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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 길었던 아챔을 마무리하며. (가시마에 경의를 표함)

No.22 No.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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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몽으로 잠을 설친듯한 찌뿌둥함을 뒤로하고 출근해서 동료들에게 아침인사를 건낼때,

목에서 칼칼함과 함께 느껴지는 극도의 무기력함.

어제 도대체 무슨일이 있었던거지?


기억을 더듬어보려 들어간 네이버.

8분남짓한 이 하이라이트를 보고나니 더 커지는 허-함.




축구장에서 UFC를 봤던 그 해 4강에서 탈락했을땐,

다음에 두고보자 라는 최소한의 기대가 있었지만,


왠지 2018년 4강은.


이번이 아니면. 아시아에 수원이 살아있음을 알릴 기회가 없을것 같았다.


앞으로 기회가 없다...는 너무 우울하니까.


쉽지 않을거 같다라고 해두기로. 스스로에게 약속해보고 달래보기로 하고.





다시 이 높은 위치에 올라설 수 없을거 같은 우리 팀의 현실과,


껑충껑충 뛰면서 두팔을 벌려 관중을 흥분시키던 그와 함께 할 시간이 점점 줄어들고 있다는 현실과,


상기된 얼굴로 광고판 앞에서 화려하진 않아도 진정성 담긴 세리모니를 보여준 곧 불혹의 외국인과.


제발 마지막만은 해피엔딩이길 바랬던 세오. 부둥켜 안은 코치들, 팬들.


오랜만에 느껴본 , 야 X발 이게 수원이야. 라는 자부심이 가득했던 빅버드의 공기.

 


세상에서 누구보다 행복해질 수 있었던 수원이 들을 나처럼 공허함에 빠트린, 어제의 승자. 가시마.


30년정도 살아보니까, 성공하려면, 운도 좀 따라야 하는것 같더라.

15년정도 축구보니까, 토너먼트에서 우승하려면, 운도 좀 따라야 하는것 같더라.


그런데. 운이 없었을까? 180분 경기의 시작은 상대의 자책골. 그것도 원정골.

상대의 중거리슛은 골대 맞고 나왔고. 그것말고 더 큰 운을 바라는건..좀 그래.


우리는, 실력이 부족했다.

멘탈도 실력인데, 가시마는 너무너무 냉정했고, 침착했다.


전반 초반 2실점으로 어수선한 분위기를 뒤집은 1차전.


후반 초반 3실점 정도는 아무것도 아니라는듯 흔들림이 없는 경기력...


얘네가 사람인가 싶다. 이 부분에 진심으로 경의를 표한다.


180분 중 수원은 20분을 지배했고 가시마는 160분을 지배했다.

가시마가 올라가는게 맞다.




눈밭에서 시작해 눈물로 끝난 2018 아챔.


선수의 실수를 욕하고 싶은 마음도 없고,

그저 해주고싶은 말은.


정말 수고 많았어! 라면서 진한 포옹한번 해주고 싶은 마음 뿐.





힘내자. 수원아!













No.22 No.22
17 Lv. 28045/29160P

안녕하세요. 박경훈 단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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