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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 2000년 1월 김호 감독 인터뷰 (퍼옴)

빠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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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호감독 열변을 토한다, 한국축구여 깨어나라

신세기를 맞는 수원삼성 블루윙스 마스터플랜의 실체가 조금씩 드러나고 있다.

1월22일 수원삼성 전지훈련지 거제 캠프에서 만난 김호감독은
구단의 2000년 목표를 자신감에 찬 어조로 밝혔다.

김감독은 국내축구와 성적에 연연하지 않겠으며, 아시아 제패를 발판 삼아 세계적인
구단으로 발돋음 하겠다고 뷴명한 어조로 말했다.

구단의 목표가 정해진 만큼 목표를 이루기위해 최선을 다하겠으며 구단측의
전폭적인 지원 방안도 이미 마련되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팬들도 그같은
수원삼성의 입장을 전폭 지지해줄
것을 요망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김감독은 한국 프로 축구를 경시하는 것은 아니라고 지적하면서 한국축구를
세계적인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첨병으로 40년축구 인생을 마무리하고 싶다고 심정을
밝혔다.

다음은 4시간에 걸친 김감독과의 일문일답.

Q : 신세기를 맞는 심경을 밝혀달라.
A : 흘러간 것은 모든 것들이 아름답다는 시인의 말 처럼 참으로아름다웠던
시절이었다. 99년 수원삼성이 승리한 것이 아름답다는 것은 아니다. 그같은 열매를
맺기 위한 과정에 참여했던 많은식구들의 갖가지 고행과 승리를 쟁취하기 위해
말없이 나를 믿고뛰어준 선수들의 희생이 너무 아름다웠다는 뜻이다.

Q : 지도자 생활이 올해로 몇 년째인가?
A : (손가락을 한참 꼽아보다가 껄걸 웃는다) 벌써 내 나이가
이렇게 됐나? 22년째 휘슬을 잡고 있다.

Q : 지도자 생활을 하면서 우승을 얼마나 했나?
A : 그 질문이 난 가장 싫다. 난 우승이 중요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감독의
능력과 성적은 불가분의 관계인 것은 틀립없다. 그러나 감독에게는 또 다른 사회적
책임이 있다. 어떻게 선수들을 가르쳤으며 어떤 과정을 거쳐 승리했느냐 하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 한국 축구가 세계적인 수준으로 올라가기 위해서는 성적
제일주의에서 과감하게 벗어나야 한다.

Q : 그런 말은 좋은 성적을 낸 감독으로서 할 수 있는 사치스런 주장이 아닌가?
A : 그렇지 않다. 선수들이 맹목적으로 골 문에 볼을 밀어 넣어 득점을 하기보다는
득점하기 까지의 전체적인 과정을 중시하라고가르치고 있다. 득점만이 능사가 아니
듯 감독도 성적이 능력을 나타내는 기준이 되어서는 안된다. 좋은 가르침을
시행하고 있는지도자는 언젠가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다는 사실을 축구계가 깨달어야
한다.

Q : 수원삼성의 우승 비결은 ?
A : 그 질문에 앵무새 처럼 말해와서 지겹다. 그러나 우리는 그런 결실을 거두기
위해 많은 노력과 투자를 해왔다고 자부한다. 축구는 운동장에 나서는 선수들. 또
그들을 지원하는 모든 이들의 갖가지 희생을 통해 결실을 얻는 스포츠다. 수원삼성
구단관계자들과 선수, 서포터 등 모든사람들의 희생과 봉사를 통해 얻은 결과라고
생각하고 있다.

Q : 구단의 신년 목표는?
A : 목표는 원대할수록 좋은 것이 아닌가? 그러나 원대함과 오만은 다르다.
한국축구는 이제 세계로 눈을 돌려야 한다. 월드컵을치르면서 구경꾼으로 전락할
수는 없지 않은가? 수원삼성은 아시아 제패를 발판 삼아 세계로 진출하기 위한
시동을 걸었다. 2월 일본에서 아시안컵 3차전을 치룬다. 아시아 프로축구 제패를
이뤄야 세계무대로 진출할 것 아닌가? 수원삼성이 세계적인 구단으로 자라나기
위해서는 꼭 필요한 과정이다.

