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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 다신 느끼고싶지 않은 감정의 밤.

박경훈 박경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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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웠다.

내 맘과는 다른 그의 선택과, 결과의 연속. 그를 찬양하던 나의 엄지는 이제 조롱을 담은 메세지로 변하였고, 그에게 받은 13여년의 환희가 미움으로 변하는데는 5개월이면 충분했다.

수원의 사나이라 큰 목소리로 불러주던 팬이 이제는 나가라, 나와라를 외치는 현장에서 소리를 보태고야 말았다.

내 소리에 그가 고개를 숙이면,
속이 조금은 개운해질줄 알았다.

하지만 그제야 느껴지는 이상한 기분.



안쓰럽다.

휴지폭탄 던지던 중학생이 아저씨가 되는 시간동안, 성숙하지못하고 냄비가 되어 끓었다 식었다를 반복하는 내가 안쓰럽다.

세계가 목표였던 나의팀이 더 망가지지만 않아도 감사함이 드는 이 상황이 안쓰럽고,

골대뒤에서 울리는 함성이 본인들의 실력에 비해 과하다는걸 아는지, 응원을 부담으로 느끼는것처럼 보이는 잔디위의 푸른청년들도 안쓰럽다.

서로 같은것을 사랑함에도, 묻는자와 대답하는자가 나뉘어 어찌해야 할바를 모르는 그 현장의 모두가 안쓰럽다.



대답하는 염기훈은 같은말만 반복한다.
결과에 책임질거고, 구단과 얘기해봐야 한다고.


자진사퇴, 경질, 위약금, 에이전트와의 관계 등등... 출처불분명한 루머들과 뇌피셜들이 이젠 지친다.
그런것에 내 감정과 에너지를 소비해봤자 어느누구도 속시원하게 이게 팩트라고 까줄수있는 사람이 없다는건 수차례 경험해봤으니.


나는 염기훈이 끝을 각오한 뉘앙스라 느껴졌고, 
그래야하는 타이밍이라고 생각하지만.

이렇게 또 하나의 전설을 짓밟으며 보낼수밖에 없는 상황을 만든 강등주역 개런트들. 나가는 순간까지 팀을 망쳐놓은 그 사람들이 정말..가장 너무한 존재들이아닌가하는 생각이 드는 밤이다.

박경훈 박경훈
17 Lv. 28841/29160P

안녕하세요. 박경훈 단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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