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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 베뎃 읽어보셈

경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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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려한 문장 뒤에 숨지 마세요.

존중의 마음이 지지지와 선수단, 코칭스태프와 보드진의 사이에서 필요하다고 하셨지요? 때때로 축구에서의 존중이란 돈이나 트로피보다 더 큰 비중을 차지한다고 하셨지요?

하지만 어째서 욕설을 보고 들은 이정수 선수에 대해서는 일언반구 언급이 없는지 모르겠습니다. 프렌테 트리콜로는 특정 소모임의 대표인가요 아니면 수원 팬 모두의 대표인가요? 저는 정확하게는 잘 모릅니다. 하지만 이번 사건이 N석에서 발생했다는 것은 압니다.

사건의 주체가 프렌테트리콜로가 아닐 수도 있겠지요. 하지만 프렌테 트리콜로가 수원 팬 모두, 혹은 N석의 대표자라면 그 통제권 하에서 발생한 사건에 대해서 유감을 표시하는 것은 물론이고 다시는 이런 가슴아픈 일이 없도록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멋진 책임자의 모습이 아니겠습니까.

프런트가 잘못한 것이 있다면 프런트가 잘못한 것이고, 이정수 선수가 잘못한 것이 있다면 이정수 선수가 잘못한 것이고, 지지자가 잘못한 것이 있다면 지지자가 잘못한 것입니다. 프런트의 잘못이 크다고 해서 현장에서 마찰을 빚은 가장 중요한 두 주체인 지지자와 선수 사이에 아무 과오가 없다고 할 수 없는 것입니다.

안좋은 일이었다. 일어나서는 안 되는 일이다. 다같이 자중하고 이러한 일이 없도록 노력하자고 말하는 것. 그거 어려운 일도 아니고 부끄러운 일도 아닙니다. 사람이라면 누구나 실수를 하고, 자신이 사랑하는 것에 대해서 감정적으로 응하는 것은 누구에게나 있는 일입니다. 지지자도 수원을 사랑하기 때문에 일어난 일이고, 선수도 수원을 사랑하기 때문에 일어난 일입니다.

오히려 그렇게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는 일이기 때문에 그 과오를 인정한다고 해서 크게 부끄러운 일은 아닐 겁니다.

하지만 이렇게 긴 글 속에 가장 중요한 충돌주체에 대해서는 딱 한 줄밖에 없습니다.

누구를 끌어내서 조리돌림하자는 말이 아닙니다. 누가 잘못했고, 그게 어느 소모임의 누구고 그런것은 상관이 없는 일입니다. 위에서 말씀드렸듯이 기계가 아닌 이상 누구에게나 있을 수 있는 일이니까요.

하지만 우리가 사람인 것은 잘못한 것을 받아들이고 고쳐나가기 때문입니다.

이번 사건으로 우리는 아무리 수원을 사랑하는 선수라도 마음에 큰 상처와 크나큰 부담감, 책임감이 있으면 우리를 떠날 수 있다는 것을 배웠습니다. 아무리 강철 같은 마음을 가진 선수라도 태우고 때리면 부서진다는 것을 배웠습니다.

우리가 가진 불꽃과 무두질을 선수에게 잘 전달하면 선수의 몸과 마음은 점점 단단해집니다. 그렇지만 불꽃이 너무 강하거나 망치질이 너무 강하면 그 강철 같았던 마음도 부러집니다. 그것을 잘 조절하도록 이끌고 돕는 것이 바로 코어이고 운영진일 겁니다.

하지만 이것을 조절하자는 것이 이 글의 골자가 되지 못한다는 건 참 아쉬운 일입니다.

수원삼성 블루윙즈. 사람으로 따지면 만 22살입니다.

첫사랑에 아프고, 쓰라리고 실연해서 울고 세상과 부딪혀서 까지고 쓸려서 술마시고 쓰러지는 그런 나이입니다. 하지만 부딪히고 넘어져도 아무렇지 않게 일어날 수 있는 나이입니다.

이 어린 나이에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는 상처를 외면하지 말아 주세요. 그런 것들이 쌓이고 쌓이다가 우리는 부끄러운 어른이 될까봐 두렵습니다.

툭툭 털고 서로 받아들이고 격려하고 다시 일어나서 뜁시다.

젊은 날의 과오는 누구에게나 있는 일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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