Q : 월드컵이 코앞에 다가왔는데--
A : 사실 이때쯤이면 전국민이 "축구가 국력"이라는 생각을 할 때가 아닌가
생각된다. 축구 협회의 문호를 개방하고 능력있는 축구인은 물론이고
비축구인중에서도 능력과 감각을 가진 많은 분야의 사람들을 끌어 모아야 할
것이다. 축구협회에 한국축구의전진기지다. 협회에 몸 담고 있는 많은 사람들의
사고의 전환과 봉사적인 태도, 희생적인 정신이 꼭 필요한 시점이다.

Q : 축구협회 월드컵 지원단에 이름이 있다. 참여 의사를 표명
했나?
A : 난 감투에는 생각이 없다. 실제로 감투가 싫은 사람이다. 그러나 한국 축구
발전을 위해 힘을 보탤 기회와 능력이 있다면 기꺼이 돕겠다는 생각이다.

94미국 월드컵 독일전

Q : 94년 미국 월드컵을 다시금 회고 한다면?
A : 지금도 가슴이 시리다. 감독으로서 실수도 없지 않았지만
너무나 아쉬운 대목이 많았다. 국제정보에 너무나 어두었던 것도패인의 한
대목이다. 스페인과의 경기는 아직도 눈에 선하다.
있을 것이다. 꼭 설욕하고 싶다.
프로팀 감독으로서 세계무대에 서서 다시 한번 맞붙을 기회가

Q : 월드컵 이후 축구협회와 매우 껄끄러운 관계로 알려졌는데
Q : 협회와 껄끄러운 것이 아니다. 협회를 운영하는 일부 인사와껄끄럽다고 해야
말이 맞다. 한국축구를 개인적인 소유물 정도로생각하는 사람이 있다. 그들의
오만한 생각과 의식이 달라지지 않으니 껄끄러울 수 밖에-

94년 미국 월드컵에 질문이 다다르자 김감독의 눈이 촉촉해졌다.회한이 서리는
눈빛이었다. 특히 스페인과의 무승부를 기록했던 게임에 이르자 안타까움을 감추지
않았다. 그런 안타까움들이 오늘의 밑거름이 됐다고 회상하면서는 막상 더욱
처연해지는 기색이었다.

축구계에 알려진 것처럼 김감독의 냉정한 승부근성과는 거리가 먼 표정이었다.
김감독의 회한스런 표정을 바라보면서 지금같은 연륜이 있었다면 얼마든지 승리할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뇌리를 스쳤다. 김감독이 휴대폰을 받는 틈을 이용,
질문지를
다시 챙겼다.

Q : 한국 최고의 감독으로서 축구 협회에 하고 싶은 말은?
A : 덜고 말고, 더도 말고 한국축구를 진심으로 생각하라는 말을하고 싶다.
한국축구는 매우 중요한 시점이다. 새로운 전환기다.
월드컵을 통해 한국축구가 한 단계 도약할 수도 있지만 그 반대의 결과를 가져올
수도 있다. 축구협회의 총체적인 개혁이 필요하다. 프로연맹도 한국 프로축구를
하향 평준화로 이끌 것인가 아니면 상향 평준화를 할 것인가, 그 결단을 내려야
한다. 프로축구에 한국축구의 미래가 달렸다. 일부 지도자들이 축구를 개인의
입신도구로만 생각하는 것만이라도 버려준다면 한국축구의 미래는 장미빛으로
달라질 수도 있다.

Q : 한국축구와 일본 축구의 수준차가 있는가? 있다면 어느 정도인가? 개인적인
견해를 솔직하게 말해 달라.
A : 날 역적으로 만들려고 작정했나?(웃음) 오래전부터 일본축구는 한국축구에 대해
심대한 컴플렉스를 갖고 있었다. 그것이 일본선수들의 실력을 짖누르는 작용을
해왔다. 그런 심리적인 압박으로 한국은 매경기 11명으로 싸운 반면 일본은 한국이
12명이나13명이 뛰는 팀으로 생각할 만큼 큰 부담을 가져왔다.

