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목록
  • 아래로
  • 위로
  • 쓰기
  • 검색

자유 수원 축구와 손자병법

푸르게푸르게
49 0

그냥 누구 탓 하기 싫고, 또 어쨋든 나보다 많이 알 선수와 감독 욕하는것도 실례이고 제가 최근에 중국 철학 중에도

 

제자백가 사상에 심취해 있는데 손자 병법 보면서 느낀 점을 서술해봐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1. 故兵聞拙速,未睹巧之久也.(고병문졸속,미도교지구야)

 - 현재 수원의 가장 큰 문제는 기동력이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공격시 스피드 있게 공격한다는 느낌을 거의 못 받습니다.

 

간혹 김민우 선수의 개인기에 의한 오버래핑 정도를 빼면 상대의 위협적인 빠른 공격이 실종되었습니다. 손무는 손자 병법을

 

통해 군대 운용에서 어설프지만 빨리 해서 이겼다는 이야기는 들어 봤어도, 천천히 완벽히 해서 이겼다는 이야기는 들어보지

 

못했다라고 이야기 합니다. 상대가 예측하지 못할 때의 전술적 움직임, 상대가 준비하기 전에 상대를 치고 들어가는 공격적

 

전환 이것을 손무는 주장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팀의 사정은 어떤가요?

 

솔직히 전 빌드업, 티티카카라는 이런 이야기가 수원에 나오는 순간 우리 축구는 힘들어졌다고 봅니다. 중앙에서의 쟁탈전이

 

심한 현대 축구에서 그들을 이겨내며 짧은 패스로 주고 받으며 공간을 만든다는 건 개인의 능력은 차치하고라도 상당한

 

체력 소모를 불러 일으킵니다. 더 큰 문제는 짧은 패스를 주고 받는 가운데 상대는 우리의 공격패턴을 예상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우리는 늘 상대가 예상하는 공격만 했습니다. 그러다보니 체력소모도 심하고 비경제적인 모습만 지속적으로

 

보이는 우를 범하고 있습니다.

 

뻥축구도 상대가 예측하지 못할 시점에 의의가 있고, 빌드업도 상대가 준비되지 못한 시점에 힘을 발휘하는데

 

우리는 뻥축구도 빌드업도 모두 상대가 예측할 시점에 합니다. 졸속이라도 빠르게를 주문한 것은 사실 상대가

 

예상치 못하게 움직이라는 것입니다. 이는 모든 스포츠에서도 적용되는 1원칙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 감독님은 최신의 전술을 기계적으로 팀에 이입시키면서 정작 축구의 가장 기본이 되는 것들을

 

버린 결과가 나왔다고 생각합니다. 우리팀은 이젠 체력도 약하고, 기동력도 약하고, 그저 상대가 원하는데로만

 

움직이는 팀이 되어버렸습니다.

 

 

2. 축구감독이라면 꼭 읽어야 할, 군형편, 군세편

 

 손자병법 사상의 핵심은 형세입니다. 형은 말그대로 모양(외양)을 말하는 것이고, 세는 그 안에 내제된 힘을 말합니다.

 

이걸 축구로 가져와 보면 형은 크게 외부적으로 축구단의 정치, 경제 부분이고 내부적으로는 상대팀과 맞설 우리의 포메이션과

 

감독이 제시하는 전략입니다. 손자는 전쟁에 이기기 위해서 가장 중요한 것으로 정치의 안정, 부국, 병참의 확보 등을 이야기 합니다.

 

외부적으로 안정을 찾아야 하고 그것이 전제된 군대이어야 이길 수 있는 군대라고 할 수 있습니다. 손무 이후 한 세기 뒤에 등장하는

 

손빈은 군대가 강해지려면 부국의 계책을 먼저 채택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장군이 정치에도 적극 개입할 것을 주장하기도 합니다.

 

사기 손무 열전에는 오나라 왕을 만난 손무가 오나라 왕이 그를 시험하기 위해 제시한 궁녀들로도 군대를 이끌 수 있겠는가라는

 

 이야기에 흔쾌히 설명하고, 궁녀들을 훈련 시킵니다. 그 때 궁녀들이 말을 안 듣자 가장 총애 받았던 궁녀 둘을 처형해버리고

 

다른 궁녀들을 대장으로 삼자 궁녀들은 그야말로 질서 정연한 군대로 탈바꿈 합니다.

 

손무는 이 사건을 통해 " 전쟁터에 나간 장군은 때론 임금의 말도 듣지 않는 때가 있다."는 소신을 밝히며 자신이 군대 통솔과 관련된

 

일체를 (정치영역까지도) 자신이 주도하겠다는 뜻을 강하게 드러냅니다.

 

저는 서정원 감독님께 묻고 싶습니다. 수원이라는 축구팀을 자신이 원하는 팀으로 만들기 위해 어떤 영역까지 컨트롤 하고 있는지를요..

 

또 하나, 형에서 중요한 것이 전쟁에서의 군진 즉, 진법입니다. 이것을 축구로 환원하면 포메이션인데 이것이 형에서 또 중요한

 

부분입니다. 아까 이야기 했던 세는 결국 형이 완성될 때 발현 됩니다. 현재 수원의 축구는 전혀 기세라는 것을 볼 수 없습니다.

 

기세, 즉 손무가 제시한 세가 보이지 않는 축구가 지금 수원의 축구입니다. 왜 세가 성해서 승리로 가지 못하는지

 

그것을 먼저 찾아 보는 것이 필요할 듯 합니다. 작게는 우리 포메이션이 선수들과 맞지 않아 선수들이 의구심을 가지고 있을 수

 

있습니다. 또 우리 선수들이 동료를 믿지 못해 감독이 지향하는 형을 만들지 못했을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크게 수원의

 

현재 외부 상황이 축구하기에 적합하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구단 프런트가 코칭스텝을 흔들거나 선수들이 안심하고 축구에

 

전념할 상황을 못만들었을 수도 있습니다.

 

나폴레옹은 전쟁에서 중요한 것이 유형의 자산이 1이라면, 무형의 자신은 3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이는 손무의 사상과

 

일맥 상통합니다. 하지만 손무는 세는 형에서 발현된다고 했으므로 장군이라면 마땅히 선수들의 세가 발할 수 있도록

 

좋은 형을 만들 필요가 있습니다. 로마인 이야기에서 시오노 나나미 여사 께서도 한니발 전쟁편에서 위대한 장수라도

 

자신이 가진 능력의 90%는 보급하고, 선수 사기 챙기고, 행정을 돌보는데 쓴다고 했습니다.

 

지금이라도 선수들의 사기가 떨어진 상황(세가 발하지 못하는 상황)을 심각하게 받아 들이고 그것의 원인이

 

되는 상황을 제거하는데 힘써주시기 바랍니다.

푸르게푸르게
0 Lv. 0/90P


작성된 서명이 없습니다.
신고공유스크랩

댓글은 회원만 열람할 수 있습니다.


로그인 회원가입

공유

퍼머링크

첨부 0