 힘이 빠져있어 아무것도 못하는 데얀을 교체도 못해주는 상황이 화딱지가 날 정도였습니다. 공격진에 약속된 플레이 실종에 각자의 탐욕이 만들어낸 하모니였다고 생각합니다. 


4. 신화용

노동건이 한창 좋았지만, 노동건을 밀어내고 2경기 연속 주전으로 나왔습니다.

GS전에도 간단하게 리뷰를 썻지만, 제주가 운이 없어서 골이 안들어갔다는 말을 했는데, 이번에는 그 운이 다했나봅니다. 

신화용이 판단력이 좋은키퍼가 아니라는 생각을 작년부터 가끔 하긴 했는데, 이번경기를 보고 그 생각이 확신이 되었습니다. 

골키퍼의 임무는 골을 안먹도록 하는것입니다. 수비수들이 멘탈이 나가면 멘탈을 잡아줘야 하는데, 첫번째 골은 골킵멘탈이 나간 플레이를 진행했고(판단을 아예 못해 그렇게 어정쩡하게 나온듯합니다.), 킥이라던지 던지는 공격에 있어 우리팀에게 앞으로 나갈 수 있게 공을 주는 경우보다 상대와 경합 아니면, 상대방에게 쉬운 커트를 할 수 있게 볼을 주는 것 보면서, 신화용은 판단력이 보통인 골키퍼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노동건이 대기하면서 무너져가는 수비수들에게 사자후를 일갈하며 아쉬움을 표현하던데요.. 감정적인 평가는 뒤로 하더라도, 신화용이 이번에 보여준 수비능력은 보통의 골키퍼가, 보통의 막기 어려운 볼을 못막고, 수비조율도 대강대강 하는 수준이였습니다. 물론 팀이 다 똥싸고 있다는 특수성이 있다해도, 본인도 같이 똥에 휩쓸려버렸습니다. 


5. 세오

대구전이였나, 선화전이였나.. 세오 오마이 히어로~ 했었는데, 이번에는 "세오가 수원했네"라고 하게 될 줄은... 하하하. 세오의 약점이 그대로 다 드러난 경기였습니다. 

전술적으로 무엇을 지시했나, 궁금할 정도입니다. 하프타임때는 무슨이야기를 하고, 처음에 준비할 때는 무엇을 준비하고, 훈련때는 선수들에게 무엇을 훈련시킬까? 하는 의문이 들었습니다. 

선수단 체력 관리는 안해주나? 정말 화가 나는건 N석 E석 W석에 있는 사람들은 지고 있어도 열정적으로 응원하며, 선수들을 독려하고, 선수들 플레이 하나하나를 담으려고 조금이나마 그들의 힘이 되어주려고 응원하고 있는데, 감독이란 작자는 난 너희를 경기장에 풀어놓았으니 이걸로 되었다. 라는 표정으로 경기를 지켜보고, 안풀리니까 그냥 교체 한번 해보자라는 식으로 교체하고, 경기 끝나니까 "슈퍼매치를 앞두고 좋은 약이 되었다." 라는 변명적인 코멘트만 하네요.

처음에 감독님이 왔을때는 무엇을 하고자 하는게 눈에 명확하게 보였고, 그래서 팬들도 기다려줄 수 있다. 세오축구를 완성하는거 보고 싶다. 라는 팬들도 꽤 많았습니다. 

과연 지금은 무엇을 하고 싶은지. 플랜 A가 박살나면 왜 우리팀은 손발이 짤려 아무것도 못하는 그런팀이 되었는지. 리그 최고의 스코어러랑 리그 최고의 세트피스 크랙을 가지고도 제대로 무기를 써먹지 못하는지. 너무 가슴이 아픕니다.

처음에 팀을 맡았던 열정을 가지고, 색깔을 가지고 팀을 운영하지 못할꺼면, 상대방이 어떻게 나올지 죽어라 공부해서 맞춤전략을 들고 나오던지, 아니면 아름답게 헤어지는 쪽이 낫지 않나 생각합니다. 

아직까지 수원이 우승할 수 있다고 믿고 있습니다. 아니 믿고 싶습니다. 하지만 그럴라면 감독님이 변해야 할 것 같습니다. 열정을 되찾고, 본인이 보여주고 싶어했던 수원의 축구를 보여주길 바랍니다.


5. 좋았던점

  - 데얀의 득점본능(어쨋거나 저쨋거나 골은 넣었네요)


경기 리뷰는 여기까지 하겠습니다. 정말 다시보면서 왜 이렇게 스르르 무너졌지? 라는 생각을 하게합니다. 이렇게 무너질 팀이 아닌데. 리뷰쓰는 내내 정신을 못차리고 있네요. 덕분에 수블미에 리뷰 능력자분들이 늘어나고 있는듯 합니다. 수원팬들을 모두 전력분석관으로 만드는 그날까지 세오의 발암축구는 계속됩니다? 하하하... 슈매때 직관은 어려워도 집관은 할 예정인데.. 그날 뵙겠습니다.

허접한 리뷰 읽어주셔서 항상 감사합니다.

조은마우스
0 Lv. 0/90P


작성된 서명이 없습니다.
신고공유스크랩

댓글은 회원만 열람할 수 있습니다.


로그인 회원가입

공유

퍼머링크

첨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