그러나 이제는 올림픽팀의 2연패로 그런 한국축구의 허상이 깨져버렸다. 일본이
가지고 있던 심리적 압박요인이 통렬하게 깨졌다는 것은 양국 축구의 균형을
변형시킬 요소로 작용할 수도 있다.양국 축구는 이제부터가 중요하다. 지금부터의
승부에서는 진짜 실력으로 승부를 겨루는 것으로 봐야할 것이다. 일본에 2연패당한
한국 올림픽대표선수들이 국내에서 최고의 기량을 가진 선수들이었느냐 하는 것은
별개의 문제다.

Q : 한국 올림픽대표팀에 대해 평가를 한다면 ?
A : 아직은 판단을 유보해야 할 것이다. 굳이 개인적 견해를 밝힌다면 올림픽대표팀
선수들이 국내에서 최고의 기량을 가진 선수들로 구성되있느냐 하는 원론적인
문제를 제기하고 싶다. 좀더문호를 개방하고 좋은 기량을 가진 선수들을 물색해야
할 것이다

Q : 고종수의 올림픽대표팀 선발을 두고 많은 논란을 겪었는데--
A : 종수는 막 청소년기를 벗어난 연령이다. 좋은 지도자라면 종수가 선수이기
이전에 청소년이라는 생각을 가져야 한다.
사춘기와 청소년 시절을 겪지 않은 사람이 어디있나? 지도자라면그런 관점에서 좀더
이해하고 좋은 길로 이끌려는 생각을 가지고있어야 한다. 또한 자신이 직접
확인하지 않은 소문만으로 불필요한 선입관을 갖는다면 좋은 지도자라고 할 수
없다.

Q : 사실 수원삼성에는 골치아픈 재간 덩어리 선수들이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어떻게 그들을 경기에 몰입시키고 있으며 어떻게 이끌고 있나?
A : 그들을 대할 때 내 자식이라는 마음이 필요하다. 그들과 끝없이 대화했다.
축구는 자신의 희생이 없으면 안되는 운동이라는것을 말한다. 데니스에게는 이런
말을 했다. 데니스 너 혼자 볼을 드리블하고 다니면 다른 선수들이 놀지 않느냐,
그렇게 하면 다른 선수들은 직업을 잃고 집으로 가야 한다. 볼을 피차간에 주고
받고 하면 다 같이 지낼 수 있다. 어떻게 하겠느냐? 데니스는 내 말을 듣고 웃었다.
그 이후 데니스의 드리블이 많이 줄었다.

Q : 말이 나온차에 묻고 싶다. 데니스는 어떤 선수인가?
A : 데니스는 한마디로 폭탄 같은 선수다. 한번 터지면 막을 길이 없는 그런
선수다. 우선 몸싸움에 겁을 안내고 넓은 시야를 가지고 있다. 승부근성도
수준급이다. 단지 약점이라면 너무 승부에 집착한다는 점이다. 그런 점들을
순화시키면서 경기에 열중하도록 만들기 위해 많은 대화를 하고 있다.

Q : 김감독이 아니면 오늘의 데니스가 없었을 것이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A : 감독은 신이 아니다. 데니스는 나와 똑같은 인간이다. 상대를 이해하려는
노력을 조금 더 했을 뿐이다. 데니스 뿐만 아니라누구든지 자신에게 관심을 보이고
이해하려고 노력하는 사람을 무작정 싫다고 할수 없을 것이다.

데니스의 좋은 점을 살려주려는 노력을 한 것 뿐이다. 데니스는 이제 세계 수준급의
선수다. 곧 세계 무대로 진출할 가능성이 높다. 최소한 몸 값이 5백만불이상 가는
선수가 될 가능성이 높다.

Q : 샤샤의 이적에 대해 많은 팬들의 아쉬워 하고 있다. 특별한 이유가 있었나?
A : 샤샤는 지금 기량이 정점에 달해 있다. 개인적으로 큰 문제는 없었다. 샤샤
본인도 좀 더 큰 세계 무대로 나가서 뛰고 싶어했다. 한국축구도 이제는 플레이어
마케팅에 눈을 돌려야 한다.

부산대우에서 샤샤를 받아들일 때, 김호가 돌았다는 말들을 했다샤샤의 일본 진출은
그런 관점에서 보면 한국축구계에 플레이어 마케팅의 모범을 보인 사례가 될
것이다.

지금은 원자재만 가공하거나 자동차만 파는 시대가 아니다. 샤샤를 통해 약80만불을
벌어들였다. 세제를 개선만 하면 더 많은 외화를 벌어들일 수 있다.

샤샤 뿐만 아니라 한국 축구계는 더 많은 미완의 대기들을 불러들여 좋은 선수로
가공해서 외화를 벌어들일 수 있다. 그러나 세제문제로 난관에 봉착해 있다.
제도적인 개선 방안들을 신속하게마련해야 할 것이다.

축구협회와 프로연맹이 할 일은 바로 이런 것들이다. 정부에 대해 총체적인
제도개선을 요구하며 한국축구의 세계화를 위한 디딤돌을 놓아줘야 한다.

Q : 축구발전을 가로막는 것으로 제도를 거론했는데, 구체적으로어떤 제도를 말하는
것인가?
A : 먼저 세제문제다. 외국선수를 수입할 때 20%부터 40%까지의 세금을 물어야
한다. 백만불 선수가 졸지에 140만불 선수가 된다구단으로서는 너무나 부담이 크다.
세금문제만 해결된다면 한국 축구계의 발전도 꾀할 수 있으며 외국선수들을
수입해서 외화벌이도 할 수 있는 방안들이 있다.

둘째는 선수들의 군대 문제다. 사회적으로 매우 민감한 문제이지만 군입대로 기량을
썩히는 선수들이 있는한 한국축구의 발전은 요원하다.
프로선수에 입단한 선수들만이라도 구제하는 정책적인 결단이 필요하다. 좋은
방안도 있다.예를 들면 프로선수들의 수입에서 일정액을 사회단체나 군경 유가족
단체에 기부하는 방안이다. 또한국가로부터 혜택을 받은 프로선수들의 은퇴시기인
30-31세 쯤에 사회 공익요원으로 근무하도록 하면 되지 않을까 생각된다.

세 번째로는 프로구단의 외국 용병 쿼터를 과감하게 풀어야 한다용병쿼터가
존재하는한 세계화는 요원하다. 국내 선수들의 입지를 걱정하는 시각이 있지만
그것은 과거 대원군의 쇄국정책과 다름없다.

국내 선수들의 기량이 절대 그들에게 뒤지지 않는다. 더구나 외국선수들의 문호를
개방하면 한국 선수들의 자각을 촉진하는 효과도 가져올 수 있을 것이다. 덧붙일
것이 있다면 이같은 제도개선과 함께 프로 구단의 자체적인 재정독립이 이뤄져야
한다. 구단이 자체적으로 독립하면 구간은 최대한 생존을 위해 노력할 것이다. 팬
서비스도 더욱 강화될 것이다.

Q : 너무 딱딱한 질문만 했다. 부드러운 질문하나 하겠다. 감독은 시즌중에 집에
얼마나 들어가나?
A : 하하하. 상상에 맡기겠다. 시즌중에는 선수들도 집에 못간다선수들도 그럴진대
감독은 당연하지 않은가? 얼마전에 아파트 경비원을 만났다. 집에 들어가는데 막고
누구냐고 물어 한참 황당하고 혼이 났다.

훈련 중 조제진 선수에게 한마디..

Q : 수원삼성의 우승비결은?
A : 구단의 지원이 큰 몫이다. 또한 선수들의 분발과 코칭스태프의 희생이 없었다면
불가능한 결과였다.

Q : 수원삼성 4관왕과 K리그 우승에는 용병들의 활약이 매우 컸던 것으로 평가하는
시각이 있다. 김감독의 생각은?
A : 보는 시각에 따라 다를 것이다. 10층에서 보는 가로수는 윗부분만 보일 것이다.
2층에서 바라보는 가로수는 옆 부분만 보인다. 용병들의 활약이 없었다고 할 수
없지만 한국선수들의 희생과 노력이 없었다면 절대 가능한 일이 아니었다. 수원삼성
선수들은 그라운드에서면 모두가 한마음이다. 국적은 별 문제가 없다그것이 바로
우승 비결이다.

Q : 지난 연말에 수원삼성에 입단한 루츠의 신상에 대해 말해달라.
A : 매우 훌륭한 선수다. 루마니아 올림픽대표팀 주장을 맡았던 선수다. 매우 좋은
드리불과 슈팅력을 가지고 있다. 내가 루마니아와 체코에 가서 직접 확인한
기량이다. 체코와 루마니아를
오가며 정규풍스카우터와 7게임을 직접봤다. 샤샤를 능가하는 활약을 할 것이다.
70만불에 들어왔지만 다시 외국으로 나갈 때는 상상만해도 놀랄만한 높은 이적료를
받을 것이 틀림없다. 사실 한국에 올 수 없는 선수였다. 올리가 중간에서 큰 중개자
역할을해줬다. 올리가 없었다면 불가능한 일이었다.

김감독은 이 부분에서 지그시 눈을 감았다. 루츠를 데려온 감격을 삼키려는 듯
한동안 눈을 감고 있었다. 루마니아와 체코를
10일동안 오가면서 루츠를 지켜봤다. 7게임을 지켜보면서 얼마나감격하고
좋아했는지를 말할때는 김감독은 어린아이처럼 흥분했다.

루츠의 팀이 4:0으로 이기고 있던 게임에서의 황홀한 장면을 떠올리면서는 몸을
부르르 떨었다. 루츠는 4:0 으로 상대팀을 크게압도하자 스스로 코너 부분으로 볼을
몰고 들어가서는 김감독을 향한 축구쇼를 벌이며 애교스런 시위(?)를 벌였다.

상대선수가 3명이나 달려들었지만 공을 빼았기기는 커녕 달려온 상대선수 3명을
현란한 개인기로 요리하면서 코너 부분을 유유히빠져나와 문전을 향해 슈팅을 하는
괴력을 보였다.

그전날 한국 식당에서 에이전트 김정호씨와 함께 만난 루츠는 말그대로 솜털이
송송한 어린 기색이 뚜렸한 선수였다. 그러나 그라운드에 만난 루츠는 그야말로
표범을 능가하는 선수였다.

루마니아에서의 마지막 게임에서는
?깹장면이 벌어졌다. 루츠가 소속된
부카레스트팀은 선발에서 루츠를 제외했다. 그러나 후반전이 시작되자 마자
관중들이 들고 일어났다.
전관중이 환호하며 일어 나서 철조망을 흔들며 루츠, 루츠를 10여분간 연호했다.
관중들의 연호가 계속되자 할수 없이 부카레스트 감독은 루츠를 내보냈다. 루츠는
그 팬들의 열화같은 환호성을 버리고 한국행을 택한 것이다.

루츠의 한국행이 확정되고 루마니아 축구계가 발칵 뒤집어 졌다.감독도 프런트도 곧
뒷따라 경질됐다. 계속 지켜봐야 하겠지만 루츠가 국내 축구발전을 위해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김감독은 행복한 표정이었다. 상당한 기대감을 가지고 있으며 그런 기대감을 즐기는
표정이역력했다. 누구에게인가 기대감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 이렇게 행복할수도
있구나 하는 감정을 새삼스럽게 느꼈다.

김감독의 환상여행을 산산조각 내며 다시 질문에 들어갔다.

Q : 루츠의 입단으로 미드필더만 8명이 된다. 너무 중복되는 것은 아닌지?
A : 중복은 아니다. 현대 축구는 미드필더의 전성기라고 할 수 있다. 미드필더진
중에 서정원 고종수 김진우 등이 국가대표로 자주 선발될 가능성을 감안하면
미드필더가 많은 편은 아니다. 더구나 미드필더는 다른 포지션과는 다르게
활동범위도 PD고 부상이 많다.

Q : 미드필더들간에 자리다툼이 치열해질 것 같은데.
A : 치열한 경쟁이 벌어질 것이다. 경쟁은 꼭 필요하다. 누구라도 마음놓으면
자리를 빼았기는 현상이 벌어질 것이다. 선수들로서는 말이 필요 없는 시기가
도래한 것이다. 획실한 실력만이 확고부동하게 자신의 자리를 찾아줄 것이다.

Q : 황선홍의 입단으로 득점력이 더욱 높아질 가능성이 있는가?
A : 수원삼성은 99년에 게임당 약 2.3골을 기록했다. 황선홍의 입단으로 득점력이
더욱 높아질 것이다. 그에 덧붙여 국제대회에서의 황선홍의 활약을 기대하고 있다.

Q : 구단에서 뽑은 MVP로 김진우를 지명했는데 특별한 이유가 있는가?
A : 축구는 선수 개개인의 희생으로 달콤한 열매를 맺는 스포츠라고 보고 있다.
축구는 11명이 그라운드를 뛰지만 그중에서도 눈에 안뛰며 많은 고생을 하는 선수와
포지션이 꼭 있게 마련이다. 축구는 득점을 하는 것이 결실을 맺는 것이지만 득점을
허용하지 않는 것도 그못지 않은 결실이다.

그런면에서 보면 김진우 처럼 그늘에서 묵묵하게 뛰어주는 선수가 없다면 영광은
그만큼 어려진다. 진지하게 게임에 임해준 김진우에게 감사하고 있다.

Q : 좋은 선수와 나쁜 선수의 기준은 어디에 두고 있는가?
A : 좋은 선수의 기준은 따로 없다. 제 할일을 충실하게 하는 선수가 좋은
선수이다. 그러나 나쁜 선수의 기준은 있다. 자신이 할 일을 안하는 선수가 나쁜
선수이다. 운동장에 서면 상대가 있게 마련이다. 그 상대중에서도 자신의 상대가
있게 마련이다. 자신이 할 일을 안하면 다른 선수에게 피해를 준다. 그래서
축구는자신의 희생을 베푸는 것을 배우는 운동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Q : 축구지도자 23년 동안 많은 것을 이뤘다. 더 추구하고 싶고 이룩하고 싶은 일이
있는가?
A : 많은 것을 이뤘다고 말 했는가?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축구지도자는
오래했지만 이제야 축구에 조금 눈을 떴다고 생각한다. 이룩한 것보다는 이룩하지
못한 것이 더 많다. 수원삼성을 꼭 세계적인 구단으로 만들겠다. 지켜봐 달라.

수원삼성을 세계적인 구단으로 만들겠다는 대목에서 김김독의 눈빛이 달라졌다.
그라운드에서서 상대를 바라보며 강력한 의지를 불태우던 바로 그 눈빛이었다.
종전까지의 과거를 회상하는 감성적인 면과는 전혀 다른 모습이 느껴졌다.

아시아 축구 무대에서 왕중의 왕으로 한 시대의 그라운드를 풍미했던 김호감독.

스타선수가 스타감독도 될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 승부사 김호축구협회와의
블편함을 이유로 10여년동안 단 한번도 축구협회를찾지 않았던 고집불통 사나이
김호.

축구협회가 시상한 상패를 1년만에 받는 한국축구계의 영원한
야당, 축구당 당수 김호. 고향 통영 앞 바다를 바라보면서 내지르는 고함에는
시뻘건 피가 배어 있었다. 처절한 외침이 들린다.한국 축구여, 미몽에서 깨어나라.
그래야만 영원히 산다


나름 읽어보면 재미있을꺼임 지금은 좀 추하시지만...

빠쿙
7 Lv. 5127/5760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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